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불교 미술의 뿌리는 한반도"

한일 학생들의 문화 교류...고구려와 호류지의 불상 어디가 닮았나

등록 2014.10.10 11:02수정 2014.10.10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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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서울 상일여고 학생들과 지도교사 등 30여 명이 일본의 류코쿠대학 국제문화학부를 찾아왔습니다. 학생들은 먼저 후쿠야마 야스코 선생님의 일본 미술 특강 수업을 들었습니다. 후쿠야마 선생님은 일본 미술을 전공하시는 교수님으로, 특히 인도 불교 미술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후쿠야마 선생님은 한국 학생들에게 일본 불교 미술의 뿌리는 한반도라고 강조했습니다. 인도에서 시작된 불교는 중국을 거쳐서 한반도에 정착됐습니다. 그리고 고구려, 백제의 스님들이 불교를 일본에 전했습니다.

불교가 일본에 건너올 때 불교 경전과 불교 미술이 통째로 일본에 전해졌습니다. 일본에 전해진 불교 미술품은 절이나 불상, 그림 등등 정말 많습니다. 강의를 통해 후쿠야마 선생님은 나라 호류지(法隆寺) 금당의 석가삼존상과 한국 국립박물관에 있는 금동보살입상(보물 333호)를 비교하며 설명했습니다. 

      고구려 금동보살입상과 호류지의 석가삼존상입니다. 긴얼굴과 뚜렸한 옷 주름이 닮았습니다.
고구려 금동보살입상과 호류지의 석가삼존상입니다. 긴얼굴과 뚜렸한 옷 주름이 닮았습니다. 박현국

이 두 불상은 좌상과 입상으로 언뜻 보면 달라 보입니다. 그러나 불상 얼굴의 생김새와 옷 주름이 분명한 선으로 표현된 것 등이 비슷합니다. 이것은 6세기 무렵 삼국시대 불상의 특징으로, 한반도 뿐 아니라 중국 불상과도 비슷합니다. 특히 한반도와 일본은 비슷한 점이 많습니다.

       두 나라 학생들이 후쿠야마 선생님의 강의에 귀를 기울이고 있습니다.
두 나라 학생들이 후쿠야마 선생님의 강의에 귀를 기울이고 있습니다. 박현국

후쿠야마 선생님은 이 밖에도 경남 통도사와 일본 사찰의 불교 탱화도 비교 설명했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일본 불교 그림은 여러 화가들에 의해 새로운 변신을 꾀합니다. 불교 그림의 원형을 유지하면서 다양한 형태로 바뀌기 시작하기 때문이지요. 일본의 만화 그림 역시 불교 미술의 영향을 받으면서 새롭게 창조한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후쿠야마 선생님의 수업을 마치고 한국 상일여고 학생들과 일본 학생들은 자기소개와 학교 캠퍼스 소개, 점심시간을 가졌습니다. 두 나라 학생들은 아직 상대 나라의 말이 익숙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한국말, 일본말, 영어, 몸 말들을 섞어가며 자신의 취향을 소개했습니다.

       석가 열반도와 일본 이토가 그린 푸성귀 열반도입니다. 불교를 선으로 해석했다는 말도 있지만 이렇게 희극화시키는 기법이 일본 만화의 발전과도 관련되어 있습니다.
석가 열반도와 일본 이토가 그린 푸성귀 열반도입니다. 불교를 선으로 해석했다는 말도 있지만 이렇게 희극화시키는 기법이 일본 만화의 발전과도 관련되어 있습니다. 박현국

두 나라 학생들은 드라마, 영화, 가수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 좋아하는 것을 묻기도 했습니다. 특히 수업시간에 무뚝뚝하던 일본 학생도 한국 학생들에게 학교 자랑과 먹거리 소개에 열중했습니다. 헤어지는 마지막 시간엔 짧은 만남을 아쉬워하며 서로 메일 주소를 교환하거나 카톡, 페이스북 친구 등록을 하며 얼싸안기도 했습니다.
덧붙이는 글 박현국 기자는 일본 류코쿠(Ryukoku, 龍谷)대학 국제문화학부에서 주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상일여자고등학교 #류코쿠대학 국제문화학부 #후쿠야마 야스코(福山 泰子) 선생님 #도도사(道度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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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일본에서 생활한지 30년이 되어갑니다. 이제 서서히 일본인의 문화와 삶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한국과 일본의 문화 이해와 상호 교류를 위해 뭔가를 해보고 싶습니다. 한국의 발달되 인터넷망과 일본의 보존된 자연을 조화시켜 서로 보듬어 안을 수 있는 교류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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