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아이들의 숙제는 아이들의 힘으로 하기 힘들어서 부모가 같이해야 한다"하는 이야기를 자주 듣게 된다. 이 말은 정말 그런가에 대해서 말하기 전에 지금까지 자녀에게 스스로 공부하고, 스스로 결정을 하게 지도를 해왔었는지 묻고 싶다.
학교에서 돌아오면 어머니가 자녀의 가방을 일일이 챙기면서 "오늘은 무엇을 공부했느냐?" "무엇을 배웠느냐?"고 묻는 다면 아이들은 처음에는 부모님이 관심을 가지고 대해주는데 대해서 감사하게 생각하여 요구대로 다 이야기하고 자기가 잘못하여 벌을 섰었다는 이야기까지도 솔직하게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아이들은 점점 자기가 잘못한 일을 말하려고 하지 않고 자기 합리화나 거짓말을 해서라도 자신의 잘못이나 자신의 능력이 모자람을 감추려고 하기 쉽다. 더구나, 아무리 잘 해주려고 마음먹은 어머니라도 자기 자녀가 매일 매를 맞았느니 <지금은 매를 때리지도 않지만> 벌을 섰느니 하는 이야기만 듣게 되면, 자기 자녀에 대해 실망감이 커지고 나무라게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바로 이런 어머니의 꾸중은 아이에게 거짓말이라도 해서라도 어머니에게 꾸중을 듣지 않으려고 하게 될 것이다. 그래서 거짓말을 하게 되고, 거짓 이야기를 꾸며대게도 된다. 물론 그렇지 않은 아이가 더 많지만 가끔은 그런 아이들 때문에 엉뚱한 오해를 받기 일수이다.
그 중에 하나가 숙제를 안 해오면 선생님이 마구 매를 때린다든지 하는 거짓말로 어머니가 자신의 숙제를 도와서 해주지 않으면 안 되게끔 일을 꾸미는 경우이다.
이 정도 되면 어머니는 어떻게든지 아이를 도와주거나 함께 숙제를 하게 되거나 아예 어머니가 대신해주는 일까지 생기는 것이다. 그래 놓고서도 대부분이 아이의 숙제를 대신해주었다는 말을 하지는 않고 한다는 소리가
"우리 담임은 어떻게 숙제를 내주는지 도무지 아이가 할 수가 없는 숙제를 내주어서 걱정이어요. 하는 수 없이 내가 같이 다니면서 준비를 해야 간신히 숙제를 해 가는데, 왜 그렇게 힘든 과제를 내주는지 알 수가 없어요"하고 담임을 비난하기 쉽다. 요즘은 가끔 엉뚱한 과제를 내주어서 어린이들의 힘으로 하기 어려운 숙제를 준다는 말을 듣는 경우가 있는데, 사실은 그런 것을 부모가 도와주어서 억지로 잘 하려고 하니까 그렇지 스스로 하게 두어야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서 서울 시내의 어느 학교 1학년 담임 선생님이 "오늘은 자기 집 주변에서 보이는 잡초들을 세 가지 이상 모아 가지고 그 이름을 알아 가지고 오세요"하는 숙제를 내었다고 학부모님이 걱정을 하면서 "서울에서 어디서 잡초를 구하느냔 말이에요?"하고 불평을 하였다.
그러나 아무리 집 주변이 아파트라고 하더라도 어딘가에서 풀 세 포기를 구할 수 없단 말인가? 분명 어딘가에서 구할 수 있을 것이고 이름은 알고 있는 대로 적어 가지고 가면 되는 것이다. 그걸 잘 해 가지고 가야하고 완벽하게 하려고 어머니가 함께 나가서 공원이나 산으로 가서 풀을 구해 가지고 오면서 선생님을 비난하는 말을 하는 것이지 뭘 그렇게 어렵게 하라고 한 것이 아니지 않은가?
오히려 자신이 살고 있는 아파트나 자기가 오가는 길가에서 발견한 작은 풀하나를 발견하게 하는 것이 선생님이 더 바랐던 것은 아니었는지 모른다. 왜냐하면 잡초란 아무리 어려운 환경<1학년에게는 어려운 말이겠지만>에서도 자랄 수 있는 풀이라는 것을 가르치려고 했는데 산에 가서 잡초를 구해 왔다면, 어머니는 선생님의 의도와는 달리 아이에게 잡초는 산에서만 자라는 것이라는 것을 가르쳐준 것이 아니겠는가?
이제 선생님의 숙제가 도저히 아이의 힘으로 어려운 것이라면 아이에게 그런 숙제를 준 선생님의 의도를 알아보고 너무 챙겨주고 일일이 다해주지 말고 스스로 할 수 있게 만들어 주는 것이 더 자녀를 바르게 기르는 길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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