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통의 향기를 느끼다

등록 2008.06.03 08:14수정 2008.06.03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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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전통문화' 하면 생각나는 것들은 무엇이 있을까?

'변검(變脸)', '경극(京剧)' 등 여러 가지가 생각날 것이다. 이런 공연들은 다 보려면 경제적 여유와 시간적 여유가 충분해야 한다. 그러나 주머니가 가벼운 배낭여행객이나 유학생들에게는 그림의 떡이 아닐 수가 없다. 이런 걱정들을 한번에 해결해줄 곳이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그곳은 바로 베이징의 노사차관(老舍茶馆)이다. 중국의 저명한 작가인 노사(老舍)의 대표적인 작품인 차관(茶馆)을 기념하기 위해 지어졌으며, 중국의 차와 전통문화를 즐길 수 있는 문화공간이다.

시내버스 17/22/43/8261번을 타고 전문(前門)에서 하차하거나, 지하철 2호선 ‘전문역’에 내려 서쪽으로 KFC가 보인다. 이곳을 지나면 바로 노사차관을 만날 수 있다.

입구에서는 중국 전통복장을 한 아저씨가 우리를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환영한다.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2층에는 찻집과 차와 다기, 기념품 등을 파는 곳이 있고 3층으로 올라가면 왼쪽와 오른쪽에 공연장이 있는데 주로 저녁 공연은 오른쪽에서 열린다.

a  노사차관 입구에 있는 미니어쳐모형

노사차관 입구에 있는 미니어쳐모형 ⓒ 최효신



인기가 많은 곳이므로 원하는 자리에서 공연을 즐기기 위해서 예매는 필수이다. 전화와 홈페이지(http://laosheteahouse.com) 둘 다 가능하며, 공연내용과 일시의 확인도 홈페이지을 이용하면 된다.


좌석은 등급별로 각 180/150/120/100/80/60위엔(元)이며, 공연당일 19:35까지 현장에 도착하지 못할시 좌석은 자동 취소된다(사정에 의해 도착이 지연될시 사전에 전화연락은 필수).

공연이 시작되기 전 조금의 다과와 함께 중국의 전통차를 맛볼 수 있다. 이때 주둥이가 긴 주전자를 이용해 물을 따라주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a  주둥이가 긴 주전자를 이용해 물을 따르는 모습

주둥이가 긴 주전자를 이용해 물을 따르는 모습 ⓒ 최효신



빨간 중국 전통의상을 입은 사회자의 “친애하는 관중여러분”이라는 소리와 함께 공연이 시작한다. 첫 공연은 중국악기 합주인데, 중국악기로 전통음악과 우리귀에 친숙한 음악들을 들려준다.

다음공연은 경극이다. 화려한 동작이 들어간 싸움장면을 보여주었는데 대사보다 동작위주로 구성되어있어, 외국인들이 보는데 전혀 어려움이 없다. 이어 중국서커스이다. 한 소녀가 나와 누워서 발을 높이 치켜든 다음 발위에 올려주는 모든 물건을 돌린다. 처음엔 의자, 그다음엔 항아리, 마지막엔 양쪽 봉 끝에 사람 둘을 매달아 돌렸다. 피나는 연습이 없이는 보여줄 수 없는 공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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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서커스 ⓒ 최효신


다음은 그림자 공연이다. 손을 이용해 그림자를 만들어 이야기를 풀어나가는데 사람의 손만으로 어떻게 저런 모양을 만들 수 있는지 절로 감탄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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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 공연 ⓒ 최효신


끝으로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변검 공연이 이어진다. 관객에 대한 서비스로 관객들의 코 앞에서 얼굴의 가면을 바꾸는데도 그 방법을 전혀 알 수가 없다. 전수자들만 알고 있는 변검의 비밀이 더욱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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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검 공연 ⓒ 최효신


그 외에도 청나라 궁중복식을 한 미녀들의 한 마리의 나비같이 우아한 자태의 무용 공연, 감탄이 절로 나오는 마술 공연, 박진감 넘치는 중국 소림사 무술 등은 공연이 이루어지는 1시간 30분 내내 지루할 틈이 없게 해준다. 공연은 사정에 따라 다른 공연들로 대체될 수 있다.

조금씩 여러 종류를 보여주는 공연이라 깊이는 덜하지만 짧은 시간에 외국인에게 중국의 전통문화를 알리는 데 탁월한 효과를 보여준다. 덧붙여 동서양인들이 뒤섞여 함께 공연을 즐기는 모습에 서로 말은 통하지 않지만 문화로 모두 하나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

우리나라도 하루빨리 이러한 프로그램을 구축해 수많은 관광객들 앞에서 ‘대한민국’이라는 브랜드를 알릴 수 있으면 하는 바람이다.
#노사차관 #중국전통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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