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남장 바로 앞에 펼쳐진 바다. 장도 보면서 바다 구경도 할 수 있는 아주 배경이 아름다운 곳이다.정판수
달내마을에서 장을 보려면, 근처에 가게가 없으므로 5일만에 서는 장을 찾아가야 한다. 이곳은 행정구역상으로는 경북 경주시 양남면에 속하지만 가깝기는 입실(외동읍)이 더 가깝다. 그러니 마을 사람들은 어느 곳이든 가도 되는데, 입실에선 3일·8일이 장날이고, 양남에선 4일·9일에 장이 선다.
그런데 마을 어른들을 가만 보니까 가깝고 더 크고 하루종일 서는 입실장보다 멀고 오전에만 잠깐 서는 양남장을 더 이용한다.
@BRI@왜 그러냐고 여쭤봤더니 "늘 그랬으니까"와 "양남에 사니까 양남장을 이용한다", "간 김에 양남농협과 면사무소를 이용할 수 있으니까"라는 답이 왔다.
두 시장을 몇 번 다녀보니까 한 가지 차이점이 눈에 띄었다. 입실장은 전문장사치들이 좀 많은 데 비하여, 양남장은 직접 밭에서 재배한 남새를 내다 놓는 시골할머니들도 많이 보인다는 것.
우리 부부는 특별히 어느 곳을 선호하기보다 짬이 날 때 장날과 일치하면 그곳에 간다. 오늘 특별히 살 건 없었으나 가을 이후로 하도 장에 가본 지 오래돼 한 번 들러 보고 싶었다.
장을 소재로 한 수많은 시와 소설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장은 사람들의 살아 있는 모습을 가장 여실히 살펴볼 수 있는 가장 좋은 장소여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