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난 전공의, 가르칠 교수도 없는 '충북 의료의 심장'

충북대병원 사직서 제출 전공의 114명 중 106명 병원 떠나, 교수 2명도 사직... 수시모집 앞두고 의대교수들 "지도 불가능"

등록 2024.09.02 16:50수정 2024.09.02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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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충북대병원·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회가 2일 오전 충북대학교 대학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의대증원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충북대병원·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회가 2일 오전 충북대학교 대학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의대증원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 연합뉴스


충북 의료의 심장, '충북대병원'이 위태롭다.

충청북도 유일의 3차 의료기관인 충북대병원이 대규모 전공의 사직과 신규모집 난항으로 의료공백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4배나 늘어난 의과대 2025학년도 수시모집까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의대 교수들이 벼랑 끝에 몰렸다.

2일 충북대병원은 지난 2월 사직서를 낸 전공의 114명 중 106명의 자식서를 최종 수리했다. 8명의 전공의만 병원으로 돌아왔다. 이로써 100명 이상 전공의가 부족한 상태에서 병원 운영을 지속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동안 충북대병원은 전공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입원환자 수를 조절하고, 교수가 전공의 역할까지 소화하며 근근이 응급과 필수·중증질환 환자에 대처해오고 있다.

충북대병원 관계자는 "두 차례에 걸친 전공의 추가 모집에도 지원자가 단 한 명도 없었다"며 "현재 상황에서 부족한 전공의 문제를 해결할 방법은 없다. 7개월 동안 지속된 사태에 교수들의 체력도 임계점에 다다랐다"라고 전했다.

붕괴의 시그널도 나타나기 시작했다. 지난 14일 오후부터 다음날 아침까지 전문의·전공의 부재로 응급실 운영이 중단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2025학년도 수시 모집일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교수들의 반발은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2일 충북대병원의과대학교수회 비대위는 대학본부 앞에서 집회를 열고 정부의 의대정원 확대 철회를 요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비대위는 "가르칠 교수가 없다. 강의실과 병원 병상 수만 늘린다고 가능한 일이 아니다"라며 "당장 기초의학 교수가 턱없이 적고, 병리학의 경우 교수 4명이 학생 200명을 강의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의대정원 확대에 따라 충북대는 지난해까지 49명 모집하던 입학정원이 200명으로 늘어났다. 다만 2025학년도에는 절반만 반영해 125명을 모집한다.

비대위는 "오는 9일 수시모집이 시작되면 정말 돌이킬 수 없는 일이 벌어진다"며 "정부는 현장과 전문가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단계적인 의대 증원을 해 달라"고 요구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충북인뉴스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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