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편·보도PP는 언론의 보수화이자 하향 평준화"

[인터뷰] KBS 이사인 이창현 교수... "미디어법은 언론의 4대강"

등록 2010.12.08 15:47수정 2021.01.12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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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법은 언론의 4대강 이창현 교수는 미디어법을 "언론의 4대강"이라고 했다. ⓒ <뉴스포스트> 박효주


이창현 교수는 "종편·보도PP가 우리나라의 여론 기구들을 보수화시킴으로써 전체 여론 지형을 보수적인 구조로 만들려고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종편과 보도 채널로 언론사가 늘어나면 방송채널은 생존경쟁을 위해서 뛰어야 하고 그 경쟁 때문에 전체적인 언론사들의 품격, 품질이 저하될 것"이라고 예측하였다.

지난 6일 <뉴스포스트> 박효주 기자와 함께 이 교수의 연구실을 찾아 진행된 인터뷰에서 지난해 통과된 미디어법을 '언론의 4대강'이라 규정을 한 이유를 묻자, "미디어법은 미디어의 공공성을 강화시키지는 못하고 오히려 미디어의 공공성을 약화시키고 해체시키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설명하였다.

KBS 이사이기도 한 이 교수는 최근 KBS 수신료 인상에 대해 "KBS가 선(先)정상화 되어야 하고 두 번째 종편에게 종잣돈을 줘서도 안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지만, 우리가 이를 거부하고 퇴장하면 여당 측에서는 4600원과 6500원 중의 하나를 결정했을 것"이라면서 "내부적으로 투쟁하면서 3500원으로 결정된 것은 한계도 있지만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고 평가하였다.

언론학자로서 이명박 정부의 언론 정책을 어떻게 평가하느냐고 묻자 "70년대식 권위주의적 언론이 되돌아왔다고 생각이 든다"면서 "언론자유는 선배들이 투쟁을 통해 얻어놓고, 후배들은 그걸 단순히 즐기는 것이 아니라 매 순간 언론자유라는 소중한 과수나무를 가꿔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대답하였다.

과거 정부에도 언론 통제가 있었지만 유독 이명박 정권이 언론 통제에 대해 집착하는 이유에 대해 국민대 이창현 교수는 "민주적인 언론을 통제하지 않으면 자기가 존립 불가능할 것이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진단하였다.

고(故) 리영희 선생 타계 다음 날이어서 혹시 리 선생님과 인연이 있는지 묻자, 이 교수는 "대학 때 처음 읽었던 책이 <전환시대의 논리>였다"면서 "70, 80년대의 리영희 선생이 했던 역할에 비하면 현재의 비판적 지식인들은 여유로운 상황이라고 할 수 있지만, 리영희 선생님과 같은 그런 지속적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고 지식인들의 성찰을 촉구하였다.

마지막으로 이 교수는 "자신의 꿈은 민주적 소통이 이뤄지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며, 민주적 소통을 막는 권력은 비판하고 견제하는 것과 소셜미디어가 많은 사람들과 민주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소통의 질서를 새롭게 만드는 것"이라며 "개인적으로는 대학 내에서 민주적 소통의 질서가 구현되고 또는 생명의 가치가 존중받는 커뮤니티를 만들고 싶다"고 답하였다.


다음은 이창현 교수와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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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를 일본의 NHK 처럼 무기력한 방송으로 만들어서 영원히 지속되게 못할 것 정부의 klbs 장악에 관해 이렇게 답했다 ⓒ 뉴스포스트 박효주 기자


- 언론에 관심 가지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저는 1982년도에 대학에 들어갔고 그때는 권위주의 시대였기 때문에 민주적 언론이 소중했었던 것 같아요. 전두환 노태우 시절을 겪으면서 정치적 민주화를 위해서는 언론의 민주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생각했어요. 저의 언론관은 사실은 민주사회를 만들기 위한 하부 구조로 인식하고 있구요, 민주적 언론 속에서 민주적 사회소통의 질서가 만들어진다고 생각해요."

