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장난 허브와 브레이크 '위험천만'

[자전거여행 현장보고-중국편⑭] 8월 4일 구이양-쿤밍 1일차

등록 2006.08.09 17:57수정 2006.08.12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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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엑스(?)칼리버. 마을을 지나는데, 저런 큰 칼이 박혀 있었다.

엑스(?)칼리버. 마을을 지나는데, 저런 큰 칼이 박혀 있었다. ⓒ 박정규

달리는데 계속 '덜덜' 소리를 내며 뒷바퀴가 흔들린다. 그리고 뒷브레이크에 닿기까지 한다. 마침 '중국 자전거 동호인'이 지나가서 도움 요청했더니 전문 수리점으로 가란다. 2km 달려 수리점 도착해 점검을 해보니 문제가 너무 많다고.

오일 점검 주기는, 브레이크 레버랑 연결되어 있는 케이블(앞바퀴 쪽) 부분은 200km 마다, 체인은 500-700km 마다라고 하는데 3700km 달리면서 브레이크 쪽은 한 번도 오일을 칠 한 적이 없고, 체인은 딱 두 번이었다. 정상적으로 점검했다면 브레이크 쪽은 18번, 체인은 7번은 해야 했다.


잦은 빗속 주행과 충격으로 허브 부속품이 망가져 뒷바퀴가 흔들렸다고 한다. 이대로 쿤밍으로 계속 달렸다면, 큰 일 날 뻔했단다. '부서진 허브'와 '고장 난 브레이크'로 높은 오르막과 내리막을 달리는 게 얼마나 위험한지는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일이다.


2006년 8월 4일 금요일. 구이양-쿤밍 1일차 / 흐리고 소나기 조금

06시 30분 기상.

짐 정리 후 디지털카메라 배터리를 충전하는데, 고장 난 것 같다. 미충전 배터리를 끼우면 '붉은 불'이 들어와야 하는데, '녹색 불(충전완료)'이 들어온다. 좀 더 두고 보고, 작동이 되지 않으면 구입해야 할 듯.

1층 식당에서 큰 빵, 주먹 밥, 우유 같은 음료를 간단하게 아침 해결. 0.5Y-4.5Y 까지. 다양한 메뉴들이 있고, 가격도 저렴한 편이라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것 같다.


8시 25분. 숙소 방. 자전거 차체를 이틀 만에 닦고, 뒷브레이크 유격 조정, 변속기 조정.

9시. 경찰서(비자 업무 보는 부서). 드디어 여권 수령. 9월 3일까지 여행 가능.


320국도 가는 길 설명을 30분간 듣고 거리로.

a 8월 8일 비자 만료라, 한 달 연장했다. 3일 소요.

8월 8일 비자 만료라, 한 달 연장했다. 3일 소요. ⓒ 박정규


10시 15분. 4.7km 지점. 자전거 전문 수리점. 달리는데 계속 '덜덜' 소리를 내며, 뒷바퀴가 흔들린다. 그리고 뒷브레이크에 닿기까지. 마침 '중국 자전거 동호인'이 지나가서 도움 요청. 상태를 살펴보더니, 전문 수리점으로 갈 것을 제의한다.

2km 달려 수리점 도착. 전체 점검 시작. 문제가 너무 많단다.

오일 점검 주기는, 브레이크 레버랑 연결되어 있는 케이블(앞바퀴 쪽) 부분은 200km 마다, 체인은 500~700km 마다인데,('탐(자전거 동호인)'이 가르쳐 준 사실.) 3700km 달리면서 브레이크 쪽은 한 번도 오일을 칠한 적이 없고, 체인은 딱 두 번. 정상적으로 점검했다면, 브레이크 쪽은 18번, 체인은 7번은 해야 했다는 사실.

잦은 비속 주행과 충격으로 '허브(Hub; 바퀴의 중심축으로 바퀴가 굴러 갈 수 있도록 해주는 베어링 구조물이다. 좋은 허브일수록 베어링의 내구성과 정밀도가 높아 회전저항을 줄여준다.-<자전거 100% 즐기기> 자전거의 구조 중에)'의 부속품이 부서져 버려서, 뒷바퀴가 흔들렸다고 한다.

a 부서진 부품. 잦은 빗 속 주행과 충격으로 저 부분이 부서졌다.

부서진 부품. 잦은 빗 속 주행과 충격으로 저 부분이 부서졌다. ⓒ 박정규

교체를 꼭 해야 한단다. '고급 허브(560Y-스포크 구멍이 32, 구형은 36)로 교체하고 싶었지만, 내 자전거는 '구형(스포크 구멍 36)'이라, '허브'에 맞춰서, 앞 뒤 '림'까지 교체해야 한단다.

