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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억 들인 학교인데 "선생님 없이 학교 문 열어야 할판"

강원온라인학교, 9월 8학급 규모 개교... 온라인수업 이전 시험가동, 개교 후에나 가능

등록 2024.07.30 11:49수정 2024.08.05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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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강원온라인학교. 강원특별자치도교육청은 폐교된 지정면 송암분교를 리모델링해 오는 9월 온라인학교의 문을 열 계획이다. 개교 한 달 전임에도 시설과 장비, 인력이 미확보된 상태다.

강원온라인학교. 강원특별자치도교육청은 폐교된 지정면 송암분교를 리모델링해 오는 9월 온라인학교의 문을 열 계획이다. 개교 한 달 전임에도 시설과 장비, 인력이 미확보된 상태다. ⓒ 원주투데이


강원온라인학교가 오는 9월 문은 열지만 장비를 활용한 쌍방향 온라인수업은 당분간 불가할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 과제 수행을 위한 졸속 행정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강원특별자치도교육청은 오는 9월 1일 지정면 옛 송암분교에 총사업비 120억 원을 투입하는 온라인학교를 개교한다. 8학급 규모로 개교하는 강원온라인학교는 원주 폐교인 송암분교를 리모델링해 지난 6월 단층 형태의 임시 본관동이 완공됐다. 향후 1인 스튜디오와 미디어실, 라이브버츄얼 스튜디오 등을 증축할 계획이지만 개교 시점을 기준으로는 폐교 공간만 마련됐을 뿐, 실 수업을 위한 방송 시스템은 구축되지 않은 상태다. 

강원도교육청, 7월 초에야 살림살이 예산 배정

통상 학교 설립의 경우 부지 등 공간확보와 함께 방송 장비 등의 시스템 구축이 동시에 진행된다. 하지만 도교육청은 이달 초에야 개교 추진을 위한 실무진을 꾸리고 살림살이 구입 예산을 내려보내 학교 설립을 진행 중이다. 현재 강원온라인학교는 비품 및 방송 음향 장비, 집기 구입 등을 개교 한달여를 앞두고 준비 중이다. 

이에 따라 도교육청 일상감사 및 심의 등 행정절차에 추가 시간이 소요되며 개교 준비는 더욱 지연되고 있다. 개교 추진을 위한 실무팀 발령도 이달 초에야 났다. 도교육청 심의 후 시스템 구축을 위한 공고, 입찰, 제작 설치 등을 고려하면 온라인수업 이전 시험가동은 개교 후에도 불가한 상황이다. 학교 설립 및 개교를 준비하기엔 시간이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개교실무추진단에 따르면 온라인학교의 교사와 학생 간 쌍방향 수업은 일러야 10월 중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장비 구축 전까지는 코로나 시기 활용했던 온라인 줌(zoom)을 통한 일방 수업이 불가피하다. 

정교사 8명 중 4명만 확보... 계약직 교사 확보 난항


이에 따라 교사들의 교과과정 준비에도 차질을 빚고 있다. 도교육청이 강원온라인학교 정교사 4명을 발령했으나 이들은 교내 시스템 등이 갖춰지지 않아 실수업을 위한 시험가동도 하지 못하고 있다.

교사 수급도 문제다. 도교육청은 당초 정규직 교사 8명을 강원온라인학교에 배치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도내 교사 수급 등의 상황이 여의치 않다는 이유로 정교사는 4명만 확보했다. 나머지 4명은 기간제로 채용을 진행 중이지만 정보와 컴퓨터, 물리 교과목 교사 지원자가 없어 교사 확보에 난항을 겪고 있다. 


학부모 김세희(45)시는 "제도에 대한 얘기가 이미 수년 전부터 나온 반면, 온라인학교 설립 등 행정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답답하다"고 했다. 이어 "이는 온라인학교 '설립'에만 초점을 맞춘 행정의 결과"라며 "학교 설립보다도 설립 후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는 데 도교육청 차원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학교는 현 정부의 국정과제다. 2025년 고교학점제 도입과 함께 도내 각 학교에서 운영이 어려운 과목을 개설해 정규 수업시간에 실시간 쌍방향 온라인수업을 받을 수 있다. 지난해 대구 외 광주, 인천, 경남지역이 온라인학교 운영을 시작했고 올해 강원도를 포함해 대전, 경기, 제주 등 8개 지역에 온라인학교가 신설된다. 강원온라인학교 개교실무추진단 관계자는 "개교 준비가 늦어지고 있는 건 사실"이라며 "최대한 서둘러 운영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강원온라인학교는 교장 1명, 교사 8명, 행정직 공무원 등 12명이 배치된다. 1인 미디어실, 온·오프라인 강의실 및 온라인 스튜디오 등 디지털 기반 통합 플랫폼을 구축할 예정이다. 강원온라인학교에서는 ▲청소년과 미디어 ▲문장론 ▲국제법 ▲사회과제 연구 등을 비롯해 ▲프로그래밍 ▲인공지능 기초 ▲스마트문화 앱 콘텐츠 제작 ▲게임프로그래밍 등을 배울 수 있다. 도내 소속된 일반고등학교 학생 누구나 수업을 신청해 들을 수 있다.

<저작권자 © 원주투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강원온라인학교 #강원도교육청 #교육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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