- 민주적 언론구조는 무엇이라 생각하십니까?
"민주적 언론구조는 지배 권력이 그들의 목소리를 일방적으로 국민들에게 전달하는 소통의 구조가 아니라 권력을 가진 사람도 일반서민도 함께 자기의 목소리를 평등하게 이야기하고 그런 것이 자유롭게 유통되면서 합의를 이루어가면서 올바른 사회적 결정이 일어날 수 있는 구조라고 생각합니다."

- 교수께서는 지난해 통과된 언론법에 대해 '언론의 4대강'이라고 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렇게 규정하신 이유는 무엇인가요?
"강의 생태계를 파괴하는 것이 4대강의 문제인데요, 그것처럼 미디어법은 미디어의 공공성을 강화시키지는 못하고 오히려 미디어의 공공성을 약화시키고 해체시킨다는 것입니다. 한나라당이 입법한 미디어법은 실제로 우리의 미디어 생태계를 파괴하고, 언론자유를 또는 공공성을 훼손시킨다고 생각하는 거예요."

- 지난주에 종편·보도PP 신청 마감을 했지 않습니까? 정부의 계획대로 되어가는 느낌입니다. 정부는 이것을 통해 여론 조작과 나아가 영구집권을 노리는 것 같습니다. 과연 정부 생각대로 될 거라 생각하십니까?
"종편 채널과 보도채널은 우리나라의 여론 기구들을 보수화시킴으로써 전체 여론의 지형을 보수적인 언론구조로 만들려고 하는 것입니다. 올해 종편채널 선정이 끝나고 그에 따라서 보수언론이 나타나게 되면 우리 민주적 언론 지형이 보수화될 것입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종편을 허락해주고 나면 더 이상 이명박 정부가 보수언론을 손쉽게 통제하기는 힘든 국면으로 바뀌게 될 것입니다."

- 일각에서는 종편PP가 서서히 망하느냐 화끈하게 망하느냐의 문제라고 말할 정도로 종편PP가 망한다고 예상을 하는데요. 이 예상이 빗나갈 경우 미디어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이라 생각하십니까?
"종편채널의 허가와 신설은 미디어 논리에 의해 만들어졌다기보다는 정치적 논리로 만들어진 것이에요. 지금 종편과 보도채널도 미디어의 논리로 보면 하나 이상 허락하기 힘들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은 신청한 사람 모두를 허락해 주겠다고 말하는 것은 정치적 판단입니다. 그 정치적 판단은 미디어의 생존을 고려하지 않은 정치적 판단에 불과한 것이다. 종편과 보도 채널이 많아지면 질수록 종편과 보도채널은 생존경쟁을 위해서 끝없이 노력해야 되고 그 경쟁 때문에 전체적인 언론사들의 품격, 품질이 저하될 것이 명약관화합니다."

- 그럼 일각에서 말하는 것처럼 종편이 망하게 되나요?
"그렇죠. 종편이 망하는 것은 개인기업의 문제지만 우리의 언론 환경이 열악해는 것은 공공의 문제가 됩니다. 종편이 종편의 문제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전체 언론의 환경을 열악하게 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습니다. 그렇게 때문에 국민들에게 피해가 있다는 것이죠."

- 무슨 피해가 있을까요?
"예컨대 치열한 언론사 간의 경쟁 때문에 광고주들의 눈치를 더 많이 보게 됩니다. 이번에 (물류업체인 M&M 전 대표인) 최철원 사장의 매질사건 등을 언론에서는 제대로 보도하지 못했고, MBC만이 이 사건을 보도했었다. 소수의 독점적 광고주가 우리나라 언론의 내용을 통제하는 일이 생기는 것입니다."

- 지난해 언론법이 통과되기 전에 한 인터뷰에서 언론법이 통과될 경우 지역의 목소리나 소외계층 같은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가 사라질 것이라고 하셨잖습니까? 종편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는데 이 같은 문제를 앞으로 어떻게 제기해 나갈 생각이십니까?
"미디어의 공공성은 우리 사회의 소수자들을 위한 방송을 만드는 것이에요. 그래서 미디어의 공공성은 우리 사회의 지역주민, 못사는 사람, 이주노동자들에게까지도 언론의 자유를 누릴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것입니다. 공영방송으로서 KBS가 그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이죠.