다행히 찾아보니, 한 가지 구형제품이 남아있어서 그걸로 교체하기로(240Y), '탐'이 이 제품도 좋은 거라, 달리는데 큰 지장은 없단다. 이대로 '쿤밍'으로 계속 달렸다면, 큰 일 날 뻔했단다.

'부서진 허브'와 '고장 난 브레이크'로 높은 오르막과 내리막을 달리는 게 얼마나 위험한지는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일.

'탐'이 오는 길에 커브 길이 유난히 많던 산이 없었냐고 물어본다. 생각해보니 하나 있었던 것 같다. 전망대가 있던 그 산, 마치 S자를 여러 개 연결한 듯한… 그곳은 현지 자전거 동호인들 사이에도 유명한 산이란다. 커브길이 '80개'나 돼서 별명이'Eighting-Turning Road', 'snake'라고.

a 240위엔짜리 새 허브로 교체한 모습

240위엔짜리 새 허브로 교체한 모습 ⓒ 박정규


수리하는 사이 수리점 안을 둘러봤는데 자전거가 제법 많다. 제일 좋은 자전거 가격은 5200Y(약 64만원), 앞타이어 MAXXIS.COM, 317DISC, SUPER80 AXEL. 앞 브레이크, 변속기: 시마노 데오레, 헤드 셋, 탑 튜브 : 자이언트 D345C. 내 자전거 사양 정도면 2000Y(약 24만원)이면 산다고, 다음에 세계일주할 때는 중국에서 사란다.

수리시간 2시간. '허브, 브레이크, 변속기 조정, 브레이크 케이블에 오일 공급', 앞 허브도 살펴봤는데, 상태가 양호. 하나는 여분(앞뒤 한 세트)으로 챙기기로. 한국을 출발할 때와 같은 최적의 상태로 변신. 정말 부드럽게 변속이 된다. 수리비가 아깝지 않다.

12시 20분. 구이양에서 유명하다는 라면 전문점.

식당 앞에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 있다. '탐'이 라면을 사러 가고, 난 자전거를 지키고. 잠시 후 큰 양푼 그릇 안에 고기와, 우동 면발이 가득한 정말 맛있어 보이는 '료우면(고기 우동면)' 도착. 하지만 몇 젓가락 먹지도 못한 채, 바닥에 떨어뜨렸다.

a 아까운 라면. 맛있는 고기라면을 다 쏟아 버렸다.

아까운 라면. 맛있는 고기라면을 다 쏟아 버렸다. ⓒ 박정규


어지럽게 바닥에 흩어진 아까운 면발들을 보며, 황당해 하는데… '탐'이 웃으며, '메이스(괜찮다)' 하며, 또 '라면'을 사러 갔다. 잠시 새 '라면' 도착.

자리가 없어 식당 앞 계단에 앉아서 먹으며 '우리 모습이 너무 웃긴 것 같다'는데 서로 동의하며 웃는다. 길가는 사람에게 부탁해 사진촬영까지 하는 여유를 보이며, 라면 국물까지 다 먹었다.

13시 30분. 버스 정류장. 소나기가 와서 잠시 비 피하는 중. '톰'이 큰길까지 '동행'해 주기로 했다.

14시 20분. 11.5km 지점. 시를 벗어나는 도로 도착.

마지막 인사를 한 후 '쿤밍'을 향해 출발!

탐(26). 시안 대학교 3학년 재학 중. 현재 방학. 자전거 경력10년. 여자친구 없고, 자전거를 좋아하고, 유머를 좋아한다는 게 나랑 똑같다.

a 톰과 함께. 저 친구 덕분에 자전거 수리를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톰과 함께. 저 친구 덕분에 자전거 수리를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 박정규


15시 30분. 도로 식당. 비 그침. 엉덩이 근육이 자꾸 땅긴다. 간식으로 '고기우동' 한 그릇 먹고 다시 출발.

16시 55분. 35.8km 지점. 경찰서 앞.

길 확인차 인근 주문에게 물어보니, 돌아가야 한단다. 10km 가량을 길 물어가며, '쿤밍'까지 이어지는 도로 진입. '탐'이 어디서 물어봐야 한다고 했는데, 그냥 지나쳐버린 듯.

18시 30분. 칭전시 도착. 택시 기사 분 기다리는 중.

시 진입 내리막을 내려가고 있는데, 옆에 지나가는 택시 기사 분이, 환하게 웃으며 '사요나라(일본어 인사말)'. 내리막을 내려가니 택시가 날 기다리고 있다.

