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기사 더보기 김욱 교수의 <그 순간 대한민국이 바뀌었다>에는 과외교습금지법 관련 재판을 포함해 모두 19개의 헌법재판소 판결을 소개되어 있다. 1장에서는 과외나 결혼식 음식접대, 동성동본 결혼 등 우리 일상과 관련한 재판들을, 2장에서는 사전심의제나 '자전거 신문' 등 사회 흐름을 바꿔놓은 재판들을 소개한다.백미는 3장이다. '나라의 근간을 바꾼 헌법재판 이야기'란 소제목처럼 3장은 우리 사회를 완전히 흔들어놓았던 거대한 헌법재판 사건들을 다루고 있다. 그 중 하나는 온 국민이 탄핵제도와 헌법재판에 관심을 갖도록 만들었던 2004년의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이다. 김욱 교수는 당시의 탄핵소추 자체는 무모한 측면이 많으나 그가 시도한 신임투표는 위험한 것이었다고 지적한다. 신임투표는 히틀러와 같은 독재자가 악용해온 독재 수단의 정당화 수단이며 민의를 왜곡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욱 교수는 "이회창이 탄핵되면 민주주의의 승리고 노무현이 탄핵되면 의회 쿠데타"란 식으로 "탄핵의 대상자가 누구냐에 따라 탄핵이 의회 쿠데타인지 아닌지를 평가해서는 안된다"고 단호히 말한다. 편견과 감정을 떠나 모든 탄핵을 우리 헌정질서 내의 민주적 제도 내에서 이해해야 탄핵 경험이 우리 민주주의를 한 단계 더 성숙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두환 등의 내란죄 관련 헌법재판은 김욱 교수의 가장 핵심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다.1993년 전두환이 기소되었을 당시 대검찰청은 불기소처분을 내렸다. 이에 분노한 이들이 항고, 재항고를 거쳐 1994년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으나 헌법재판소는 대검찰청의 불기소처분을 합헌이라 판결했다. 하지만 1년 뒤 5.18특별법이 제정, 공포되고 다시금 불기소처분에 대한 판단해야 했을 때 헌법재판소는 스스로 기존 판결을 뒤집었다. 당시 재판에선 내란죄의 공소시효를 대통령 재직 기간 중에 정지되는 것으로 봐야 하는지 진행되는 것으로 봐야 하는지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는 문제였다. 그런데 헌법재판소는 공소시효 진행에서 정지로 단 몇 년 만에 그 해석을 손바닥 뒤집듯 멋대로 바꿔버렸다. 이에 대해 김욱 교수는 "대한민국을 바꾼 새로운 힘이 밀려왔기 때문"이라고 해석한다. 온통 추상적인 문구들로 가득한 헌법은 결국 해석을 어떤 방향으로 하느냐에 따라 판결이 달라질 수 있다. 그런데 재판관들의 해석 방향을 좌우하는 것은 결국 여론이고 국민이며 정치다.'사법권 독립'이 필요하긴 하나 법은 사실 우리 사회와 완전히 독립돼 진공상태로 존재할 수 없다. 따라서 군사쿠데타와 5.18학살에 대한 책임을 묻는 국민들의 분노 섞인 거대한 목소리는 재판관들이 공소시효에 대해 새로운 방향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게 만든 것이다. 그리고 김욱 교수는 말한다. "이같은 헌법에 대한 해석투쟁이야말로 대한민국을 바꾸는 보이지 않는 힘"이라고. 멀게만 느껴지는 법, 더 멀게만 느껴지는 헌법재판. 하지만 알고 보면 나와 내가 살고 이 사회에 너무나 큰 영향을 미쳐왔고 또 나를 비롯한 우리 사회 구성원들이 그 재판의 방향을 좌우해왔다. 지금 우리 사회가 또 내가 어느 지점에 서 있는지, 또 어느 방향으로 가야할지 궁금하다면, 이 책을 읽어보자. 감히 '국민 필독 법교양서'라 이름 붙이고 싶은 <그 순간 대한민국이 바뀌었다>를. 덧붙이는 글 | <교육희망>에도 송고합니다. 