미디어법이 통과된 후에 공영방송이 더욱더 열악해질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소수자의 입장까지도 고려하는 언론이 돼야 하는데 언론법 통과 이후 더 열악해질 것이라는 것입니다. 앞으로 종편이 등장하면 언론의 상황은 더 열악해 질 것이고 치열한 경쟁 때문에 언론의 독립성 공정성은 크게 훼손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올바른 시민운동을 통해서 극복할 수 있는 거예요."

- 그렇게 한다고 해도 정부나 한나라당이 무시해버리면 방법 없잖습니까?
"전두환·노태우 때도 우리가 언론운동을 통해서 언론권력을 비판하고 견제해 왔어요. 사람들은 시청료 거부운동을 했었고 어용언론을 비판적 언론으로 만드는 언론 민주화가 있었습니다. 저는 대통령을 바꾼 다음에 우리 언론을 개선하자고 하면 안 되고, 이명박 정부 시대에 포기하지 않고 언론을 바꾸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그것이 성공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KBS 수신료를 결국 1천 원 올리기로 했지 않습니까? 수신료 올리는 명분은 공공성의 확보이지만 실질적인 이유는 수신료를 올리고 KBS 광고를 종편PP로 넘기려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하지만 이번에 이사회 통과 안은 광고를 두고 수신료만 1천 원 올리는 것인데, 이런 상황이 만들어진 이유가 무엇입니까?
"수신료 1천 원 인상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수신료 1천 원 올리는 데에 있어서 많은 비판이 있어요. 왜냐면 지금 KBS를 보면 수신료를 올려줄 만큼 공정하다는 인식을 못 하기 때문이죠. 그와 함께 종편에서는 광고료 폐지와 수신료 인상을 통해 자기들이 그 광고를 수주하겠다는 의혹을 가지고 있었어요. 그런 상황에서 우리는 KBS가 선(先)정상화 되어야 하고 두 번째 종편에게 종잣돈을 줘서도 안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습니다. 수신료 인상이 사측에서는 4600원이냐 6500원이냐에서 선택하는 것으로 정해졌는데, 우리가 이를 거부하고 퇴장하면 여당 측에서는 둘 중에 하나를 결정했을 것이에요. 내부적으로 투쟁하면서 3500원으로 결정된 것은 한계도 있지만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수신료 올린 것이 프로그램 품질이 올라가는데 기여할까요?
"공정성을 담보하는 것은 어느 날 갑자기 이뤄지지 않아요.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KBS 이사회, 임원진, 노조가 일상적 감시감독을 해야만 합니다. 저는 KBS 사장이 오늘부터 공정성 강화하겠다고 선언한다고 다음날 KBS가 바뀌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면에서 종편으로 가는 돈은 일단 막고 공공성은 차분히 시간을 두고 해나가자는 것이 우리의 생각이었어요. 그런 의미에서 인상안에 무조건 반대할 수만은 없었죠."

- 요즘에 KBS가 방만한 경영을 한다는 말이 있는데 그럼에도 올리는 건 국민 정서에 반하는 것은 아닙니까?
"맞습니다. 올해도 KBS가 순이익을 남겼습니다. 제일 좋은 건 수신료 안 올리고 공정방송을 하도록 요구하는 게 최고의 목표였어요. 그러나 향후 2, 3년만 지나면 KBS의 재정이 열악해질 것이 명약관화한 상황입니다. 그런 면에서 야당이 이번 수신료 인상을 원천적으로 막고, 또 정권이 바뀌면 또 야당이 못하게 하면, 수신료는 더 이상 올릴 수 없게 되는 거에요. 그런 면에서 KBS 정상화가 아직 미흡하지만 디지털화 그리고 프로그램의 제작역량 강화를 위해서 필요한 재원은 이번에 수신료 인상을 통해서 해결해 주어야 한다는 취지에서 대승적으로 동의한 것입니다."

