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배낭이냐! 패키지여행이냐!

[중국배낭길라잡이] 배낭 VS 패키지 편

등록 2005.05.23 18:50수정 2005.05.24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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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슬 여행성수기에 접어 들어가는 군요. 대학생들은 보통 6월 한 달 준비해서 6월 기말고사 끝나고 한두 달 여행을 가기도 하고, 직장인들은 연, 월차 끼어 넣고 해서 보통 일주일, 정말 길면 열흘짜리 여행을 떠나겠지요. 아니면 주말 껴서 3박4일도 무리인 경우도 있겠지만요. 격무에 시달리면서도 '여행, 여행지, 여행에서 만날 사람'에 대한 온갖 상상으로 마음을 달래며.

제가 배낭여행가니까 '패키지'에 대해 나쁘게 말할 것 같지요? 아닙니다. 저는 어떠한 형태의 '여행'이든 모두 좋아합니다. 저는 사실 '효율'적이냐 아니냐를 많이 따지는 편입니다.


자! 그럼 '패키지'냐! '자유여행(배낭)'이냐! '사느냐 죽느냐'하는 햄릿의 독백처럼 극단적인 선택은 아니니 그냥 여러분의 예산, 일정, 경험에 따라 선택하시면 됩니다.

시간

3박4일이나 일주일이 일 년 중 '여행'을 위해 쓸 수 있는 분들, 특히 직장인들! 직장인들과 시간 많은 학생들과의 차이점은 '돈 많고 시간 없다.'와 '시간 많고 돈 없다'가 가장 큰 차이일까요? 물론 저같이 '돈 없고 시간 많은' 학생 아닌 사람들도 있겠지만요.

사실, 중국처럼 땅 넓은 나라(대한민국의 98배, 남북한 44배)를 여행하기위해서 일주일도 정말 턱없이 짧은 기간입니다만, 조금씩 나눠서 몇 년씩 두고두고 여행 다니시면 됩니다. 욕심내지 마시고.

3박4일


이 정도 밖에 시간을 못 내신다면 패키지가 훨씬 경제적이고 효과적입니다. 비행기패키지는 조금 비싸긴 하지만. 이런 '자유여행'은 사실 돈 낭비일수도 있습니다. 북경, 상해, 서안 같이 유명대도시라면 이런 패키지가 효과적입니다.

그리고, 세계문화유산인 '자금성'을 보시고도 '볼 것 없다!'고 주장하시는 분도 계시고, '역시 자금성이야!'라고 하시는 분도 계신데요. 이런 차이는 주로 '가이드'가 있는가, 없는가에 따라 달라집니다. '여행은 아는 만큼 보이고, 이해된다'는 말처럼 설명이 필요한 경우가 많이 있지요. '자유배낭'은 정말 공부 많이 하고 가야 되는데, '패키지'는 공부안하고 가셔도 된다는 점이 장점이지요.

'자금성은 '경복궁 그냥 열배쯤 튀겨놓은 거야!'라고 주장하시는 분들의 공통점은 주로 '준비'나 '공부'를 안하고 가시는 분들인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일주일내외

6박7일이나 7박8일 이라면 '자유배낭', '패키지' 모두 괜찮습니다. 단, 비용과 편의성은 '패키지'가 더 효율적입니다. '먹을 만한 식사', '편한 잠자리', '낭비 없는 이동', '관광지 설명' 등등 여러 가지로 '패키지'가 편하고 경제적입니다.

저는 '형편없는 식사', '불편한 잠자리', '힘든 이동'하는 '자유배낭'을 좋아합니다만, 유명한 관광지라면 '패키지'도 괜찮다고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유명한 관광지 외에는 '자유배낭'만 되는 지역은 중국의 99% 정도니까 몇 차례 패키지 이용하시는 것도 괜찮습니다.

저렴한 선박패키지여행이 많이 나와 있으니 한번 관심가지고 봐주시길 바랍니다. 가격도 보통 한 사람당 30만~40만원 이하입니다. (물론, 가이드비, 옵션 별도라 추가비용이 3만원~5만원 이상 들어갑니다. 그래도 배낭보다 저렴하기에 권해드리는 겁니다.) 가족단위라면 이런 패키지도 좋습니다. 북경이나 산동성 쪽으로는 이런 선박패키지가 많이 나와 있습니다. 여름방학 때라면 한번 정도 배타보시는 것도 나름대로 재미가 있습니다.

