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광웅 국방장관은 모르쇠 장관?

[取중眞담] 5·18 진압 대대장 유 차관 관련 질문에 "모르겠다" 일관

등록 2005.02.22 11:14수정 2005.02.22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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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5·18 광주민주화운동 진압군 대대장 전력이 문제가 되고 있는 유효일 국방차관(왼쪽)과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는 윤광웅 국방장관.

5·18 광주민주화운동 진압군 대대장 전력이 문제가 되고 있는 유효일 국방차관(왼쪽)과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는 윤광웅 국방장관. ⓒ 오마이뉴스


유효일 국방차관의 5·18 광주민주화운동 진압군 대대장 전력이 현안으로 불거진 상황이다. 그러나 윤광웅 국방장관은 초지일관 '모르쇠'로 일관했다.

이와 관련 청와대에서는 어제 김완기 인사수석이 나서서 "지난 8월 차관 임명 당시 인사추천회의에 올라온 후보검증의견서에는 5·18 관련 기록이 없었다"고 해명하는 등 진화에 안간힘을 썼다.

그러나 유씨의 상급자이자 유씨를 차관으로 천거한 것으로 알려진 윤 장관은 22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앞서 기자들의 질문이 제기되자 태연하게 "모르겠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다음은 윤 장관과의 기자의 일문일답이다.

- 유효일 차관 문제는 어떻게 되나.
"잘 모르겠다."

- 청와대가 몰랐다는 해명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그것도 잘 모르겠다."

- 임명 6개월 후에 과거 행적을 조사하는 것은 납득이 안가는데.
"모르겠습니다."

- 유 차관 오늘 사표 내나.
"모르겠다."


- 유 차관이 맡고 있는 국방부 과거사진상조사위원장을 바꾸나.
"그건 장관으로서 과거사진상조사라는 목표와 업무가 잘 이뤄지게 하기 위한 차원에서 조정하는 거다."

김완기 수석은 어제 간담회에서 유 차관이 군내의 대표적인 사조직인 '하나회' 출신이라는 점과 관련 "유 차관은 5·18 진압 대대장으로 활동한 마지막 하나회 세대가 아닌가 싶다"면서 "이들은 '특별관리' 대상일 것"이라고 밝혔다. 즉, 군내에서 하나회 출신이라는 이유 때문에 '특별관리'라는 '불이익'을 받고 있다는 얘기다.


흥미로운 사실은 공직기강비서관이 인사추천회의에 심의용으로 보고한 유효일 국방차관 후보검증의견서에는 "유 차관이 하나회 출신이지만 다른 하나회원들과 대별된다"고 돼있다는 점이다.

공직기강비서관실에는 기무사령부에서 파견나온 영관급 장교가 공직기강비서관의 지휘를 받고 있다. 군 출신 인사 후보에 대한 검증을 하는 것이 핵심 임무다.

기무사는 국방장관의 군정권(軍政權)을 보좌하는 장관 '직할부대'이다. 그렇다면 민간인 출신도 아니고 군장성 출신인 윤 장관이 유 차관의 5·18 전력을 몰랐을리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

더구나 두 사람은 국방부에서 함께 근무했으며, 시기는 다르지만 비상기획위원회에서도 근무했다. 유 차관은 국방부 동원국장, 비상기획위원회 기획운영실장, 비상기획위원회 상근위원, 비상기획위원회 사무처장(1급·99∼2001년)을 지냈으며, 윤 장관은 그 뒤에 비상기획위원회 위원장(차관급·2003∼2004년)과 대통령 국방보좌관(2004. 1∼7월)을 지냈다.

윤 장관은 조영길 국방장관의 사퇴로 2004년 7월에 장관으로 부임해 8월에 유씨를 차관으로 기용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따라서 유 차관의 5·18 전력을 뻔히 아는 국방부가 차관 인사 당시 공직기강비서관실에 인사기록을 보낼 때 의도적으로 5·18 전력을 누락시킨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것이다.

그리고 바로 그렇게 때문에 유 차관 행적 파문은 윤광웅 국방장관의 '부실천거'와 오정희 공직기강비서관의 '부실검증'이 낳은 '합작품'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두 사람은 부산상고 6년 선후배 관계이다.

한편 윤 장관은 어제(21일) 국회 국방위에서 밝힌 '계룡대의 과천 이전' 발언이 문제되자 오늘(22일) 아침에는 기자들의 질문에 "당시 대전 내려갈 때부터, 지방에 있으니까 업무수행에 불편함이 있다는 말이 예비역들 사이에서 나온다는 얘기였다"고 둘러댔다.

윤 장관은 또 '국회에서 북한의 플루토늄 20kg 발언은 사실인가'라는 질문에는 "비공개석상에서 한 얘긴데, 언론에 보도된 것과는 좀 다른 내용이다"면서 "자세히 얘기해 줄 수는 없다"고 답변을 회피했다.

일국의 국방장관으로서 하루만에 번복할 말을 왜 하는지,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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