- 정연주 전 KBS 사장은 이 정권의 목표는 KBS를 무색무취한 방송으로 만들려고 한다고 하는데 거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KBS를 일본의 NHK처럼 무색무취한 방송으로 만들려고 하는 의도가 있습니다 그러나 내부구성원들은 이러한 KBS의 무력화 시도에 대한 많은 사람들이 저항을 하고 있고 노조도 공정방송위원회등의 활동을 통해 견제한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추적 60분>에서 천안함을 다뤘던 것을 보면 어쩌면 그런 노력의 결과라고 볼 수 있는 것이죠. KBS를 색깔 없는 방송으로 만들려는 노력도 기울여지고 있지만, 저는 KBS 구성원의 저력, 그리고 국민들의 기대와 비판능력 이런 것들이 KBS를 일본의 NHK처럼 무기력한 방송으로 만들어서 영원히 지속되게 못할 것이라고 봅니다."

- 이명박 정부 들어 KBS 보도가 정부 비판은 없고 오히려 정부 정책 홍보만 한다는 느낌이 드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런 때에 수신료 인상은 국민 정서에 반하는 것이라 생각되는데요. 수신료 거부운동이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닌가 생각되는데, 여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수신료 1천 원 올리는 것이 결정이 되면 케이비에스(KBS)는 또 한 차원 다르게 수신료의 가치를 국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방송으로 만들어야 된다고 생각하고요. 1천 원 올렸는데 지금처럼 일방적인 정권홍보차원의 방송을 한다면 그때는 또다시 내부적 투쟁은 물론이고 시민단체와의 연대투쟁을 통해 문제를 제기할 것입니다. 저는 KBS가 지속적으로 공정하지 못한 방송, 국민의 소리가 아닌 대통령의 소리만 전달하는 방송이 된다면 결과적으로 국민들은 외면하게 될 것이지만 그런 것들이 시청료 거부 운동으로 가기 전에 KBS 내부의 제도적 통제를 통해 우선적으로 개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KBS가 공정방송을 하도록 이사회, 노조, 시민들이 만들어야지 누가 어느 날 갑자기 KBS의 공정방송을 공짜로 가져다주지 않습니다. 이사회에서도 지적하고 노조에서도 요구하고 시민들도 끝없이 견제해야지만 그럴 때 비로소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 이명박 정부 들어 언론이 20년 후퇴했다고 말을 합니다. 언론학자로서 이명박 정부의 언론정책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MB 정부는 나는 사실 70년대식 권위주의적 언론이 되돌아왔다고 생각해요. 권위주의적 언론의 재등장이라 생각하고 지난 20년간 민주화 투쟁을 통해서 우리가 성취해 왔다고 생각했었던 언론의 자유가 하루아침에 정치권에 의해서 훼손되는 상황을 목격했습니다. 언론자유는 선배들이 투쟁을 통해 얻어놓고, 후배들은 그걸 단순히 즐기는 것이 아니라 매 순간 언론자유라는 소중한 과수나무를 가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언론자유에 대해 견제는 MB 정부만 한 게 아니고 참여정부 때도 잡아보려고 했었어요. 그런데 이만큼 심하지는 않았다. 이유가 뭘까요?
"모든 정치 권력은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서 언론을 활용하고 싶어해요. 그건 MB 정부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언론은 정치권력을 끝없이 감시해야 할 필요성이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MB정부는 여러 가지 언론통제를 다양하게 강화시키고 있는 측면에서 역대 정부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귄위주의적 특성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죠."

- 왜 그렇게 노골적으로 언론을 장악하려고 할까요?
"그것은 자기들이 권위주의적인 정부로서 촛불 사태와 같이 진보적이고 네트워크적인 소통하는 집단과 비교하면 소통 능력이 제한된다고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민주적인 언론을 통제하지 않으면 자기가 존립 불가능할 것이고 생각하고 이러한 위기의식으로 인해 사람을 통한 인적통제, 제도를 통한 구조적 통제, 검열 등을 통한 내용 통제를 시도하고 있는 것이죠!"