패키지는 '효율'적인 부분이 많지만, 우리나라 여행사들이 고쳐야 할 부분도 많이 있지요. 자격미달(공부부족)인 '가이드'도도 있고, 성격 안 좋은 '가이드'만나면 정말 여행 망가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리고 저가여행의 고질적인 문제인 '가이드 팁', '옵션', '잦은 쇼핑안내' 등등.

제일 유명한 옵션은 만리장성 케이블카(20달러)나 발 마사지(20달러)같은 만리장성케이블카가 요즘은 얼마인지 모르겠습니다만, 발 마사지는 중국에서 20위안~60위안정도입니다. 그 외 비용은 전부 가이드나 현지여행사 주머니로 들어가는 돈이지요. 그래서 저가여행이 가능한 거고. 돈 독 오른 가이드는 '옵션'안하면 여행분위기 살벌하게 만드는 인간도 있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쇼핑안내'입니다. 이런 데서 물건사시면 '가이드'만 행복해집니다. 일반판매가의 수배에서 수십 배. '안사도 30분은 있어야 한다'는 황당한 이유를 내세워 시간 낭비하는 경우도 종종 그것도 하루 2차례 빠짐없이.

제가 기억 나는 건 - 저도 처음 중국여행은 패키지로 갔습니다. - 북경 외각의 '만리장성'과 '명13릉'인가는 보고 그 다음에 약국은 아니고 하여간 약 파는 데를 데려가더군요. 한국말 더듬거리는 조선족(동포) 총각이 나와서 벌겋게 달아오른 쇠사슬을 맨손으로 잡으면서 '이 약 바르면 화상금방 낫습니다, 저는 매주 두 번씩 이걸(벌건 쇠사슬)을 잡습니다' 하는데 정말 놀랐습니다.

잡았다 얼른 손을 떼는 정도였지만 보고 있던 제 코로 살타는 냄새가 나는 듯 했습니다. 정말 놀라서 무좀약 하나 샀습니다. 200위안인가에. 원래 가격은 모르겠습니다만 그 가격의 1/10 이하였을 거라는 건 감히 장담하는 바입니다.

그 다음에는 '전기기공(氣功)'인가는 거창한 기공테스트를 해주더군요. '기공'이라고 해서 정말 기대 많이 했는데 그냥 110V 인지 220V 콘센트에 전기선 꽂아서 그걸 둘로 나눠서 한손에 당연 전기선 한 쪽, 다른 손에 다른 선을 연결해서 입에 문 백열전등을 켜는 시범이었습니다. 한국에서는 '과학'이나 '기술'분야로 해석하는 걸 그 기공하시는 분은 '기공'이라고 주장하시더군요. 그 정도야 해석상의 차이이고 관점의 차이라고 이해해 줄 수는 있지만, 통역 말에 얼덜결에 끼리끼리 손을 잡았는데, 참내. 그 기공사가 전기 통하는 손으로 맨 앞사람을 만지니 당연한 '전류(電流)는 도체를 따라 흐른다'라는 상식에 따라 저까지, 아니 '손에 손잡고(필자주: 1988년 서울올림픽 주제가)'있던 모든 패키지 여행객들이, 감전됐습니다.

척추를 타고 꼬리뼈부분까지 통하는 짜릿한 감전을요. '전기가 흐르지요! 바로 기공(氣功)입니다'라는 당연한 듯한 통역의 말에 정말 황당했습니다. '그럼 전기 안 통해야 정상이냐?'고 되묻고 싶을 정도였지요.

이런 황당한 사건, 저한테는 사건이었습니다, 지금도 있는듯합니다. 작년인가 재작년에 배에서 만난 분도 같은 경험이 있다고 하셔서 그 분과 같이 배를 잡고 웃었습니다. 올해도 있을지 모르겠군요. 패키지를 이용하시면 이런 예기치 않은 사건을 만날 수 있습니다.

'패키지'를 이용하시려면 '노옵션(옵션없음)', '쇼핑없음' 이런 곳을 고르시는 것이 좋습니다. 요즘은 그래도 여행형태가 조금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되도록이면 '반자유 여행'형태의 패키지를 권하고 싶습니다.

가이드가 저녁때까지 손님들 파김치 되도록 몰고 다니는 이유는 여러 가지입니다. 그 중 하나는 '고객안전'같은 건강한 이유도 있지만, '옵션 팔아먹기'위한 불건강한 이유도 있습니다.

