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뺨 맞고 멱살 잡히고... '기자 불신' 최악이었다"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 119] 이재진 <미디어오늘> 기자

등록 2014.05.19 10:46수정 2014.05.19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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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계와 언론노조, 기자협회, 방송기자연합회, 보도를 모니터하는 민주언론시민연합 그리고 현장에서 취재하는 기자들에게 세월호 침몰 언론보도의 문제점을 듣는 인터뷰를 기획시리즈로 준비했다.-기자 말

"그곳에서는 대한민국의 언론을 듣지도, 보지도, 믿지도 말아라. 절대."

세월호 침몰 사고로 목숨을 잃은 고 박수현군의 아버지 박중대씨가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 말미의 추신 내용이다. 이 문장을 보는 순간 너무 가슴이 아팠다. 얼마나 언론 때문에 입은 상처가 컸으면 '대한민국 언론은 듣지도 믿지도 말라'라고 절규하듯 말했을까.

언론은 1970년대 '개와 기자는 출입금지'라는 말을 들었다. 그러나 40년이 지난 지금은 '기레기'(기자와 쓰레기의 합친 말)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더 추락했다. 진도 현장에서 취재를 했던 기자는 이런 상황을 어떻게 볼까. 미디어 비평지 <미디어오늘>의 이재진 기자를 만났다.

"워낙 전대미문의 사고이고 희생자가 '전원 구조'에서 '수백 명'으로 바뀌는 시점이어서 아수라장이었다"라고 사고 후 진도 모습을 술회한 이 기자는 "매체 특성상 언론에 대한 감시도 하면서 취재기자로서 현장을 어떻게 전할 것인지 고민해야 하기 때문에 막막했다"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그는 왜곡 보도와 오보 등으로 진도 현지에서는 언론에 대한 불신이 극에 달했다고 전했다. 어느 정도였을까. 이 기자는 "멱살잡이는 기본이었고, 가족대책위가 열리는 천막에서 수첩을 들고 돌아다니는 것 자체가 가족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라고 전했다. 그리고 "뺨을 얻어맞고 수첩과 스마트폰을 빼앗기고... 현장에서 취재를 한다는 것 자체, 기자라고 보이는 사람들에 대한 불신이 물리적인 형태로 나타나 버린 최악의 상황으로 번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언론에 대한 불신으로 피해자 가족들은 한국 언론과의 인터뷰를 거부한 채 외신과 인터뷰를 했다. 이에 이 기자는 "우리 언론들이 앞장서서 실종자 가족들의 요구나 정부에 대한 불만, 구조 문제를 보도해야 함에도 외신이 먼저 이를 보도했다, 한국 언론은 이를 부끄럽게 생각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언론이 신뢰를 회복하는 방안은 무엇이 있을까. 이 기자는 "현장 취재기자들의 문제제기가 많으면 많을수록 회사 시스템이 고쳐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면서 "외부에서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것 등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취재기자나 데스크가 스스로 알고 변해야 한다, 취재기자가 먼저"라고 주장했다. 다음은 이재진 기자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첫 단추부터 언론 오보... 사고의 본질이 변했다"


a   이재진 <미디어오늘> 기자

이재진 <미디어오늘> 기자 ⓒ 이영광


- 진도 현지에 내려가서 취재하셨잖아요. 취재하면서 어떤 것을 느끼셨습니까?
"저는 사고 당일이 아니라 다음날인 4월 17일에 내려갔습니다. 워낙 전대미문의 사고이고 '전원 구조'에서 실종자가 수백 명으로 바뀌는 시점이어서 아수라장이었어요. 실종자 가족과 자원봉사자까지 합해서 500여 명이 있었던 것 같았습니다.

기자들도 상당히 많았고, 느낌 자체로는 취재를 해야 하는 입장에서 막막했습니다. 언론들의 행태도 취재해야겠지만, 사고의 본질에 다가가기 위해 생존자 가족들도 취재해야 했기 때문에 복잡 미묘했죠. 사고가 터진 후라 정신이 없었어요. 어떻게 알려야 사고의 본질을 알려낼 수 있을까 고민했어요."

- 어떤 부분이 막막했나요?
"저희(<미디어오늘>)는 언론 비평지니까 언론 보도에 대한 기사가 '어떻게 생산되고 결과물로 나오는지'에 대해 취재를 합니다. 실제적으로 현장 기자들이 1차 소스를 가지고 기사화하는 것을 옆에서 지켜보고 그것을 감시하는 역할을 합니다. 동시에 취재기자로서 사고현장에서 사고를 어떻게 전할 것인지도 고민해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전자의 경우 기자들을 많이 만나 대화를 하고, 취재 보도의 어려움 그리고 그 과정에서 데스크의 부당한 지시 등을 취재하면 됩니다. 그런데 후자의 경우는 현장 취재기자들이 느끼는 취재의 어려움을 저도 동시에 안고 가는 것이니까 그 부분이 막막했던 것 같아요."