- 만약 촛불집회가 없었다면 언론을 잡으려고 하지 않았을까요?
"촛불집회가 나서 그 뜨거움에 이명박 정부가 데었겠죠 .그렇지만 본질적인 속성이 규제 지향적이고 통제 지향적이기 때문에 언론을 통제했지, 촛불집회 때문에 규제 지향적이 되었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기본적으로 보수집단들이 소통에 능하지 않고 자유로운 광장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광장을 막고 소통이 안 되는 상황 속에서 자기들이 헤게모니를 일방적으로 확대하겠다는 욕망을 갖고 있습니다."

- 한 강연에서 지금 시대를 위험의 시대라고 하셨지 않습니까? 얼마 전 연평도 사태로 인해 국민들은 불안에 떨고 있는데요. 위험의 시대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저는 현대사회를 위험의 사회라고 말합니다. 환경적인 측면에서 위험에 빠져 있고 생명의 가치가 위협받는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서구 사회의 발전과정을 좇아가려 했지만 그 결과는 서구 사회가 갖고 있는 본질적 위험성이 오히려 강화되어 나타나고 있다는 것입니다.  태안 기름 유출사고, 뉴올리언스의 수해사건, 뉴멕시코만의 유정 폭파사건, 북극이 녹는 기후변화 문제, 이런 것들은 우리 사회의 근대성이 만들어 놓은 필연적 위험의 요소죠. 우리는 지금 싼 값에 원자력 발전소의 전기를 사용해 좋지만 먼훗날 우리 후손들은 그 원자력 발전소의 폐기물을 처리하기 위해서 지금보다 수백 배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할 것입니다. 이런 것들이 위험 사회의 징후라 생각합니다."

- MB 정권들어서 평화를 추구하기보다는 긴장과 갈등을 조장해 왔어요. 전쟁을 치러서 우리가 얻는 게 뭘까요?
"저는 전쟁보다는 평화를 만들어야 되고 평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미디어가 바뀌어야 하는데 미디어는 여전히 전쟁의 위험을 강조하지 않고 어쩌면 전쟁을 조장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보수든 진보든 할 것 없이, 신문이고 방송이고 할 것 없이  평화의 미디어, 통일의 미디어로 가야 합니다. 전쟁의 미디어, 분단의 미디어로 가면 결국 우리 국민 모두가 피해자가 될 것입니다."

- 연평도 사건에 대한 언론 보도 태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보수적 신문은 남북한간 대결국면을 강화시켜요. 저는 언론이 긴장보다는 평화적 교류, 대결보다는 협력, 그걸 통해 평화를 구축해야 할 역사적 사명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역사적 사명을 잘 구현하지 못한다고 생각합니다. 미국에 Fox TV가 사실은 이라크 전쟁 때 보수적 부시 정부를 견제하지 않고 오히려 전쟁을 조장하고 갈등을 강화시켰어요. 미국사회가 건강했다면 이라크 전쟁을 일으키지 않았을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보수화 되어진 언론이 전쟁을 막지 못했죠. 한반도의 위기가 만들어지고 있는데 이제 보수든 진보든 평화의 가치를 존중하여 죽음이 없는 평화의 한반도를 만들어야 합니다. 그러나 지금 언론 보도를 분석해 보면 그러한 취지가 미흡하거나 소홀히 다뤄지지 않는가 하고 생각합니다."

- 근데 보수언론들 보면 평화와 진보를 말하는 사람을 친북 빨갱이로 몰고 가는데 이것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갈등이 많은 상황일수록 상황을 객관적으로 봐야 해요. 좌파라 이름을 붙이고 빨갱이라고 이름을 붙이는 순간 사실은 객관적으로 보기보단 이념적으로 보는 것이죠. 그런 이념적 편파성을 갖고는 객관적 상황을 바라볼 수 없어요. 그런 의미에서 저는 지금 좌파 빨갱이 이런 식의 언론의 행태는 우리의 국익, 객관적 상황의 판단, 올바른 미래 사회의 대응, 어떠한 측면에서도 도움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면에서 흑백논리로 이분법적 가치로 북한을 바라보는 시대는 이미 80년도를 마지막으로 붕괴되거나 사라졌어야 되는데 다시 70년대에나 있었음 직한 냉전적이고 분단적인 언론이 나오는 게 아닌가 걱정을 합니다."

