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 명칭 변경 놓고 '논란'

이계진 의원, '인천세종국제공항'으로 변경 위해 개정법률안 발의 준비

등록 2006.07.27 14:30수정 2006.07.27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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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국제공항이 지난 3월29일로 개항 5돌을 맞았다. 인천공항은 1992년 11월 건설을 시작한 이후 영종도의 망망대해를 여의도 땅의 18배에 달하는 1700만 평의 거대한 뭍으로 바꾼 대역사의 과정을 거쳐 2001년 3월29일 문을 열었다. 현재 인천공항은 2008년까지 총 사업비 4조 7천억 원을 투입하는 제2단계 건설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인천공항은 그동안 양적·질적으로 비약적인 성장을 해왔다고 한다. 현재 60개 항공사가 133개 도시와 연결하고 있으며 화물 세계 3위, 여객 10위의 거대공항이 되었다. 아울러 인천국제공항은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와 국제공항협회(ACI)가 공동으로 주관한 2005년도 세계공항 서비스 평가(AETRA)에서 세계 최우수 공항으로 선정됐다고 한다.


그러나 근래 들어 인천공항의 이름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그것은 최근 이계진 한나라당 의원이 인천공항을 '인천세종국제공항'으로 바꾸기 위한 개정법률안 발의를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인천경실련과 인천민주언론시민연대, 인천YMCA, 민주개혁을 위한 인천시민연대 등 11개 시민단체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시민단체들은 성명을 내고 "10여 년 전에 수도권 신공항의 명칭을 둘러싼 갈등이 인천지역사회의 여론을 수렴하는 방향으로 정리되었고 지난 5년간 '인천국제공항'으로서 전 세계에 그 위상과 명칭이 알려진 마당에, 그 역사를 되돌리려는 이계진 의원의 금번 발의 시도는 한마디로 터무니없다 못해 황당할 따름"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인천국제공항 명칭개정 움직임은 이미 세계적으로 알려진 명칭에 대한 혼선 및 대외신인도 추락의 문제만이 아니라 공항과 연계된 제반 중앙 및 지방 정부 전략의 후퇴를 가져올 수도 있는 위험한 발상"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이계진 의원은 인천시와 인천지역 시민·경제단체 등에 편지를 보내 "인천국제공항에 세종대왕의 이름을 병기한다면 국가와 지역 이미지를 동시에 높일 수 있을 뿐 아니라 동반상승하는 효과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나아가 인천의 지명도를 세계적으로 드높이는 한편 우리의 자랑스러운 문화유산인 한글의 문화적 가치를 세계인들에게 알리는 윈-윈 전략임에 틀림없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그동안 '한글 세계화를 위한 의원모임'에 가입하여 활동하고, 한글날을 국경일로 하기 위한 일에도 적극 동참한 한글 사랑 정치인으로 알려졌다. 그런 그의 소신이 이번 개정법률안 발의를 준비하게 했다는 분석이다.


양측의 공방전 속에서 우리는 인천공항이라는 이름이 결정된 과정을 돌아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지난 1992년 9월 노태우 정부 때 교통부와 한국공항공단은 국민을 상대로 '수도권새국제공항이름현상공모'를 한 결과, 586종의 이름에 1644건이 접수되었는데 1위가 '세종'(101건), 2위가 '서울', 3위가 '아리랑', … 8위가 '인천'(30건)이었다.

그 결과를 가지고 그 해 9월30일에 '명칭심사위원회'를 열고 심사한 결과 '세종'이란 명칭이 뽑혀서 문화부 등 관계기관의 동의를 얻어 신문에 공고했으나 인천시민이 반대한다고 결정을 미루었다.


그 뒤 김영삼 정부는 앞서 이루어졌던 공모 절차와 결정을 무시한 채 '영종', '세종', '인천', '서울', '서울영종' 등 5개 안을 정해 놓고 다시 심사를 해 1위 '영종', 2위 '인천'으로 뽑아 건설교통부에 보고한 뒤 '영종'으로 결정했다. 그러나 또다시 인천 사람들이 반발한다며 보류했다가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와 15대 국회의원 선거 때 이 지역후보자의 주요 공약사항이었다는 이유로 '인천국제공항'으로 결정된 것.

당시 세종공항을 적극적으로 지지했던 세종대왕기념사업회를 비롯한 한글단체들의 큰 발발을 불러 일으켰었다.

세종대왕기념사업회 박종국 회장은 "이계진 의원의 뜻은 인천을 버리자는 것이 아니라고 본다"며 "인천에 세종이 같이함으로써 오히려 지역발전에 득이 될 것이란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인천공항에 세계 최고의 글자인 한글을 만든 세종임금의 이름을 같이 쓰는 것이야말로 우리 겨레의 자존심을 살리는 일이 될 것"이라며 "지난 정부가 잘못 지은 이름을 이제라도 국민의 뜻에 맞게 올바르게 되돌려 놓자는 시도다"고 주장했다.

한 편에선 "인천공항의 이름을 새삼스럽게 바꾸자고 하는 것은 인천시민의 반발을 살뿐더러 또 다른 필요 없는 예산이 들어가는 것이므로 잘못된 일"이라고 한다. 또 한 편에선 "국민의 뜻이 이제라도 올바르게 반영되는 것이 맞으며, 한국을 대표하는 공항에 한국을 대표하는 세종이란 이름이 들어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논란이 어떻게 결론이 날지 지켜볼 일이다.

덧붙이는 글 | ※ 이 기사는 <시골아이>, <대자보>, <참말로>에도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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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으로 우리문화를 쉽고 재미있게 알리는 글쓰기와 강연을 한다. 전 참교육학부모회 서울동북부지회장, 한겨레신문독자주주모임 서울공동대표, 서울동대문중랑시민회의 공동대표를 지냈다. 전통한복을 올바로 계승한 소량, 고품격의 생활한복을 생산판매하는 '솔아솔아푸르른솔아'의 대표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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