- <미디어오늘>이 미디어 전문지라 다른 언론사 기자와는 사고를 보는 시각이 달랐을 것 같습니다.
"이번 세월호 참사의 경우, 국가재난사고의 성격도 있지만 거기에 더해 언론들의 보도 행태에 대한 문제들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고 생각해요. 저희가 사고 초기부터 모니터링했을 때, 저도 뉴스로 '전원 구조'라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하지만 이후 생존자 수가 바뀌고 수백 명이 희생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보도되면서 사고의 본질이 변했어요.

'전원 구조'라는 오보 때문에 사람들의 뇌리 속에서 '단순 해상사고'에서 '국가재난사고'로 변했습니다. 첫 단추부터 언론의 오보로 인해 국민들에게 잘못된 정보를 전달하면서 이 사고가 심각하게 돌아간 것이지요.

언론의 역할은 '국가 최대의 재난사고를 언론들이 어떻게 신속하면서도 정확하게 전달하느냐'입니다. 저는 '정보를 함부로 전달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파급력', 그리고 '잘못된 정보로 2차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 등을 주목했습니다. 가령 현장에서 1차 소스를 가지고 어떻게 기사화하는지, 정부 발표 같은 게 있을 때 발표에 대해 언론들이 2차 검증을 하는지, 이를 통해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려고 노력했는지 감시와 견제를 했습니다. 현장에서도 그런 것을 주의 깊게 봤어요."

"전원구조 오보, 희생자들에게 잘못된 신호로 작용했을 수도"

a 안타까운 학부모 전남 진도 인근 해역에서 여객선 세월호가 침몰한 지난 4월 16일 전남 진도 실내체육관. 응급진료소에서 한 학부모가 학생의 손을 잡고 자녀의 행방을 묻고 있다.

안타까운 학부모 전남 진도 인근 해역에서 여객선 세월호가 침몰한 지난 4월 16일 전남 진도 실내체육관. 응급진료소에서 한 학부모가 학생의 손을 잡고 자녀의 행방을 묻고 있다. ⓒ 이희훈


- '전원 구조' 오보 때문에 구조작업에 지장이 있었다는 견해도 있던데.
"당연하죠. 그 오보가 없었다면 사고를 책임지는 조직, 중앙재난대책본부 구성이 훨씬 빨랐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이건 검증 대상이긴 하지만…. 배 안에 갇혀있던 안산 단원고 학생들도 스마트폰으로 세월호 침몰 사고 뉴스를 봤잖아요. 심각한 상황인데 뉴스는 '전원 구조'라고 나오고, 선내방송은 '대기하라'고만 나오니 아이들에게 잘못된 신호로 작용했을 수도 있죠. '전원 구조될 수 있나 보다'라는 잘못된 신호로 말이죠. 그런 위험성도 충분히 있다고 생각해요. '전원 구조'라는 오보가 생명을 구할 수 있는 시스템 같은 것을 구축하는 데 시간을 낭비하게 만들었고, 잘못된 신호로 작용하면서 희생을 키웠다고 생각해요.

외신에서도 이 문제를 많이 다뤘지만, 이번 계기를 기회로 삼아서 재난에 대해 검증이 제대로 되지 않은 상황에서 그것을 속보로 처리할 경우 언론사들은 그게 얼마나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인지 각성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진도 현지에서는 언론에 대한 불신이 커서 기자들의 카메라를 부수는 일도 벌어졌다고 들었습니다. 어느 정도였나요?
"멱살잡이는 기본이었습니다. 진도 팽목항에서 가족대책위가 열리는 천막이 있는데, 천막 안에서 수첩을 들고 돌아다니는 것 자체가 가족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어요. 멱살을 잡히고, 뺨을 얻어맞고, 수첩과 스마트폰을 빼앗기고…. 현장에서 취재를 한다는 것 자체, 기자로 보이는 사람들에 대한 불신이 물리적인 형태로 나타나 버린 최악의 상황으로 번진 것이죠. 그것을 보면 세월호 침몰 사고와 관련해 언론에 대한 불신이 얼마나 깊은지 적나라하게 보여줬다고 생각해요."

