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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날 장사도 포기하고 나왔다... 지천댐 건설 말라"

[현장] 지천댐 반대 대책위 충남도청 앞에서 집회, 환경부 '항의 방문' 예고

등록 2024.08.12 11:11수정 2024.08.12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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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12일 지천댐 건설을 반대하는 청양 주민들이 충남도청에서 집회를 열고 있다.

12일 지천댐 건설을 반대하는 청양 주민들이 충남도청에서 집회를 열고 있다. ⓒ 이재환

 
환경부가 기후대응댐 후보지 중 하나로 충남 청양군 지천을 선정한 것에 대해 지역 주민들이 반대가 거세다. 이런 가운데 12일 청양 주민 200여 명이 충남도청 앞에 모여 집회를 벌였다.

도청 앞에 '청양의 젖줄을 끊지 마라'고 적힌 현수막을 내건 주민들은 '김태흠은 지천댐 계획을 당장 중단하라', '환경 파괴 지역 분열 지천댐 계획 즉각 중단하라' 등의 문구가 적힌 손푯말을 들고 지천댐 건설 계획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 청양 주민들은 이날 항의 집회와 기자회견에 이어 조만간 환경부를 방문해 '반대 서명'과 주민 입장문을 전달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환경부 장관은 지난 7월 30일 청양 지천을 기후대응댐 후보지로 선정했다. 충남도 전형식 정무부지사는 바로 다음날 댐건설에 대한 환영 입장을 밝혀 논란을 더욱 키웠다. 청양 주민들이 "철처히 무시 당했다"고 주장하는 이유이다.

집회 참가자들은 대부분 농민이다. 그러나 이날 집회에는 청양 시장 상인도 참석했다. 청양 상가에서 일하는 상인이라고 밝힌 A씨는 "오늘(12일)은 청양 장날이다. 장사를 접고 이 자리에 나왔다. 이 자리에 나온 이유는 댐 건설로 청양이 사라지면 시장도 사라진다는 절박함 때문이다. 주민들과 함께 끝까지 싸우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a  12일 충남도청 앞에서 집회 중인 청양 주민들.

12일 충남도청 앞에서 집회 중인 청양 주민들. ⓒ 이재환

 
유내영 충남 어린책시민연대 활동가는 "청양 군민만의 문제가 아니다. 댐은 상당히 위험한 것이다. 요즘 이상기후로 여름이면 폭우가 계속되고 있다. 몇 년 전에 섬진강 댐이 방류가 되면서 일대가 잠겼다. 이런 피해는 충남, 더 나가서 대한민국의 일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청양 지천댐 반대 대책위 주민들은 집회 후, 충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별도의 기자회견을 갖고 "청양에서 살고 싶다. 지천은 흘러야 한다"면서 지천댐 건설 중단을 재차 촉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환경부와 충남도가 청양군민과 합의 없이 지천댐 건설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면서 행정이 앞장서서 주민공동체 파괴를 조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천은 청양에서 발원해 금강으로 흐른다. 지천은 물그릇이 적어 강도 못 되는지라 댐을 건설하기에 적절치 않다"고 주장했다.

"댐 만들어 산단에 쓴다고? 지역 소멸 앞당길 뿐"


지천댐 건설 계획과 관련해 김미선 충남환경운동연합 활동가는 "청양 3만 군민이 하루에 사용하는 물의 양은 1만1600톤 정도가 된다. 5천 톤은 보령댐, 나머지 1200톤은 대청댐에서 오고 있다. 나머지 물은 지하수를 이용하고 있다. 지하수는 가장 소중한 수원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충남도는 이런 수원을 지키려는 노력을 거의 하지 않고 있다. 물을 막아서 5400만 톤을 저장할 수 있는 댐을 만들겠다고 한다. 물을 확보하는 이유는 기업을 유지하겠다는 명분이다. 산업단지가 들어오면 오히려 지역 소멸을 부추긴다. 산업단지가 들어서면 환경 피해가 심해서 오히려 지역을 떠나는 주민이 더 늘어난다. 댐으로 인해 오히려 더 피해가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천댐 건설과 관련해 충남도 관계자는 최근 <오마이뉴스>에 "충남의 상당수 지역은 식수를 보령댐에 의존하고 있다. 가뭄시 (녹조 등 오염이 심각한) 금강물을 보령댐으로 보내고 있다. 정화를 해서 쓰고 있지만 좀 더 많은 물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a  충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 중인 지천댐 반대대책위 소속 주민들.

충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 중인 지천댐 반대대책위 소속 주민들. ⓒ 이재환

 
#지천댐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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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자. 개인주의자. 이성애자. 윤회론자. 사색가. 타고난 반골. 충남 예산, 홍성, 당진, 아산, 보령 등을 주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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