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살리기 찬성 울산시장에 야당 "시민보다 정부?"

민주당·민노당 "정부눈치 보지말고 시민 정서부터 살펴야"

등록 2010.06.11 15:07수정 2010.06.11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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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지방선거에서 서울 등 타 지역과 달리 62%대의 높은 득표율로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후보를 누르고 당선된 한나라당 박맹우 울산시장이 허남식 부산시장과 공동 성명을 내고 "4대강 살리기를 강력히 추진할 것"을 촉구한 것(박맹우 울산시장 "4대강 살리기 강력히 추진하라")과 관련, 지역 야당들이 일제히 "민심에 역행한다"며 성토하고 나섰다.

박 시장이 선거 후 "정말 국민들이 무섭다, 당선 기쁨 이전에 국민들의 뜻을 뼈 아픈 재반성의 기회로 삼았다"고 한 말과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것. 야당들은 일제히 논평을 내고 "선거를 통해 드러난 민심을 외면하는 것(민주노동당 울산시당)" "순간의 승리에 도취해서 민심을 역행한다면 반드시 심판받을 것(민주당 울산시당)"이라고 규탄했다.

하지만 박맹우 울산시장은 여기다 더해 10일 언론인터뷰에서 "태화강에다 동천강과 외황강, 회야강 등 울산의 4대강을 오는 2018년까지 모두 3400억원을 들여 정비한다"는 계획을 밝혀 환경단체의 반발이 예상된다.

a  지난해 추진한 태화강 정비 조감도. 환경단체는 토목공사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해 추진한 태화강 정비 조감도. 환경단체는 토목공사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 태화강 개발 조감도


울산시는 지난해에도 2004년에 이어 태화강 정화의 일환으로 오니준설(강 바닥에 쌓인 드러운 흙을 파냄)을 하려하자 울산환경운동연합이 "준설은 태화강을 살리는 것이 아니라 생태계를 파괴하는 것으로 황당한 일"이라고 반발했었다.("강바닥 긁어내는 게 친환경" "있을 수 없는 일")

또한 울산환경운동연합은 그동안 박맹우 울산시장의 치적으로 언론에 보도되며 3선 성공에 큰 역할을 한 태화강 정비에 대해 "천문학적인 돈을 들여 물이 깨끗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며 모래톱 준설과 둔치의 자전거도로 등 토목공사를 중단할 것"을 요구한 바 있다.

민주당 "서민복지 먼저 챙겨야"

민주당 울산시당은 11일 논평을 내고 "박맹우 울산시장이 허남식 부산시장과 공동 성명서를 통해 정부를 향해 4대강 사업을 강력히 추진할 것을 촉구한 것은 참으로 개탄스런 발언"이라며 "민심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전국적으로 민심을 역행하는 이명박 정권을 심판하자는 국민의 분노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의 참패를 통해 민의로 나타났다"며 "그러나 울산에서만큼은 예외였기 때문에 그런 발언을 해도 무방하다는 자신감의 발로인가?"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박맹우 시장은 국민을 이기고자 하는 정치지도자가 어떤 길을 걸었는지 기억하길 바란다"며 "순간의 승리의 도취해서 민심을 역행한다면 반드시 심판받는다는 것을 명심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그간 한나라당 텃밭으로 인식되어온 경남, 강원, 충청의 선거 결과는 여야를 가릴 것 없이 국민을 무시하는 정치세력의 미래를 가감 없이 보여준 것으로 민심을 두려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나라당 소속으로 당선된 시장의 입장으로 정권의 눈치를 봐야하는 그 처지는 충분히 이해된다"며 "하지만 이번 6·2 지방선거를 통해 나타난 국민의 민의는 4대강 사업을 중단하고 그 예산으로 일자리 창출을 통해 경제를 살리고 서민의 복지를 더 살펴보라는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특히 민주당은 "산업수도인 울산은 일자리문제, 경제 양극화 문제 등 사회적 갈등이 그 어느 지역보다 첨예한 곳"이라며 "전시행정이나 개발정책보다는 사회 갈등현안을 해결하는 것이 그 어떤 사안보다 시급하다"고 충고했다.

이어 "울산을 대표하는 지방정부의 수장이 70~80년대 개발시대의 철학에서 조금도 벗어나지 못한다는 것이 울산의 미래를 보는 것 같아 참으로 유감스럽다"며 "민주당은 선거에서 나타난 민의를 받들고 야당, 시민단체와 연대해 4대강 사업 중지를 촉구하고 친환경무상급식과 일자리 창출, 양극화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노당 "무상급식할 것부터 고민하라"

민주노동당 울산시당도 논평을 내고 "이명박 정권은 선거민심을 외면하고 한나라당 단체장을 앞세워 여론을 호도하려 한다면 이번에 심판이 아니라 아웃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며 "박맹우 시장은 이명박 정부의 눈치를 볼 것이 아니라 울산시민의 민심이 어디 있는지부터 살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국민이 반대하는 4대강 사업을 지지할 게 아니라 무상급식부터 어떻게 할 것인지 고민하는 것이 순리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시사울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시사울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화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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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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