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편지 <돌가시나무>

아버지의 낫

등록 2003.06.19 08:49수정 2003.07.03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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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2003년 6월 18일 조계산의 돌가시나무

2003년 6월 18일 조계산의 돌가시나무 ⓒ 김해화


돌가시나무

쌍떡잎식물 장미목 장미과의 반상록 활엽 포복성관목.

분류 : 장미과
분포지역 : 한국(전남·전북·경남·경북)·일본·타이완·중국
서식장소 : 바닷가
크기 : 꽃지름 4cm

바닷가에서 자란다. 전체에 가시가 많고 털이 없다. 잎은 어긋나고 7∼8개의 작은잎으로 이루어진 깃꼴
겹잎이다. 작은잎은 넓은 달걀 모양 또는 달걀을 거꾸로 세운 듯한 모양으로 끝은 뭉뚝하며 밑은 둥글고
가장자리에 굵은 톱니가 있다. 턱잎은 톱니가 있고 잎자루에 붙는다.

꽃은 지름 4cm로 흰색이고 향기가 있으며 가지 끝에 1∼5개씩 달리고 꽃자루에 선모가 있다. 꽃잎은 달
걀을 거꾸로 세운 듯한 모양이고 끝이 오목하며, 꽃받침조각은 바소꼴로 안쪽에 털이 있다. 암술대는 겉
에 털이 있다.

열매는 거의 둥글며 가을에 붉게 익는다. 관상용으로 심는다. 한국(전남·전북·경남·경북)·일본·타이완·중
국 등지에 분포한다. 유사종으로 열매가 타원형인 것을 긴돌가시나무(for. ellipsoidea), 붉은색 꽃이 피
는 것을 홍돌가시나무(for. rosiflora)라고 한다.

내륙의 산이나 들의 언덕에는 긴돌가시나무가 많다. 땅찔레, 땅가시넝쿨 이라고도 부른다.

<2003.6.18. 순천시 주암면 조계산에서 촬영>




아버지의 낫
김해화


오월 산을 넘어가서는
끝끝내 돌아오지 못한 벗들이
내이름을 부른 것일까 길을 잃어
밤새 아사리밭을 헤매다가
상처투성이 잠에서 깨어나면 새벽 어스름 속
장끄방 옆 확독 아래 아버지 낫을 갈고 계셨네


낫으로는 닭목쟁이낫 왜낫 뭐니뭐니 해도 육철낫이 최고여 한번 지대로 서슬을 시워노믄 한 나절은 너끈허게 가니께
묵은 왕대 밑둥을 찍어도 끄떡없는 낫은 육철낫 뿐이재 조선사람 손에는 요러케 무끈헌 육철낫이 최고고 말고


숫돌 앞에 절 올리듯
한 무릎 반쯤 꿇어 엎드리신 아버지 손엔
길 잘든 조선낫 새벽빛에 벼려지며
천천히 천천히 날이 서고 있었네


아무리 좋은 낫이라도 낫을 잘 갈아야 써 낫을 갈때는 숫돌에 낫을 푸욱허니 눕혀서 오래오래 정성을 다해서 갈아야
쓰는거여 한 쪽으로 치우치믄 서슬이 넘어가서 못 씅게 가늠을 잘해야 허고


아버지 낮게 낫 눕히라 하셨네
눕혀서 서슬 세우라 하셨네



낫을 감스로 젤 조심헐 것은 옥가는 것이여 한 번 낫을 옥갈아 쓰믄 그 낫은 비레뿐게 육철낫가는 맘으로 세상을 살믄
싸가지 없다는 소리는 안들을 것이여


나 지금 오래 누워 있으나
누워서
낫 한가락의 마음이나 품고 있는지
옥갈지 않고 서슬 넘기지 않고
육철낫 한 가락이나 갈고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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