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폐기물매립장 막겠다는 각오 하나로 출마"

[이색후보] 부여군 무소속 김기일 군의원 후보... "벼농사에 자부심"

등록 2014.06.02 11:04수정 2014.06.02 11:04
0
원고료로 응원

충남 부여군 가선거구 무소속 5번 후보로 출마한 김기일 후보 선거사무실에서 만나 인터뷰를 했다. ⓒ 김종술


학생운동 하다 고향에 귀농해 평범하게 농사지으며 살고자 했다. 하지만 지역, 충남 부여군 은산면에 산업폐기물매립장 건설이 추진되자 삶이 달라졌다. 김기일씨는 지난 3년 동안 주민과 함께 폐기물매립장 반대운동을 펼쳤다. 그는 올해 지방선거에서 무소속으로 부여군의원 후보로 나섰다.

부여는 김종필씨의 정치적 고향으로 보수적인 지역이다. 김 후보는 법적 선거자금의 절반도 안 되는 2000만 원으로 선거를 치르겠다고 밝히고 있다. 김 후보를 5월 31일 부여 오일장 인근에서 만났다.

"산업폐기물매립장은 부여군 모두의 문제"


-기초의원에 출마한 이유는?

"군의원다운 군의원, 군의회다운 군의회를 만들기 위해 뛰어들었다. 산업폐기물매립장 문제를 일개 면과 마을 문제로 축소, 평가 절하하는 걸 보고 부여군 전체의 문제로 이슈화해 매립장을 막겠다고 결심했다. 

2012년도에 부여군의회를 찾아 은산면민이 싸우고 있으니 의회에서 힘을 실어달라고 요구했다. 그 당시 군의회 비중 있는 모 의원이 '일개 면의 문제를 가지고 부여군의회에서 결의문 채택을 해준 경우는 한 번도 없다'고 말했다. 이런 분들을 믿고 며칠을 고민해 탄원서를 써서 가져 온 자신이 한심스러워서 눈물이 핑 돌았다. 그분들 원망보다는 나 자신에 대한 원망이 컸다.

폐기물매립장을 (막기 위해) 그 자리(군의회)에서 목숨 내놓고 싸울 수 있는 사람이 한 명만 있어도 출마를 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사람이 한 사람도 없다는 생각에 (출마) 결심을 다졌다." 

- 대표적인 공약이 폐기물매립장 반대인가?
"일부에서는 '지역 이기주의다' '어느 곳이든 설치해야 할 문제가 아니냐?'고 하지만, 수도권에 폐기물매립장이 있다는 얘기를 들어 봤나? 우리나라 큰 공단에 자체적으로 폐기물매립장이 있다는 얘기를 들어 보지 못 했다. 폐기물매립장의 문제는 은산면의 문제가 아닌 부여군 전체의 생존이 달린 문제다. 


(폐기물이) 발생하는 곳이 아닌 농사꾼들이 농사짓는 땅을 빼앗아 폐기물매립을 하고 있다. 그래서 대표 공약이 폐기물매립장 저지이다. 주민들이 힘들어 답답해하는 부분을 내가 해결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이야기를 들어 주고 함께 고민하면서 풀어가겠다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군의원이 슈퍼맨처럼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공약은 빈 공약일 가능성이 크다."

- 타 후보와 비교해 자신만의 장점이 있다면?
"3년간 폐기물매립장 반대 싸움을 위해 개인 돈 써가면서 활동했다. 그만큼 그 문제에 대해서 누구보다도 잘 안다. 군수와 공무원은 기본적인 학문과 지식을 갖추고 있다. 행정부를 감시 견제해야 할 군의회는 더 뛰어나지는 못해도, 최소한 대등한 실력을 갖춰야 한다. 타 후보와 비교했을 때 군민의 눈높이에 맞춰 낮은 자세로 일할 수 있는 월등한 실력을 갖췄다고 본다."

"정당 아닌 사람 보고 선택해 달라"

- 기존 정당의 '러브콜'은 없었나?

"있었다. 기초단체 공천을 없애겠다고 양당이 공약까지 했었다. 정치 공학적으로 (기초)자치단체에 정당 공천을 받아 출마하는 건 맞지 않다고 본다. 군의원은 마을 이장처럼 봉사하는 직책으로 정당 소속은 필요치 않다. 국회의원, 군수 눈치 보지 말고 소신 있게 하기 위해서는 무소속이 맞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러브콜을 거부했고, 공천신청도 안 했다."

- 예상 득표수?
"3년 동안 폐기물매립장 반대 투쟁에 앞장섰고 고소, 협박, 회유를 다 이겨냈다. (저에) 대한 믿음은 주민의 몫이다. 내 작은 행동이 지역을 바꾸는데 작은 시작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단 한 명이 저를 지지한다고 해도 천 표 만 표의 값어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추상적이긴 하지만, 3000표 정도는 생각하고 있다."

- 지금 생업은 무엇인가.
"농민이다. 밤 농사와 벼농사, 비닐하우스로 수박·고추를 심는데 올해는 호박을 심었다. 식량을 생산과 벼농사에 자부심이 없으면 농사꾼의 기본이 아니다. 물론 벼농사는 돈이 안 되기 때문에 어려운 분들은 '배부른 소리 하고 있네!'라고 할 수 있지만, 내가 만든 식량이 누군가의 먹을거리가 되고 삶의 한 부분이 된다는 자부심이 없으면 농사꾼의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 핵심 식량인 벼농사에 난 자부심과 자긍심을 갖고 있다."

- 더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일부 후보들이 마을회관에 선거공보물을 마구 뿌리고, 명함을 돌리지 못하는 운동원이 명함을 뿌리기도 한다. (나를 돕는) 운동원들이 선관위 고발하자고 하지만, 난 그렇게 하지 않는다. 끝까지 그럴 생각이다. 법정 선거비용이 4300만 원 정도 하는데, 선거비용은 국민 세금이니 2000만 원 정도만 쓸 계획이다."
덧붙이는 글 김종술 기자는 2014 지방선거 시민기자특별취재팀에서 활동합니다.
#김기일 후보 #부여군의회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샌디에이고에 부는 'K-아줌마' 돌풍, 심상치 않네
  2. 2 경찰서에서 고3 아들에 보낸 우편물의 전말
  3. 3 '25만원 지원' 효과? 이 나라에서 이미 효과가 검증되었다
  4. 4 하이브-민희진 사태, 결국 '이게' 문제였다
  5. 5 용산에 끌려가고 이승만에게 박해받은 이순신 종손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