10일 이상

이 경우라면 '패키지'나 '자유배낭'이나 비슷해집니다. 비행기만 안타신다면 말입니다. 10일이상 '패키지'는 '반자유배낭'형태입니다. 잠자리와 이동 수단 확보(주로 기차표)를 해주는 형태입니다. 이 경우는 유명관광지가 섞여있다면 비용은 '패키지'가 효과적일수가 있습니다. 사실 유명관광지가 아니라면 이런 장시간 '패키지'는 없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중국 여행경험이 없으신 분들에게, '반자유배낭'은 조금 편한 여행이 됩니다. 요즘은 서서히 '맞춤여행'도 가능해지고 있습니다. 일본처럼 '참여여행'형태도 가끔 눈에 띄곤 하지만 아직은 종류도, 형태도 다양하지가 못합니다. '참여여행'이 뭐냐고요? 예를 들면 이런 겁니다. '내몽고에서 현지인과 말 타기나 생활하기'나 '섬서성 서안의 어느 농가에 만두만들기 배우기'같은 여행객들이 직접 관객이 아닌 배우로 체험할 수 있는 형태의 여행(관광)이지요.

한 달 이상

이 경우는 '자유배낭'밖에는 없지요. 맞춤여행도 되기는 하지만, 여행사난 여행객 모두에게 쉽지는 않을 겁니다. 과거에는 중국 한 달 여행 가려면 6개월 이상 준비하고, 배우고 갔습니다. 물론 6개월 동안 여행에만 매달리는 것이 아니기에, 자료도 부족했고, 책자도 충분하지 못했지요. 요즘은 정말 일주일만 컴퓨터(인터넷)에 매달려 있으면 옛날 6개월 준비한 분량 이상으로 준비해갈 수 있을 정도로 많이 편리해졌습니다. 인터넷의 발달과 한국여행객들의 여행수준이 높아진 탓이지요. 여행안내책자들도 많은 시행착오와 경쟁을 통해 많이 좋아졌습니다. 부족한 부분도 아직 있지만요.

'배낭 VS 패키지'의 가장 큰 선택차이점은 바로 '시간'입니다.

경비

여행경비는 전에 제 글에서 소개해드렸습니다. 여행기간이 짧다면 가장 많이 드는 비용은 한중간 이동비용입니다. 만일, 일주일 여행하신다면, 여행형태에 따라 일 200위안~ 500위안이상 들어가지요, 1400위안 ~ 3500위안이 여행경비고 한중간 이동비용은 비행기를 타신다면 계절과 장소에 따라 달라지지만 왕복비용 2,000위안~4,000위안이 보통입니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크지요? 그래서 방문지역이 한정되어있고 기간이 짧다면 경제적인 면에서 '패키지'를 권해드리는 겁니다. 일주일이내라면 말입니다.


배낭이냐, 패키지, 반자유배낭이냐는 기간, 장소, 인원에 따라 선택하시면 됩니다. 시간 많은 학생이라면, 정확히 말씀드리면 직장인이 아니시라면, 자유배낭을 하시는 걸 권해드립니다.

제가 즐겨하는 말이 있습니다. '고생 많은 여행일수록 기억에 많이 남는다'라는 말입니다.

덧붙이는 글 | -산동 평도에서 배나온 기마민족 자티올림

-이 글은 '인터넷한겨레-차이나21-자티의 중국여행(http://ichina21.hani.co.kr/)',
중국배낭여행동호회인 '뚜벅이 배낭여행(http://www.jalingobi.co.kr)'에도 올리고 있습니다.

중국여행에 필요한 자료는 
'인터넷한겨레-차이나21-여행자료실(http://bbs.hani.co.kr/Board/tong_tourdata/list.asp?Stable=tong_tourdata)'을 참고하시면 됩니다.

덧붙이는 글 -산동 평도에서 배나온 기마민족 자티올림

-이 글은 '인터넷한겨레-차이나21-자티의 중국여행(http://ichina21.hani.co.kr/)',
중국배낭여행동호회인 '뚜벅이 배낭여행(http://www.jalingobi.co.kr)'에도 올리고 있습니다.

중국여행에 필요한 자료는 
'인터넷한겨레-차이나21-여행자료실(http://bbs.hani.co.kr/Board/tong_tourdata/list.asp?Stable=tong_tourdata)'을 참고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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