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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이 21일 오전 청와대 앞에서 지난 18일 타결된 한미 쇠고기 수입협상 결과에 항의하며 삼일 째 단식농성을 하고 있다. ⓒ 유성호
▲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이 21일 오전 청와대 앞에서 지난 18일 타결된 한미 쇠고기 수입협상 결과에 항의하며 삼일 째 단식농성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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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산 쇠고기 전면 개방으로 인한 축산 농가들의 반발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특히, 21일 오전 정부가 미국산 쇠고기 개방에 따른 축산 농가 지원 대책을 발표했지만, 축산 농가들은 "실효성이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현재 한미 쇠고기 협상에 따른 축산 농가들의 피해는 이만저만이 아니다. 협상 결과가 발표된 18일 암·수송아지 가격(경북 경주 입실 소시장)이 각각 174만원, 181만원으로, 전날보다 8.4%, 7.2% 폭락했다. 같은 기간 전북 장수 장계 소시장에서도 암·수송아지 평균 가격이 각각 4.9%, 4.6% 떨어진 174만원, 187만원을 기록했다.
축산 농가들은 이에 대한 대책으로 생산비 중 40% 정도를 차지하는 사료 값 안정을 요구했지만, 정부는 농민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대책을 내놓지 못했다. 이날 발표된 대책은 쇠고기 수입 이전부터 축산 농가들이 요청했던 것으로, 새로운 게 없다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정부, 유통차별화·품질고급화 대책 내놓아... "졸속대책"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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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미 쇠고기 협상이 타결된 18일 경기도 과천 정부청사 제1브리핑실에서 민동석 농림수산식품부 농업통상정책관이 미국산 수입쇠고기 협상 내용을 발표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유성호
▲ 한미 쇠고기 협상이 타결된 18일 경기도 과천 정부청사 제1브리핑실에서 민동석 농림수산식품부 농업통상정책관이 미국산 수입쇠고기 협상 내용을 발표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유성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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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이날 오전 11시 30분께 경기도 정부과천청사 농림수산식품부에서 ▲유통차별화 ▲한우·양돈 산업의 생산성 향상 ▲품질고급화 등 미국산 쇠고기 전면 개방에 따른 국내 축산업 발전 대책을 발표했다.
이는 지난 20일 한승수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관계 장관 회의, 21일 오전 이한구 한나라당 정책위의장,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등이 참석한 당정회의를 거쳐 최종 확정된 것이다.
정부는 유통차별화 대책과 관련, 지자체와 식약청에만 부여되어있는 음식점 원산지 단속권한을 농산물품질관리원(농관원)에도 부여하기로 했다. 또한 농관원 특별사법경찰관리를 기존 400명에서 1000명으로 늘려 외국산 쇠고기의 한우 둔갑 판매를 단속하기로 했다.
축산물의 품질 고급화와 관련해, 모든 한우에 대한 인증제를 실시하고, 소 한 마리 당 10~20만원의 품질 고급화 장려금을 지원할 예정이다. 돼지 역시, 생산 장려금을 지원하고, 2008년 9월부터 삼겹살 등에 대해 등급표시를 의무화하도록 했다.
또한 10년간 축사시설의 현대화에 1조 5천억원이 지원되고, 브루셀라 병 살처분 보상금을 기존 소 값의 60%에서 80%로 상향조정하기로 했다. 농가의 사료비 절감을 위해 청보리 재배면적을 현재 1.2만ha에서 2012년까지 10만ha로 8배 이상 늘리기로 했다.
하지만 축산업계에선 이날 정부 대책에 대해 알맹이가 빠졌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부는 20일 도축세 폐지를 주요한 대책으로 내놓았지만, 이날 최종 피해 대책에선 빠졌다. 박덕배 농림수산식품부 제2차관은 "왜 빠졌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추진하겠다"고 했지만 지자체와 환경단체의 반발이 커 시행될지는 미지수다.
또한 미국산 쇠고기 수입으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을 양돈 업계에 대해 정부는 특별한 대책을 내놓지 못했다. 박 차관은 "생산성을 늘리고 사료비 부담을 줄이도록 하겠다, 제주도 돼지고기의 일본 수출을 추진하겠다"는 원론적인 대답만 내놓았다.
특히, 정부는 이번 대책에 들어갈 예산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는 등 한미 쇠고기 협상 타결이후 부랴부랴 마련된 졸속 대책이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축산 농가들 큰 반발 "다 예전부터 나온 얘기, 실효성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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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미 쇠고기 협상이 타결된 18일 경기도 과천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한미FTA저지 범국민운동본부, 농축수산 비상대책위원회, 광우병 쇠고기 국민감시단 회원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산 수입쇠고기 협상 중단을 요구하며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 유성호
▲ 한미 쇠고기 협상이 타결된 18일 경기도 과천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한미FTA저지 범국민운동본부, 농축수산 비상대책위원회, 광우병 쇠고기 국민감시단 회원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산 수입쇠고기 협상 중단을 요구하며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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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대책에도 축산 농가의 불만은 사그라들지 않을 전망이다. 한우협회는 "오늘 나온 대책이 모두 이미 다 나왔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영원 전국한우협회 차장은 "도축세 폐지는 노무현 대통령이 작년 3월과 5월 농민 간담회 때 폐지하겠다고 했던 것인데, 지금까지 끌고 온 것"이라며 "원산지 표시제 단속은 당연히 해야 하는 것이고, 브루셀라 역시 원래 80%였기 때문에 생색낼 만한 게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 대책은 쇠고기 협상 이전에 요구했던 것이고 이번 쇠고기 협상 때 쇠고기를 완전 개방하게 된 상황에선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며 "농가들이 망할 수도 있다는 우려를 불식시켜주는 대책이 없다, 피부에 와 닿는 대책이 없다"고 강조했다.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역시 "대책을 내놓고 경쟁력을 강화한 후, 개방을 해야 하는데, 지금은 그게 거꾸로 됐다"며 정부의 대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창한 전농 정책위원장은 "농민들은 30개월 소를 350~500만원에 파는데, 식당에서 파는 쇠고기를 모두 합치면 1억원이 넘는다"며 "유통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꿔 소비를 촉진해야 하는데, 그런 게 없다"고 지적했다.
이 위원장은 또한 "현재 한우 생산비 비중에서 사료 값이 40%로 가장 크다, 20kg짜리 사료가 6~7000원에서 만원 이상으로 뛰는 등 2년 전보다 거의 2배 올랐다"며 "사료 값 안정 대책 등으로 이를 해결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돈업계의 반발은 더욱 크다. 이병석 대한양돈협회 홍보팀 과장은 "5월부터 미국산 쇠고기 전면 개방되면 돼지 값이 떨어지고, 망하는 농가들이 속출할 것"이라며 "이번 대책은 이미 한미FTA 체결할 때 요구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과장은 "사료 값이 폭등하고, 돼지 값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돼지 가격 안정화를 요구할 것"이라며 "돼지고기 대일 수출도 말로만 하지 말고, 바로 시행돼야 한다"고 전했다.
▲ 이한구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이 쇠고기 협상 관련 당정협의 결과 발표를 위해 21일 여의도 당사 브리핑룸에 들어서고 있다. ⓒ 남소연
▲ 이한구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이 쇠고기 협상 관련 당정협의 결과 발표를 위해 21일 여의도 당사 브리핑룸에 들어서고 있다.
ⓒ 남소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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