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 맞춤형 관광으로 복지·경제 모두 잡자

65세 이상 노인 절반 관광 못 해…이동 편의 등 관건 수요형 응답 버스, 무장애 관광 시설 확충 절실

등록 2024.10.23 09:46수정 2024.10.23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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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장애 공사를 끝낸 용인곤충테마파크의 보행로 모습
무장애 공사를 끝낸 용인곤충테마파크의 보행로 모습용인시민신문

노령사회나 복지사회는 더 이상 문서에만 나오는 용어가 아니다. 이로 인한 사회변화가 이미 시작됐다. 일자리는 물론 경제 흐름에도 직접적 영향을 주는 요소가 됐다. 이런 여파로 노인복지 문제는 국가가 직접 나서고 있다.

그럼에도 지역 특성을 고려한 정책이 없으면 곳곳에 공백이 생기고 있는 것도 엄연한 현실이다. 특히 시니어를 대상으로 한 관광은 상당히 미흡한 상태다. 일각에서는 시니어 관광을 활성화해 복지는 물론 경제까지 잡을 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문화생활 부족한 시니어 공유공간 필요

 처인노인복지관에서 바둑을 두고 있는 이용자들
처인노인복지관에서 바둑을 두고 있는 이용자들용인시민신문

용인시에는 9월 기준으로 65세 이상 인구가 17만3천여 명 있다. 0~14세 인구인 13만 8천여 명을 이미 넘어섰다.

일반적으로 도시보다는 농촌 고령화가 심화다는 것을 생각하면 3개 구 중 도시화 완성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처인구에 고령 인구 비율이 높을 것이라는 예상도 무리는 아니다. 하지만 상황은 다르다.

3개 구중 기흥구가 6만 9천여 명으로 가장 많으며, 수지구가 5만 6천여 명으로 뒤를 이었다. 처인구는 4만 7천여 명으로 기흥구보다 2만 명 이상 적다. 용인시에 거주하는 65세 인구 17만 명의 여가 활동은 어떨까.

2023년 용인시 사회조사를 보면 65세 이상 인구 중 일상생활과 접근성이 가장 높은 문화생활인 영화관람을 한 경험이 있는 비율은 65.7% 정도다. 음악이나 연주회는 30.3%, 스포츠 관람은 11%다.


다른 연령대와 비교해 영화는 최대 20% 이상, 음악 연주회는 40%에 육박하는 차이를 보인다. 불과 한 단계 높은 층(60~64세)과 비교해도 10% 정도 하락한다. 65세 이하는 그만큼 문화생활을 즐길만한 곳이 부족하다고 봐도 무방하다.

문화생활이 부족하다 보니 일상이 지루할 수밖에 없다. 65세 이상 시민에게 평일과 주말 바쁨 정도를 묻는 물음에 평일은 76.9%가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주말은 오히려 수치가 올라 79.1%에 이른다. 60~64세 55% 정도가 일상이 별로 바쁘지 않다고 답한 것과 비교해 65세 이상이 되면 일상에서 공허함이 무게를 어렵지 않게 예상할 수 있다.

65세 이상 72%, TV 시청 유일한 즐길 거리

 처인노인복지관에서 독서중인 이용자들
처인노인복지관에서 독서중인 이용자들용인시민신문

용인시가 사회조사를 통해 확인한 주말이나 휴일 여가 활동을 보면 65세 이상 인구 72.5%가 TV 시청으로 휴일 여가 활동을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뒤를 이어 수면이나 사우나 같은 휴식 활동이 32.1%, 봉사, 종교 등 기타 활동은 16.8%로 2~3번째 자리에 오른다.

여행이나 캠핑과 같은 관광 활동으로 여가를 보낸다고 답한 비율은 8.4% 정도다. 올해 9월 기준으로 65세 노인 인구가 17만여 명인 점을 살피면, 매년 여행을 즐기는 이 연령대 시민은 최대 1만 4천여 명 정도에 머문다. 10만 명 이상은 마땅한 여행을 다니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결론도 내릴 수 있는 대목이다.

이 같은 상황은 향후 더 심각한 상황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노령인구는 늘고, 여기에 들어가는 복지예산도 줄줄이 늘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용인시도 이 상대가 유지되면 초고령사회 진입은 시간문제다.

