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견보다 무서운 외로움을 넘어

외국인노동자 전용 병원 돕기 콘서트 '희망! 아시아 페스티벌'

등록 2004.08.27 16:06수정 2004.08.27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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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유학하느라 외국에서 살았던 적이 있었는데, 편견보다 더 무서웠던 것은 외로움이었습니다. 여러분과 함께 하는 이 시간이 여러분에게 사랑을 전하는 시간이 되길 바라겠습니다”


지난 26일 외국인이주노동자와 중국 동포를 돕기 위해 수원에 위치한 ‘경기도 문화의 전당 대공연장'에서 열린 CBS 테마 콘서트 ‘희망! 아시아 페스티벌’. 폭발적인 무대 매너로 1600여 청중을 열광하게 했던 여성 록커 서문탁이 노래를 하기에 앞서 청중들을 숙연하게 한 말이다.

최근 5년 동안 우리 나라에서 질병이나 산업재해로 숨진 외국인 이주노동자는 무려 1059명이나 된다. 매년 200여명의 외국인 노동자들이 치료도 받지 못한 채 죽어가고 있는 셈이다. 병원과 약국, 의사와 약사가 홍수처럼 넘쳐나는데도 많은 외국인 이주노동자들은 제때 치료 한번 받지 못하고 상처를 키워가고 있다.

이런 현실을 안타깝게 여긴 여러 독지가들과 외국인노동자의 집/중국동포의 집(대표 김해성 목사)이 7월 22일 외국인노동자 전용 의원을 개원했다. 하지만 의사, 약사, 간호사, 의료기사 등 의료진으로 봉사할 이들과 수술을 위한 의료기와 각종 검사기구 등 의료 기자재가 상당 부분 필요한 실정이다.

a 사회자들과 가수 팀

사회자들과 가수 팀 ⓒ 고기복

이번 테마 콘서트는 이러한 현실을 알리고, 외국인 노동자 전용의원 운영을 지원하기 위해 가수 송시현, 장주희 아나운서의 사회로 진행됐다. 수익금 전액은 의료기기와 의약품 구입을 위해 사용될 예정이다.

a 인도네시아 민속 공연

인도네시아 민속 공연 ⓒ 고기복

서문탁에 이어, 가수 팀, 한영애, 믿음의 유산 등이 열창했고, 인도네시아와 몽골 출신 이주노동자들로 구성된 민속팀도 자신들의 기량을 마음껏 선보였다. 이어진 이승철, 이명훈과 휘버스의 공연에는 함께 한 외국인 이주노동자들이 덩달아 춤을 추며 잠시 이국의 설움을 달래는 시간을 가졌다.


a 이명훈과 휘버스

이명훈과 휘버스 ⓒ 고기복

공연 중간에 인사를 한 손학규 경기도지사는 "경기도에 많은 외국인이주노동자들이 있고, 그들로 인해 많은 경제적 혜택을 누리고 있다. 경기도는 올해 안산을 필두로 해서 여러 곳에 외국인이주노동자 지원을 위한 복지관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편견보다 더 무서운 외로움. 숱한 사람들을 만나지만 따뜻하게 마음을 나눌 사람이 없었던 외국인이주노동자들이 순간이나마 흥겹게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를 수 있는 시간이었다. 희망! 아시아 페스티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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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과 편견 없는 세상, 상식과 논리적인 대화가 가능한 세상, 함께 더불어 잘 사는 세상을 꿈꿉니다. (사) '모두를 위한 이주인권문화센터'(부설 용인이주노동자쉼터) 이사장, 이주인권 저널리스트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저서 『내 생애 단 한 번, 가슴 뛰는 삶을 살아도 좋다』, 공저 『다르지만 평등한 이주민 인권 길라잡이, 다문화인권교육 기본교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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