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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연염색한 옷감을 그늘에 말리고 있다. ⓒ 박도
정성을 들인 만큼 빛깔이 나온다
아내가 염색하러 간다기에 따라 나섰다. 지난 번 쪽 염색을 지켜보았더니 풀빛이 쪽빛으로 물이 드는 게 매우 신비로웠다. 날씨는 끝내주게 좋았다. 가을걷이나 타작하기에도, 단풍놀이 가기에도 무척 좋은 날씨였다. 염색하기에도 비단에 수를 놓은 만큼 좋은 날이다.
염색장은 지난 번 귀농학교 실습생들이 벼를 베었던 강원도 횡성군 서원면 금대리 전 횡성농민회장 댁 농막이었다. 염색장의 입지 조건은 우선 물이 흔하고 건조장이 넓어야 한다. 회장댁 농막은 이 두 조건을 잘 갖추고 있었다.
오늘 아내와 함께 염색하는 이는 횡성여성농업인센터 회원들로 오숙민, 한영미, 김현일, 선애진씨 등 모두 다섯 사람이었다. 모두 천연 염색을 여러 번 해본 솜씨로 손에 매우 익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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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인의 천연염색꾼(왼쪽부터 오숙민, 한영미, 김성희, 김현일, 선애진씨) ⓒ 박도
천연 염색을 잘 모르는 나는 '인드라망공동체 가을 한마당'에 출품할 작품 준비로 바쁜 회원들에게 말을 처음 배우는 아이처럼 몹시 귀찮게 하면서 열심히 메모하고 사진을 찍었다.
오늘 염색만도 소목, 호장근, 꼭두서니에다가 밤송이 등으로 한 가지 염색에도 그 과정이 매우 복잡하고 빛깔이 무궁무진한데 한꺼번에 다 배우려는 것은 욕심이라고 아내가 나무랐다.
곁에서 옷감에 천연 색이 물드는 것을 지켜보니까 옷감의 종류, 염액의 농도, 염색 횟수와 시간, 매염제에 따라 빛깔이 모두 달랐다.
옷감이 천연 염료에 염색이 된 것 같아도, 실은 색소가 섬유에 흡수된 상태에 불과하기 때문에 매염제를 써서 확실하게 옷감에 색상을 고착시켜야 하는데 이를 매염(媒染)이라 한다. 천연 매염제로는 백반, 산화철, 나무 재, 식초가 많이 쓰인다고 한다.
깨끗이 정련된 명주를 염액에 넣자 옷감에 발색(스며들어 색깔이 나는)되는 게 아주 신기했다. 염색꾼들은 정성스레 몇 번이나 물이 잘 들도록 옷감을 잘 펴주고 뒤집어주었다.
일단 발색된 옷감은 맑은 물이 나올 때까지 여러 번 헹궈준 후 매염제를 푼 물에다가 담근다. 매염 후 다시 염색하고 마지막 매염제는 백반과 철을 나누어서 매염했다.
이번 회에서는 우선 소목 염색 위주로 사진과 함께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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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염액을 거르고 있다 ⓒ 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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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옷감(옥사)을 염액에 담근다 ⓒ 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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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룩이 지지 않도록 옷감을 잘 펴고 뒤집어준다 ⓒ 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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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염색된 옷감을 깨끗이 헹군다 ⓒ 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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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차 염색한 옷감에 매염을 한다 ⓒ 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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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염색이 끝난 후 그늘에 말리고 있다(백반 매염) ⓒ 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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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목 염색 중 철매염을 한 명주 ⓒ 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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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목으로 염색한 명주(왼편은 백반 매염, 오른편은 철 매염으로 매염제에 따라 색상이 다르다) ⓒ 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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