그렇다고 당장 암울한 상황만 진단할 필요는 없다. 예비 시니어로 볼 수 있는 50대 소비 특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시니어 세대와는 다른 소비시장이 생길 것이라는 예상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실제 경기연구원이 7월 발표한 '초고령사회, 시니어를 위한 관광은'이란 주제 분석자료에는 "향후 시니어 세대가 관광시장의 주요 소비층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관광 약자 여유 누릴 기회 필요

관광 약자는 장애, 노령, 임신 등에 따른 이동과 시설 이용 및 정보접근 등의 제약으로 관광활동이 어려운 사람을 말한다. 국내 통계 자료를 보면, 65세 이상 등록장애인 비율도 국내 기준 2010년 31.7%에서 2023년 53.9%로 증가했다.

장애인구 고령화 수준이 전체 인구 고령화보다 높다는 의미다. 때문에 시니어 관광은 결국 '고령인+장애인'을 아우르는 정책으로 귀결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여기에 더해 급속한 고령화로 기초생활보장급여 일반수급자까지 대상을 넓히는 것도 행정을 펼치는데 감안해야 할 대목이다.

다시 말해 65세 이상 고령인을 단일 집단으로 인식해 맞춤 행정을 수립하지 못하면 관광 활동에 따른 직접적인 효과를 내기에는 한계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용인시에 거주하는 65세 이상 노인 중 관광 경험이 있다고 답한 비율은 2022년 기준으로 절반에도 못 미치는 49.8%다.

관광지를 선택하는 정보는 지인에게 가장 많이 얻으며, 관광지 지명도와 이동 거리 및 교통편 쉬운 선택 이유 중 절대조건이다. 여행에 나서는 이 연령대 시민은 저렴한 관광경비가 목적지 선택에 영향을 준다는 비율은 5.8%에 불과하다.

이동거리와 교통편 용이 의미

 용인특례시 관광형 DRT 운행구역도
용인특례시 관광형 DRT 운행구역도용인시민신문

용인시 65세 인구 중 49%가 여행을 가며, 이 중 21%는 이동 거리 및 교통편 용이가 관광지를 선택하는데 주요 이유라고 답했다.

이를 풀어서 이해하면 용인시에서 한 해 동안 여행길에 오르지 못하는 65세 인구 중 다수는 이동에 어려움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무장애 관광환경 조성이 절실한 이유다. 거주지 또는 교통거점으로부터 관광 목적지까지 이동하는데 필요한 지원이 필요한 실정이다.

경기연구원이 발표한 '시니어 관광' 내용을 보면, 이를 위해 시니어를 위한 교통수단 도입, 관광지 내 편의시설 및 이동환경 개선, '쉬운 정보' 기반의 지도와 안내판 같은 사인물 설치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용인시는 이를 위해 관광형 교통수단을 도입했다. 수요응답형 교통수단이다. 시는 4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주관한 2024년 지역관광교통 개선사업에 선정, 용인 내 유명 관광지인 한국민속촌과 기흥역, 상갈역 등 교통거점을 연계한 '관광형 DRT'를 도입했다.

수요응답형 교통수단은 모바일 앱을 활용해 차량을 호출할 수 있는 대중교통 수단이다. 운행구간과 정류장을 탄력적으로 운행해 이용자가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탑승할 수 있다.

시는 외국인 관광객의 편의를 위한 운행 구역과 관광지 소개와 행사 정보 등을 영문으로 제공하며, '한국관광공사 1330 관광통역 서비스' 정보도 이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사업 확대 필요성이 부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고령을 대상으로 한 관광형 DRT을 용인시가 운영할 이유가 도드라지는 것이다.

더해 용인시가 가진 이점은 무장애 관광 환경조성사업에 한발 나아가 있다는 점이다. 시는 2019년 이후 4년 연속 무장애 관광환경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장애인, 고령자, 영유아 동반자 등 관광약자를 포함한 모두가 편안하게 여행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기 위해 경기도가 도내 지자체와 예산을 매칭해 추진하고 있는 사업이다.

시는 이에 맞춰 한택식물원, 농도원목장, 한터농원, 한국등잔박물관 등 용인 내 주요 관광지에 휠체어, 유모차 이용자 등이 물리적 제약 없이 이동할 수 있도록 데크와 보행로를 설치, 시니어 관광 도시 용인을 위한 기반시설을 꾸준히 축적해왔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용인시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용인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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