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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숙의 수상한 법카 사용기, 새벽 4시 빵 구매도 업무?

골프장부터 호텔, 빵집까지 점입가경... 야당 위원들 "사실상 법인카드 분식" 비판

등록 2024.07.29 11:31수정 2024.07.29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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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자료 제출 미비를 이유로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이틀에서 사흘로 연장된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이 후보자가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한 뒤 물을 마시고 있다.

자료 제출 미비를 이유로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이틀에서 사흘로 연장된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이 후보자가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한 뒤 물을 마시고 있다. ⓒ 유성호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사흘에 걸쳐 진행된 가운데 이 후보자의 '법인카드 부정 사용 의혹'이 점입가경입니다.

<오마이뉴스> 취재 결과 이 후보자는 MBC 본사 간부로 재직할 당시, 고급 식당에서 1억2000여 만 원, 골프장에서 1200여 만 원, 호텔에서 5900여 만 원, 유흥주점에서 310만 원을 사용했습니다. 

대전 MBC 사장 재직 당시에는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있는 초밥 오마카세 전문점에서 법인카드로 10차례 총 588만 원을 결제했습니다.

이 후보는 법인 카드 사용을 "협찬과 광고 유치 목적에 사용했다"라고 주장했지만 정동영 민주당 의원은 "이 후보자가 광고주와 만나 광고를 땄다는 것은 '새빨간 거짓말'이다. 업체의 협찬을 받은 것은 (대전MBC 사장 재임) 3년간 두 건"이라고 반박했습니다. 

이진숙 후보자가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유용한 의심이 드는 정황도 속속 밝혀졌습니다. 이 후보는 대전MBC 사장 재직시 서울 대치동 자택에서 가까운 타워팰리스 마트에서 결제를 하거나 자택 주변에서 소액 식사를 결제하는 등의 내역이 확인됐습니다. 심지어 사직서를 제출하는 날 제과점 등에서 100만 원에 가까운 금액을 결제하기도 했습니다. 계속된 지적에 대해 이 후보자는 청문회 내내 "법인카드는 업무와 관련해 사용했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증빙 자료는 제출하지 않았습니다.  

이진숙 후보자의 법인카드 사용 내역 중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을 모아봤습니다. 

SK에너지(주), 1회 200만 원 결제


이 후보자의 법인카드 사용 내역 중엔 서울 종로구 서린동의 한 빌딩 주소가 찍긴 1회 200만 원짜리 영수증이 있습니다. 이를 두고 일부 커뮤니티에선 주유비로 추정된다고 주장하고 있기도 한데요. 200만 원어치의 기름을 한 번에 넣는다는 것은 상식적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그럼 대체 이 비용은 어떤 명목으로 쓰인 것일까요. 소액 결제도 아니니, 이진숙 후보자가 명확히 밝혀줘야 의혹 해소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영화관, 3회 220만 원 결제 


이 후보자는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위치한 한 영화관에서 3회에 걸쳐 총 220만5300원을 결제했습니다. 회당 약 73만5천 원을 지출한 셈입니다. 해당 영수증에 적힌 주소의 장소는 한 멀티플렉스에서 운영하는 영화관이지만, 고가의 식사를 함께 먹을 수도 있는 곳입니다. 7월 29일 현재 이곳 메뉴를 살펴보면, 프리미엄스테이크 코스가 20만 7000원, 시그니처스테이크코스가 16만 2000원입니다. 

영화관 법인카드 결제에 대해선 청문회 자리에서도 질문이 나왔습니다. 지난 28일 인사청문회 자리에서 노종면 민주당 의원이 "2013년 본사 재직 시절, 평일에 156만원을 CGV에서 결제했다"라고 질의하자, 이 후보자는 "이런 경우는 본부 내에서 같이 회식을 하는 경우가 아닐까 생각을 해본다. 식사하고 영화를 같이 볼 수 있는 곳이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새벽 4시 34분, 빵집 4000원 결제 

최민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 위원장은 이 후보자가 2017년 11월 5일 새벽 4시 34분에 빵집에서 4천원을 지출한 내역을 근거로 어디에 사용했는지 물었습니다. 그러자 이 후보자는 "업무용으로 사용했다"고 해명했습니다. 

최 위원장은 "갑인 광고주가 후보자 집까지 와서 4천 원 대접을 받고 갑니까? 거짓말도 작작 하세요"라고 다그쳤습니다. 그러자 이 후보자는 "때로는 업무로 본사 직원을 만나기도 한다"라고 말을 바꿉니다. 최 위원장이 "본사 직원이 새벽 4시에 빵집 앞에 오고 4천 원으로 만납니까?"라고 추궁했지만 이 후보자는 여전히 "업무용으로 사용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사직서 제출한 날, 서울과 대전에서 제과점 등에서 100만 원가량 결제 

노종면 의원에 따르면 이 후보자는 사직서를 제출한 2018년 1월 8일 오후 2시 30분에 대치동 자택 근처에 있는 과자점에서 43만 원을 결제합니다. 이후 5시 6분에 대전에 있는 빵집에서 50여 만 원을 결제합니다. 이후 대치동 자택 근처 보리밥집에서도 결제가 이루어집니다. 

노 의원은 서울, 대전, 다시 서울로 가는 동선이 의심스럽다면서 "본인이 선물을 주기 위해 빵을 구입했지만 받은 사람은 없다고 한다. 미화원 분들에게 드렸다고 하는데 이분들은 4시면 퇴근을 한다"고 지적합니다. 

이어 "사표를 낸 다음에 법카를 계속 사용했다"면서 "이 후보의 법인카드 사용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야당 "이 후보자 법인카드 분식과 부정사용은 명백한 범죄행위"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야당 과방위 위원들은 27일 대전MBC 현장 검증을 통해 이 후보자가 법인카드를 사실상 한도 없이 사용했고, 한도 초과 금액은 증빙 없이 대부분 접대비 방식으로 처리했다고 밝혔습니다. 

예를들어 이 후보자는 월 220만 원 법인카드의 한도를 맞추기 위해 골프에서 사용한 181만5000원은 부운영비로, 328만9500원 사용한 것은 관계회사 접대로 분류했습니다. 야당 위원들은 사실상의 법인카드 분식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야당 위원들은 "법인카드 분식 의심사례는 2015년 3월~2018년 1월 대전 MBC사장 임기 동안 수차례 확인된다"면서 "이는 사실상 이 후보자가 사적으로 유용하고 임의로 회계처리를 했던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민주당 과방위 김현 간사는 "접대로 사용을 했으면 사전이든 사후든 증빙을 해서 사용하면 되는데 이 후보자는 단 1건도 증빙하지 않고 한도를 초과해 사용했다"며 "이 후보자의 법인카드 분식과 부정사용은 명백한 범죄행위"라고 지적했습니다. 
덧붙이는 글 독립언론 '아이엠피터뉴스'에도 게재됐습니다
#이진숙 #법인카드 #방송통신위원장 #MBC #법인카드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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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 언론 '아이엠피터뉴스'를 운영한다. 제주에 거주하며 육지를 오가며 취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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