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민은 우리 사회 구성원" ... 외국인혐오 극복 어떻게?"

경남외국인주민지원센터 "사회통합과 외국인 혐오" 주제로 정책 심포지엄 마련

등록 2021.12.13 10:20수정 2021.12.13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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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전 상담사례 하나가 생각난다. 한 우즈베키스탄 이주노동자가 월급을 받지 못했다며 찾아왔고, 외국인의 이름들은 상당히 길기 때문에, 사업장에서는 보통 줄여서 부를 때가 많다.

그분에게 사장이 당신의 이름을 뭐라고 부르냐고 물었더니, 대뜸 '야'라고 부른다는 것이다. 마음이 아팠던 건, 그렇게 불릴 때마다 그는 사장이 자기 이름을 줄여서 부른다고 생각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약칭의 이름조차도 불러줄 필요가 없다고 여겼던 저속하고 무례한 태도는 물론 지금은 찾기 힘들 것이다."

고성현 경상남도외국인주민지원센터장이 '세계이주민의날'을 앞두고, "사회통합과 외국인 혐오"를 주제로 정책심포지엄을 준비하면서 한 말이다. 심포지엄은 14일 오후 창원대 인문홀에서 열린다.

고 센터장은 "그동안 이주민들의 인권 상황은 어느 정도 개선되어 온 게 사실이다"며 "하지만 이주민에 대한 차별과 혐오는 여전히 다양한 형태로 잔존하고 있으며, 어떤 측면에서는 더 교묘하게 공고화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세계이주민의날'은 12월 18일로, 이날은 1990년 12월 18일 유엔에서 '모든 이주노동자와 그 가족의 권리보호에 관한 국제협약(약칭 이주민권리협약)'을 채택한 날이다.

이주민권리협약은 "이주민은 자신이 살고 있는 나라의 국적자와 동등한 대우를 받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2019년 기준으로 자기가 태어나 살던 곳을 떠나 다른 나라로 이주한 사람들은 전 세계적으로 약 2억 7000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 센터장은 "이 땅에 거주하고 있는 이주민들은 대한민국 국적자와 동등한 권리를 누리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며 "때문에 한 사회의 구성원으로 살고 있는 누구라도 기본적 인권에서 배제되어서는 안 된다는 이주민권리협약의 정신을 우리 모두 되새겨보자는 의미에서 오늘의 정책 심포지움을 마련하게 되었다"고 했다.

그는 "우리는 누구나 나 아닌 다른 사람으로부터 인격적인 대우를 받고 싶어 한다. 그렇기에 내가 받고자 하는 만큼 상대에게 베푸는 것, 한 사회를 구성하는 모든 이들이 국민이라서가 아니라 그저 사람이기에 서로 동등하게 존중받는 것, 그것이 인권이 구현된 사회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했다.


이번 심포지엄은 경상남도외국인주민지원센터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경남지부, 창원대 사회과학연구소, 경남이주민노동복지센터가 공동으로 마련해 열린다.

경상남도외국인주민지원센터는 관련 조례에 따라 올해 1월 설립되었다. 센터는 "경남에는 약 13만명의 외국인주민들이 살고 있다"며 "외국인주민들이 순조롭게 뿌리를 내리고 차별 없는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다양한 영역에서 지원활동을 전개하고 있다"고 했다.

정책 심포지엄은 "사회통합과 외국인 혐오"라는 주제로 열린다. 무슬림, 재중동포, 외국인선수(야구), 이주배경가정자녀 등 국내 이슈와 미국 내 아시안 혐오 범죄에 관해 국내외 전문가들을 모여 발제와 토론을 한다.

센터는 "우리 사회 이주민의 인권 현황을 점검하여 사회적 의제를 발굴하고 급증하고 있는 혐오차별의 문제를 진단하여 이를 타개할 지혜를 모색하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일 변호사가 "무슬림 혐오, 난민 혐오의 배경과 요청되는 공론장에서의 태도", 한홍구 성공회대 교수가 "2중의 이산, 낯선 '고향'에서 차별 받는 사람들-조선족, 혹은 재중동포들의 한국에서 삶", 박동희 스포츠 평론가가 "이중차별에 우는 프로야구 외국인선수들", 문경연 박사가 "한국 내 이주배경 청소년의 현황과 과제", 김준겸 콜로라도주립대 교수가 "혐오 범죄와 아시아계 미국인 커뮤니티 : 역사적 시점"에 대해 발제한다.
 
a  세계이주민의날 정책 심포지엄.

세계이주민의날 정책 심포지엄. ⓒ 경상남도외국인주민지원센터

#이주노동자 #이주민 #외국인 혐오 #경상남도외국인주민지원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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