- 한 강연에서 2012년 정권교체를 위해 역할을 할 것이라는 취지를 하셨는데, 역할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씀 부탁드립니다.
"저는 2012년 정권교체라는 측면에서 언론이 담당해야 될 기능이 무엇보다 크다고 생각이 듭니다. 특히 지난번 6월 2일 선거에서 모든 언론들은 진보세력의 패배를 예측했지만 실제로는 보수의 패배로 결과가 나왔잖아요. 언론이 담당해야 될 여론과 환경 감시의 기능을 보수언론이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즉 세상의 변화를 언론, 특히 보수신문이 제대로 읽지 못했죠. 그런 면에서 다음 정권교체를 위해서 2012년에 보수적 언론이 만들어 놓은 보수적 지형과는 다른 대안적 프레임이 나와야 합니다. 진보적이고 비판적인 프레임을 통해서 국면을 읽어내지 않으면 보수 언론이 읽어내는 방식으로 세상을 읽게 될 것이고 그러면 또다시 예측이 실패할 것입니다. 그런 면에서 이제 저는 인터넷 신문, 그 가운데서 페이스북, 트위터 등과 같은 소셜 미디어가 좀 더 기능을 강화해서 연대하고 그런 것으로 공감을 얻는 그런 정치가 시작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고(故) 리영희 선생님에 대한 개인적인 추억이 있으십니까?
"대학 때 충격적으로 읽었던 책이 '전환시대의 논리'였는데. 그때가 19세였어요. 그동안 받아온 교육이 다 허물어지는 듯한 새로운 세상에 대한 이해가 있었어요. 우리 사회에도 이런 분이 계시구나 하는 생각을 가졌고, 지금 보수적 여론이 지배적이고 보수적 가치가 많은 상황 속에서 진보적 담론을 만들어 내는 지식인의 역할이 무엇보다 소중하다고 생각하는데, 70, 80년대의 리영희 선생이 했던 역할에 비하면 현재의 비판적 지식인들은 여유로운 상황이라고 할 수 있지만, 리영희 선생님과 같은 그런 지속적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있죠. 그런 면에서 오늘날의 지식인들은 성찰해야 할 것입니다."

- 마지막으로 교수님의 계획이나 꿈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저는 작은 꿈이 있습니다. 그것은 민주적 소통이 이뤄지는 사회를 만들고자 하는 것이며, 민주적 소통을 막는 권력은 비판하고 견제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소셜미디어가 많은 사람들과 민주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소통의 질서를 새롭게 만드는 것이 저의 꿈에요. 지난번 미디어법을 반대했던 것은 미디어 법이 소통의 민주성을 강화시키기보다는 소통의 민주성을 악화시키는 법이었기 때문입니다.

지금 KBS 이사로서 수신료 국면에 대해서 4600원과 6500원으로의 수신료 인상안에 반대했던 것은 광고폐지 및 축소와 수신료 대폭 인상이 국민적 소통을 강화하는 데 쓰이기보다는 보수적 언론을 강화시키는 데 쓰일 것이라는 의구심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그런 면에서 언제든지 민주적 소통질서의 회복과 미디어 공공성 회복을 위해 노력할 것이에요. 조그만 꿈으로는 대학 내에서 민주적 소통의 질서가 구현되고 또는 생명의 가치가 존중받는 커뮤니티를 만들고 싶고, 국민대학교의 녹색캠퍼스운동은 그러한 생각의 일환이라 생각합니다."

- 귀한 시간 내 주셔서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덧붙이는 글 본인 블로그 중복게제
#이창현 #종편,보도P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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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의 궁금증을 속시원하게 풀어주는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와 이영광의 '온에어'를 연재히고 있는 이영광 시민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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