다가가서 아저씨에게 '한궈(한국)'라고 먼저 말한 후, 인근에 저렴한 여관이 어디 있냐고 문의하자, '한궈 펑야오(한국 친구)' 따라오라며 출발. 비상 깜빡이를 켜며 서행하는 택시의 속도는 20-30km/h, 그 택시를 따라잡기 위해서 난 '전력질주'했다. 10분 정도 달려 골목 여관 도착. 방이 없단다. 아저씨가 알아보고 올 테니 기다리란다.

a '사요나라'라고 했던 택시 기사분이 숙소를 소개해주셨다.

'사요나라'라고 했던 택시 기사분이 숙소를 소개해주셨다. ⓒ 박정규

잠시 후 10Y 짜리 여관을 찾았다며 따라 오란다. 함께 여관으로 이동. 주인에게 내 소개를 한 후 아저씨는 '이루슨펑(안전한 여행이 되기를 바랍니다)'을 외치며 택시를 타고 왔던 길로.

'왕바(인터넷카페)'를 다녀왔다. 어제 '한글설정'하는 다른 방법을 알았기에 문제없이 보기, 쓰기가 가능했다. 컴퓨터 모니터 화면 오른쪽 하단의 'CH(언어설정)' 아이콘. 왼쪽 마우스 클릭, 작은 창이 뜨는데 'R'을 왼쪽 마우스로 클릭하면 '언어설정' 창이 뜬다. 많은 언어들이 나오는데 그 중에 '한글'을 찾아서 선택 후 적용하면 첫 번째 '긴 한문의 작은 창'이 뜨는데 Yes 클릭, 두 번째 '짧은 한문의 작은 창' 뜨면 NO 클릭하면(재부팅) 한글 쓰기, 보기가 가능하다. 창이 뜨지 않고 바로 적용되는 경우도 있다.

a 인터넷 카페. R이라고 표시되어 있는 부분을 클릭하면, 한글 설정화면이 나온다.

인터넷 카페. R이라고 표시되어 있는 부분을 클릭하면, 한글 설정화면이 나온다. ⓒ 박정규

숙소. 방에 들어와 전원코드를 찾아봤는데, 아무리 찾아도 없다. 직원에게 물어보니 이 방에는 전원코드가 없단다. 오늘은 그냥 쉬어야 할 듯.

밖에 나가보니 직원들 식사 중. '한국 펑야오(한국친구) 같이 밥 먹자'고 해서 저녁을 먹고 들어왔지만 한 번 더 먹기로. 작은 양푼 한 공기 가득 밥을 덜어 주신다. 돼지고기 고추볶음과 토마토 고기 탕을 맛있게 먹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a 박정규 중국 자전거 종단 코스도

박정규 중국 자전거 종단 코스도 ⓒ 오마이뉴스 고정미



여행 수첩

1. 이동경로: 구이저우 구이양 - 구이양 칭전(국도 102번)
2차선, 중앙 차선 무, 통행량 많음, 개 많으나 위험하지 않음.

2. 주행거리 및 시간: 54.4km / 4시간 20분 / 평균속도 12.5km/h / 누적거리 3754km

3. 사용경비: 424Y
아침: 2.5Y / 참: 3.5Y / 비자연장 한 달: 160Y(3일 소요, 원래 5일)
허브 교체: 240Y / 저녁: 4Y / 숙박비: 10Y / 인터넷 카페 2시간: 4Y

4. 섭취 음식

1) 식사
아침: 빵, 주먹밥, 우유 같은 음료
점심: 류료우(고기우동면)
저녁: 시홍시 지떼 탕(토마토, 계란 탕), 따미
참: 돼지고기 고추볶음, 시홍시 류료우 탕(토마토, 고기 탕), 따미

2) 간식
물: 미기록

5. 신체 상태: 엉덩이 근육통 조금.

덧붙이는 글 | 박정규 기자 홈페이지 '꿈을 위해 달리는 청년'(http://www.kyulang.net/)에서도 그동안 올린 생생한 자전거 여행기를 보실 수 있습니다. 

박정규 기자는 중국여행을 시작하면서, 현지에서 배운 중국어를 토대로 여행기를 작성하고 있습니다. 글 중에 표기한 중국 지명이나 중국어 표현들이 부정확할 수도 있습니다. 이 점 양해 바랍니다.

덧붙이는 글 박정규 기자 홈페이지 '꿈을 위해 달리는 청년'(http://www.kyulang.net/)에서도 그동안 올린 생생한 자전거 여행기를 보실 수 있습니다. 

박정규 기자는 중국여행을 시작하면서, 현지에서 배운 중국어를 토대로 여행기를 작성하고 있습니다. 글 중에 표기한 중국 지명이나 중국어 표현들이 부정확할 수도 있습니다. 이 점 양해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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