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자무협소설> 전사의 후예 366

뭐야? 빌려줬다고? (4)

등록 2004.08.30 11:08수정 2004.08.30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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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 형이 정의문의 총관이라니… 언제 수문무사를 면하나 했었는데 무진장 출세했네. 축하해. 형!”
“하하! 녀석, 그러는 너도 코흘리개 찔찔이였었는데 무림천자성의 철마당주가 됐잖아. 하늘도 놀라고 땅도 놀랄 일이다.”

“하하! 나야 능력이 뛰어나잖아.”
“호오! 그러셔? 그럼 옛날에 바지에 오줌…”
“헉! 혀, 형! 내가 잘못했어. 그, 그러니 그말만은…”


황급히 제지하는 이회옥을 본 왕구명은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애초부터 청룡갑을 벗을 수 없어 바지에 실례했던 이야기를 할 생각은 없었다. 곁에 장일정도 있고 여옥혜도 있기 때문이다.

농담 삼아 한 마디 했는데 너무도 당황한 기색을 보였기에 그 모습이 우스워 웃음을 터뜨린 것이다.

“하하! 알았다, 알았어. 그나저나 넌 여전하구나. 흠, 키가 좀 크고 덩치가 좋아졌지만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하하! 그러는 형은, 조금 늙었지만 옛날하고 똑같았어.”

“뭐? 늙어? 야, 내 나이가 얼마라고 벌써부터 늙었다는 소리를 들어야 하냐? 얼른 취소 못해?”
“헉! 아, 알았어. 늙었다는 말은 취소할게. 흐음! 그럼 낡았다고 하면 되나?”


“뭐? 낡아? 내가 무슨 물건이냐? 낡게? 차라리 늙었다고 해.”
“하하! 농담이었어. 농담이었다고. 하하하!”
“뭐라고? 농담? 하하! 이 녀석이…? 하하하하!”

왕구명과 이회옥은 서로의 어깨를 툭툭 치며 환한 웃음을 짓고 있었다. 이때 장일정이 부럽다는 표정으로 끼어 들었다.


“저어, 소생이 끼어 들어도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형의 형님이시면 제게도 형님인 셈인데 이럴 때 축배를 들지 않으면 언제 들겠습니까? 그리고 소제도 아우로 끼어 주실 거지요?”
“아이구, 무천의방의 방주님에게 어찌 감히…?”

“하하! 괜찮아. 형, 얘는 내 동생이야.”
“예! 맞습니다. 회옥이형의 형님이시니 제게도 형님이시죠. 앞으로 형님으로 모시겠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허험! 그, 그러면 아, 아우로…?”

왕구명은 계면쩍었지만 굳이 사양하지 않았다. 아우의 동생에게 말을 높인다는 것도 이상하다 생각한 때문이다.

“하하! 뭘 그렇게 어려워 해? 그냥 아우야 반갑다. 그러면 되지. 안 그래?”
“하하! 그럼, 그럼. 자, 형님! 소제의 술 한잔 받으십시오.”

언제 준비했는지 장일정은 왕구명에게 술잔을 내밀었다.

“허험! 그, 그러면 그래 볼까?”

말을 놓기는 하였지만 아직은 어색한지 말을 더듬는 왕구명을 본 여옥혜가 교소를 터뜨렸다

“호호! 저는 안 끼워 주시나요? 소녀도 한잔 주시지요.”
“하핫! 물론입니다. 자, 형수님도 한잔하십시오.”
“예에…? 형수라니요?”

“헉! 장차 형수님 되실 분이 아니십니까? 아까 뵈니 분위기 상 그런 것 같던데… 핫핫! 구면이지만 다시 인사드립니다. 앞으로 시동생 노릇을 할 장일정입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어머! 그래요? 호호! 형수라… 기분은 좋네요.”

이회옥은 장일정과 여옥혜의 천연덕스런 이야기에 화들짝 놀랐다. 말도 안 되는 소리이기 때문이다.

“뭐? 형수? 얘, 얘가 지금 무슨…?”
“가만, 이거 족보가 이상해진다. 우리 문주님이 제수씨라면 어떻게 되는 거지?”

“형! 미쳤어? 제수씨라니? 어찌 여 소저같이 지체 높으신 분께 그런 망발을 해?”
“호호! 장난 같은데 괜찮아요.”

“그, 그래도…”
“하하! 괜찮다잖아. 안 그렇습니까? 제수 문주님?”

“예에…? 호호! 그럼요. 시아주버니 총관님!”
“하하! 그럼 저는 뭐라 부르지요? 형수 문주님?”

“으음! 시동생 방주님이라 부르면 어떨까요?”
“하하! 하하하하!”

“호호! 호호호호!”
“하핫! 하하하핫!”

이회옥은 심히 난처하다는 표정을 지었지만 다른 사람들은 무엇이 그리 즐거운지 가가호호 하며 연신 술잔을 비웠다. 그러는 동안 몇몇 사람들이 합석을 하게되었다.

“자, 형수님과 형님을 한꺼번에 해후하신 우리 형님을 위하여 소생이 건배를 제의하는 바입니다. 자, 건배!”
“하핫! 거기에 우리는 문주님이 정인을 만나신 것을 감축드리는 의미를 더하여 건배합시다!”

“크크크! 총관님도 감축드립니다. 건배!”
“하하하! 속하는 세 분 모두에게 경하드립니다. 건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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