덧붙이는 글 <교육희망>에도 송고합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그 순간 대한민국이 바뀌었다 #김욱 교수 #헌법재판 #선행학습 금지법 추천5 댓글 스크랩 페이스북 트위터 공유0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네이버 채널구독다음 채널구독 글 박은선 (odette97) 내방 구독하기 고등학교 사회과 교사였고, 로스쿨생이었으며, 현재 [법률사무소 이유] 변호사입니다. 무엇보다 초등학생 남매둥이의 '엄마'입니다. 모든 이들의 교육받을 권리, 행복할 권리를 위한 '교육혁명'을 꿈꿉니다. 그것을 위해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로 글을 씁니다. (제보는 쪽지나 yoolawfirm@naver.com) 이 기자의 최신기사 정순신 사태가 남긴 과제... '이것'부터 도입합시다 영상뉴스 전체보기 추천 영상뉴스 이재명 녹음파일 '발췌본' 튼 검찰... 재판장이 "전체 듣자" 유리창에 부딪혀 죽는 건 새뿐만이 아니다 공부 잘하는 딸과의 외출… 그게 몰락의 시작일 줄이야 AD AD AD 인기기사 1 새벽 3시 편의점, 두 남자가 멱살을 잡고 들이닥쳤다 2 일타 강사처럼 학교 수업 했더니... 뜻밖의 결과 3 유럽인들의 인증샷 "한국의 '금지된 라면' 우리가 먹어봤다" 4 꼭 이렇게 주차해야겠어요? 5 휴대폰 대신 유선전화 쓰는 딸, 이런 이유가 있습니다 Please activate JavaScript for write a comment in LiveRe. 공유하기 닫기 그 시절 '과외금지법'은 어떻게 사라졌나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톡 밴드 메일 URL복사 닫기 닫기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취소 확인 숨기기 인기기사 새벽 3시 편의점, 두 남자가 멱살을 잡고 들이닥쳤다 일타 강사처럼 학교 수업 했더니... 뜻밖의 결과 유럽인들의 인증샷 "한국의 '금지된 라면' 우리가 먹어봤다" 꼭 이렇게 주차해야겠어요? 휴대폰 대신 유선전화 쓰는 딸, 이런 이유가 있습니다 공개되지 않은 김건희-김영선 텔레그램...이준석 "갖고 있지 않다" 시민과 '싸우는' 의사들... 의사들은 왜 그랬을까 얼굴 창백한 계산원을 보고 손님이 한 행동 쿠데타 막다 옥살이, 63년 만에 무죄 받아든 아들의 한탄 2000년에 철거, 등대의 정체 "왜놈들이 세운..." 맨위로 연도별 콘텐츠 보기 ohmynews 닫기 검색어 입력폼 검색 삭제 로그인 하기 (로그인 후, 내방을 이용하세요) 전체기사 HOT인기기사 정치 경제 사회 교육 미디어 민족·국제 사는이야기 여행 책동네 특별면 만평·만화 카드뉴스 그래픽뉴스 뉴스지도 영상뉴스 광주전라 대전충청 부산경남 대구경북 인천경기 생나무 페이스북오마이뉴스페이스북 페이스북피클페이스북 시리즈 논쟁 오마이팩트 그룹 지역뉴스펼치기 광주전라 대전충청 부산경남 강원제주 대구경북 인천경기 서울 오마이포토펼치기 뉴스갤러리 스타갤러리 전체갤러리 페이스북오마이포토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포토트위터 오마이TV펼치기 전체영상 프로그램 쏙쏙뉴스 영상뉴스 오마이TV 유튜브 페이스북오마이TV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TV트위터 오마이스타펼치기 스페셜 갤러리 스포츠 전체기사 페이스북오마이스타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스타트위터 카카오스토리오마이스타카카오스토리 10만인클럽펼치기 후원/증액하기 리포트 특강 열린편집국 페이스북10만인클럽페이스북 트위터10만인클럽트위터 오마이뉴스앱오마이뉴스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