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나무 숲을 베어내고 자작나무를 심었다. 시간이 흘러 참나무가 다시 자랐다. 자작나무는 폭설에 허리가 휘었지만, 참나무들은 멀쩡하다.
최병성
카카오 맵의 항공사진을 확인해보았다. 앞에 살펴 본 자작나무 숲 두 곳 모두 2008년 이전에 벌목한 뒤 자작나무를 심었다. 앞의 현장은 허리가 휜 자작나무 아래 단풍 든 키작은 참나무들이 보인다. 숲가꾸기 한다며 그루터기에서 올라오는 참나무 맹아들을 지속적으로 잘라 자작나무만 가꿔 온 숲이다.
두 번째 장소는 자작나무를 심고 방치한 곳이다. 잘린 그루터기에서 올라 온 참나무와 활엽수들이 산림청이 조림한 자작나무들보다 더 크게 자랐다. 자작나무와 달리 폭설 속에서도 멀쩡하다.
혹한과 폭설 쏟아지는 러시아에서는 멀쩡한데
허리가 휜 자작나무들은 한국에 심으면 안되는 수종임을 의미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자작나무는 러시아와 핀란드처럼 춥고 눈이 많은 나라에서 살아가는 나무다.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엔 자작나무(birch)를 북반구의 서늘한 지역에 분포하는 수명이 짧은 장식 및 목재용 나무라고 설명한다. 또,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매년 잎을 떨구는 낙엽성 나무로, 빨리 성장하고 수명이 짧고, 습기와 더위를 좋아하지 않으며 서늘한 산악 지역에서 사는 것을 선호한다'고 자작나무의 특징을 설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