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평문화예술회관 숲속극장으로 향하는 경사로 모습. (사진: 정민구 기자) ⓒ 은평시민신문
서울 은평구의 은평문화예술회관 숲속극장으로 진입하는 경사로가 설치됐지만 경사로가 가파르고 위험할 뿐만 아니라 휠체어 회전 반경도 좁아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숲속극장은 야외공연장 리모델링 과정을 통해 지난 2015년에 조성됐지만 휠체어 장애인 등이 이용하기 어려워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인권포럼, 장애인 시민단체 등을 중심으로 꾸준히 제기됐다. 현재 숲속극장은 계단을 통해서만 진입할 수 있어 장애인 이동권 침해 및 문화향휴 등이 어려운 상황이다.
2019년도 은평인권 포럼에서도 장애인들이 문화예술향유를 자유롭게 하기 위해서 숲속극장의 휠체어 장애인 접근권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하지만 은평구청 측은 경사로를 만들 수 있는 공간이 없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하지만 은평구청은 지난해 11월 '숲속극장 장애인경사로 설치 계획'을 마련하고 두 달여간 경사로 공사를 실시했다. 경사로는 남도학숙 내 보행통로를 지나 위치한 곳에 설치됐으며 총 길이는 약 60m, 기울기는 약 5.2도로 2,200만원의 공사비용이 들었다.
▲ 수동휠체어를 타는 신삼철 씨가 경사로 모니터링을 진행중이다. (사진: 정민구 기자) ⓒ 은평시민신문
지난 18일 오전 은평장애인자립생활센터 등은 휠체어를 타고 직접 숲속극장 경사로를 체험하며 현장 모니터링을 진행했다.
모니터링 결과 △일부 경사로 기울기가 높아 수동 휠체어 진입이 어렵다는 점 △회전반경이 좁고 부피가 큰 휠체어는 접근성이 좋지 않다는 점 △미끄럼 방지 등 안전시설이 부족하다는 점 △야간에 경사로를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조명과 반사스티커 부착 △경사로까지 이동 구간에 가파른 언덕을 지나야 한다는 점 등이 문제사항으로 나타났다.
특히 모니터링 과정에서 수동 휠체어를 이용하는 심산철씨는 "수동 휠체어의 경우 경사로 2/3 지점에서 팔 힘이 풀려 올라가는 게 어렵고 내려가는 길에서는 경사로가 가파르다보니 앞으로 넘어지지 않도록 세게 무게중심을 잡을 수밖에 없어 위험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한 전동휠체어는 경사로에서 꺾어지며 올라갈 때 회전반경이 나오지 않아 휠체어 일부가 파손되는 상황도 벌어지기도 했다.
경사로 모니터링을 진행한 은평장애인자립생활센터 최용기 소장은 "경사로 설계 및 공사 과정에 장애 당사자들이 참여하지 못해 아쉽다"며 "회전반경이나 경사로 문제가 해결 돼 장애인들이 편리하게 숲속극장을 이용했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밝혔다.
함께 모니터링을 진행 한 은평구청 관계자는 "장애 당사자들의 불편사항들을 반영해 준공 전까지 장애인들이 더 이용하기 편하고 안전한 경사로를 만들겠다"며 "현재 숲속극장에 장애인 관람석이 마련되어 있지 않은데 곧 진행될 보수 공사에서 이를 반영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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