"명태균을 혼내고 비판할 수 있는 사람은 나밖에 없다고 본다."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이 명태균씨 녹음파일에 자신이 등장하는 것을 두고 강하게 반발하며 이 같이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이 18일 공개한 녹음파일에는 명씨가 윤 의원의 윤석열 대선후보 비서실장 임명, 경남지사 공천을 막았다고 지인에게 말하는 내용이 나와 있다.
윤 의원은 19일 오전 11시 <오마이뉴스>와의 전화인터뷰에서 "명씨가 일방적으로 (주변 지인에게) 자랑한다고 허풍치는 말도 안 되는 주장일 뿐"이라며 "대꾸할 가치조차 없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 윤 대통령, 거짓 해명?...명태균 "대통령, 윤한홍 안된다고 두 번 전화" https://omn.kr/2b0ud).
"명태균 리스트? 그땐 정상 여론조사 회사"
경남 창원시마산회원구가 지역구인 윤 의원은 "(창원에서 활동한) 명씨와 그 밑에 있는 사람들이 어떤 사람인지 알음알음 알고 있었다"며 '윤 후보에게 명씨를 조심해야 한다는 취지로 얘기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윤 후보에게 명씨에 대해 조언한 뒤) 명씨가 나한테 항의 전화를 걸어놓고 정작 내가 전화로 사과했다고 (주변에) 얘기를 했다"며 "명씨는 본인에게 유리하게끔 말을 만들어서 장사를 하기 때문에 더는 말을 붙여줘서는 안 된다고 판단해 대응하지 않았다"고 부연했다.
윤 의원은 "(윤 후보가 대선) 경선을 치를 때도, 권성동 의원과 나는 자리에 욕심 있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자리를 맡지 말자'고 항상 얘기했다"며 "경선 때는 장제원 전 의원이 (캠프를) 총괄했지만 자녀 문제가 불거져 할 수 없이 나오게 됐고, (내가) 대신 총괄(실장)을 맡았다"고 떠올리기도 했다.
그러면서 "대선 때는 권 의원이 사무총장, 내가 사무부총장을 하면서 캠프를 다 꾸렸는데 이게 더 중요한 일 아닌가"라며 "(당선 이후에는) 가만히 있는 내게 청와대 이전 업무를 맡겨, 태스크포스(TF) 팀장으로 일했을 뿐"이라고 밝혔다.
윤 의원은 자신이 이른바 '명태균 리스트'에 포함되고, 2016년 명씨가 대표로 있던 여론조사 업체 '좋은날리서치'에 여론조사 비용을 지출한 것을 두고도 "명씨 회사에 여론조사 전문가와 자문을 하는 김○○ 창원대 교수도 있었고, (지금 이야기가 나오는 미래한국연구소와는 달리 그곳은) 정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신뢰해) 경선을 앞두고 2016년 처음 (국회의원 선거에) 나와 경선에 도전할 때 '내 위치가 어느 정도 될까' 싶어 여론조사를 의뢰했는데 (마치 내가 명씨에게) 신세진 것처럼 표현한 건 편파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내가 여론조사를 의뢰한 이후인) 2016년 5월쯤 명씨 회사(좋은날리서치)가 깨지면서 전문가와 김 교수도 나간 것으로 안다"며 "(그 이유는) 명씨가 지역에서 '김 교수가 자문을 해준다'는 식으로 팔고 다녔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아래 윤 의원과의 대화를 일문일답으로 정리했다.
"난 자리 욕심 없어, 명씨 말만 듣지 말라"
- 명씨가 '윤 의원을 잘랐다'라고 말하는 녹음파일이 공개됐다.
"민주당이 어제(지난 18일) 이상한 걸 공개했는데, 나는 자리 욕심이 있는 사람이 아니다. (윤 후보가 대선) 경선을 치를 때 장제원 전 의원이 (캠프를) 총괄했지만, 자녀 문제가 불거져 할 수 없이 나오게 됐고 (내가) 대신 총괄(실장)을 맡았다. (다만) 권성동 의원과 나는 '자리를 맡지 말자'고 항상 얘기했다."
- 명씨의 주장이 사실무근이라는 뜻인가?
"그렇다. 대선 때 권 의원이 사무총장, 내가 사무부총장을 하면서 캠프를 다 꾸렸는데 (명씨가 비서실장 인선에 개입했다는 의혹보다) 이게 더 중요한 일 아닌가. (윤 대통령 당선 후에는) 어려운 청와대 이전 업무가 맡겨져, 태스크포스(TF) 팀장으로 일했다. (해당 녹음파일은) 명씨가 일방적으로 (주변 지인에게) 자랑한다고 허풍치는 말도 안 되는 주장일 뿐이다. 말도 안 되는 내용으로 왜 자꾸 나한테 질문하나. 대꾸할 가치조차 없다."
- 명씨가 주로 활동한 곳이 창원이기도 하다(윤 의원 지역구가 경남 창원시마산회원구).
"명씨 밑에 있는 사람들이나 내 밑에 있는 사람들은 그 지역(창원)에 있으니까 서로 자기들끼리 안다. 그걸 통해 알음알음 (명씨를) 알고 있었다."
- 대선을 앞두고 윤 대통령(당시 후보)에게 '명씨를 조심하라'고 조언했다고 알려져 있는데 효과가 없었던 건가.
"그거야 나는 알 수가 없다. (다만 윤 후보에게 명씨에 대해 조언한 뒤) 명씨가 나한테 항의전화를 했다. 그래놓고 명씨는 '내가 사과 전화를 했다'는 식으로 (주변에) 얘기를 하더라. (내가 어떤) 말을 하면 (명씨가) 본인한테 유리하게끔 말을 만들어서 장사를 하는데 더 대화할 필요가 없겠다 싶어서 대꾸도 안 했다. 너무 그쪽(명씨) 말만 듣고 일방적으로 기사 쓰지 마시라."
- 명씨에게 여론조사를 맡긴 이력도 있고 '명태균 리스트'에 올라 있는데.
"2016년 처음 (국회의원 선거에) 나와 경선에 도전할 때 '내 위치가 어느 정도 될까' 싶어 미래한국연구소 전신 회사(좋은날리서치, 명씨가 대표로 있던 회사)에 여론조사를 의뢰한 것을 두고 <오마이뉴스>가 마치 (내가 명씨에게) 신세진 것처럼 (기사상) 표현했다(
관련기사 : [단독] 김영선 말고 또? 국힘 경남 정치인들, 명태균에 돈 썼다 https://omn.kr/2aayu).
내가 여론조사를 의뢰한 시점에 그 회사엔 여론조사 전문가도 있었고, 자문을 봐주던 김○○ 창원대 교수도 있었다. (지금과 달리) 정상적이었다. (여론조사를 의뢰한 이후인) 2016년 5월쯤 명씨 회사(좋은날리서치)가 깨지면서 전문가와 창원대 교수도 나간 것으로 안다. 명씨가 지역에서 '김 교수가 자문을 해준다'는 식으로 팔고 다녔기 때문이다."
- 대통령 부부와 명씨를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나는 내 생각이 맞으면 반듯하게 가는 사람이다. 지금 명씨를 혼내주고 비판할 수 있는 사람은 나밖에 없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