옴부즈만, 막강한 권한을 가진 '평범한 시민'이기를

[주장] 안양시 초대 옴부즈만, '파격적'이지 않다

등록 2009.01.30 09:26수정 2009.01.30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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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이필운 안양시장(우), 송영순 (좌)

이필운 안양시장(우), 송영순 (좌) ⓒ 안양시

이필운 안양시장(우), 송영순 (좌) ⓒ 안양시

 

안양시에도 ‘옴부즈만’이 등장했다. 서울특별시와 부천시에 이어 세 번째다. 인물도 파격적이란 평가가 있다. 행정 전문가나 이름만 대면 알만한 인물이 아닌 평범한 여성 송영순(54·기업인) 씨다.

 

29일 오전 10시 20분, 안양시청 1층 브리핑룸은 기자들 질문 공세로 술렁거렸다. 이필운 안양시장과 함께 등장한 송영순이란 인물 때문이다. '어떤 과정을 거쳐서 옴부즈만으로 선정 했느냐'는 질문에 이필운 안양시장은 이렇게 대답했다.

 

"작년에 민원을 제기하러 왔을 때 처음 만났다. 그 때 인상 깊었다. 송 선생님이 잘 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충분치 않은 대답이었다. '왜 잘 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는지'가 빠져있다. 그 문제에 대해서 질문하고 싶었지만 기회가 없었다. 기자들 질문공세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일 잘 할 수 있으리라 판단돼서 선정했으면 맞는 것이다. 유명한 사람이라서, 많이 배운 사람이라서 선정했다 보다는 훨씬 옳은 판단이다. 하지만 내가 이 시장이었으면 이렇게 대답했을 것이다. '옴부즈만은 평범한 시민이 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라고. 

 

그래서다. 그래서 ‘파격적’ 이란 평가를 받을 만한 평범한 시민을 ‘옴부즈만’으로 선정한 것에 높은 점수를 준다. 화려한 이력과 행정 경력을 갖고 있는 사람은 안양시에 수도 없이 많다. 또, 그들이 현재 행정을 담당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필요한 것은 평범한 시민들 편에서 사고하고 행동하는 인물이었다. 그런 점에서 볼 때 송영순 이란 인물이 선정된 것에 대해 ‘파격적’이라 표현하는 것은 맞지 않는 말이다. 오히려 그 자리에 ‘적격’이라고 표현해야 맞다.  

 

사실, 옴부즈만 역할을 담당해야할 것은 시의원들이다. 시민들 입장에서 사고하고 시민들 입장을 대변해 주는 역할은 시의원들 몫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충분치 않다. 열심히 하려고 노력하는 의원들이 많이 있지만 아직까지 흡족하지는 않다.

 

왜 그럴까? 평범한 시민이 의원이 되는 순간 이미 평범한 시민이 아니기 때문이다. 시민이 아닌 ‘의원’ 이란 직책으로 사고하고 행동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시민이 주인이 되는 시정에 항상 ‘시민’이 없는 것이다.

 

‘옴부즈만’ 은 무보수 명예직이다. 하지만 막강한 권한을 갖게 된다. 임기 2년 동안 안양시청 4층에 마련된 옴부즈만실에 근무하면서 시민에 제기하는 각종 민원과 고충을 듣고 상담해주어야 한다. 또, 행정기관이 위법 부당한 처분을 하면 시정을 권고하고 개선해서 시민 권익을 보호해야 한다. 또, 계속되는 민원에 대해서는 조사·중재·조정 역할을 해야한다.

 

그래서 박수와 함께 질문을 한가지 덧붙인다. 책임이 막중하기 때문이다. 이 질문에 대답해야 한다. 왜 송영순인가? 다시 말해 왜 송영순이 초대 ‘옴부즈만’ 이 되어야 하는가? 이다. 이 질문에는 송영순 본인과 안양시장이 모두 답변해야 한다.

 

그 답변이 ‘평범한 시민이기에 평범한 입장에서 사고하고 행동할 수 있기에 '옴부즈만이 돼야 한다'이길 바란다. 아울러 옴부즈만’ 활동을 하는 내내 송영순이 막강한 권한을 가지고 있는 ‘평범한 시민’이길 바란다.

덧붙이는 글 | 안양뉴스 유포터 뉴스

2009.01.30 09:26ⓒ 2009 OhmyNews
덧붙이는 글 안양뉴스 유포터 뉴스
#옴부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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