- 실종자 가족들이 국내 언론에 대한 불신 때문에 해외 언론과 인터뷰를 했잖아요. 그것을 직접 볼 때 언론에 대한 자괴감·회의감이 있었을 것 같습니다.
"저도 언론 비평지에서 일하긴 하지만, 현장 취재를 했던 기자로서 실종자 가족 인터뷰를 하고 싶었죠. 저는 취재 윤리 등을 엄격하게 지켜야 한다는 입장이고, 취재 윤리에 어긋나는 일을 비판하는 입장이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취재는 해야 하잖아요.

사고 발생 초기에 실종자 가족들에게 접근하기 쉽지 않았습니다. 솔직하게 말씀드리자면 기자라는 직업과 실종자 가족들을 이해해야 한다는 감정 사이에 내적 갈등이 많았어요. 저도 유가족이나 실종자 가족 인터뷰를 시도했어요. 그들에게 다가가서 위로를 해드리고, 신원도 확인하고, 현재 정부의 구조에 대한 목소리를 직접 듣고 싶었지만 쉽지 않았습니다.

그런 와중에 실종자 가족들은 오히려 외신을 신뢰했습니다. 왜냐하면 외신의 경우에는 한국 언론에 대한 비판을 전제로 깔고 있었어요. 먼저 오보를 지적했고, 사고가 왜 일어났는지 사실 관계도 있지만, 사고 본질에 대해 비판하는 보도들이 쏟아졌거든요. 어떻게 보면 제3자적 입장으로 많이 떨어져서 본질을 건드렸기 때문에 실종자 가족 입장에서도 객관적인 외신 보도를 신뢰했어요.

상대적으로 한국 기자들은 가공되지 않은 형태에서 정부 발표를 그대로 내보내다 보니 (실종자 가족들이) 취재 접근을 제한한 것이죠. 외신 기자와의 인터뷰는 다 오픈했어요. 한국 언론이 반성할 게 많은 거죠. 한국 언론들이 앞장서서 실종자 가족들의 요구나 정부에 대한 불만, 구조 문제 등을 보도해야 함에도 외신보도가 1차적으로 접촉이 돼 기사로 나가버렸습니다. 한국 언론이 부끄럽게 생각해야죠."

"언론, 사회 공기로 역할 못 했다"

- 실종자 가족들도 많이 만났을 것 같아요. 많은 이야기를 들었을 텐데 가장 잊히지 않은 사례는 어떤 것이었나요?
"새벽 2시께였을 거예요. 50대로 보이는 남성분이 담배를 태우고 계셨어요.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누는데, 이 분 조카는 단원고 학생이었고, 사고 당일에 진도 공사현장에서 일을 하고 계셨어요. 일을 하는데 동생분에게 연락이 온 거죠.

'전원 구조'라는 말을 듣고 조카 얼굴을 보려고 팽목항에 갔는데 조카가 없는 거예요. '전원 구조'라고 했는데 수소문을 하니 생존자 수가 바뀌고 그 안에 포함 안 돼 기다린 거죠. 그런 와중에 실종자로 남았던 거죠. 이분이 전원 구조라는 말을 듣고 다행이라고 생각하면서도 혹시나 해서 조카를 먼저 보고 상황 파악하려고 가서 현장 관계자에게 어떻게 된 거냐고 물어봤대요.

그랬는데 전원 구조가 아니라는 말을 들은 거죠. 그날 이후 이분은 사고 현장에 남아 계셨어요. 제가 이 분하고 처음 대화할 때는 기자 신분을 밝히지 않았어요. 자연스럽게 대화가 오갔죠. 그러다가 이야기 도중 신분을 밝히고 말씀하신 부분에 대해 말해 달라고 했더니 그 이후부터 표정이 바뀌었어요. 이야기를 하지 않겠다고 한 거죠.

저도 현장에서 언론에 대한 불신을 말하면서 인터뷰를 하는데 그분은 제게도 역시 언론에 대한 불신을 표현하셨던 거죠. 그걸 보면서 희생자·실종자 가족 입장에서는 이번 사고를 두고 '언론이 살인을 했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언론이 사회 공기로서 역할을 다하지 못한 모습으로 기억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 매체 특성상 취재기자들을 많이 만났을 것 같은데, 기자들의 취재 태도는 어땠나요?
"몇몇 기자들을 만났는데, 당시 JTBC 앵커의 '친구들 죽은 건 알아요?'라는 질문이 문제가 됐을 때였어요. 또 여러 군데에서 생존자 인터뷰를 하는 게 부적절하다는 문제제기를 한 상태였지요. 그런 상태에서 진도에 갔었거든요. 기자들이 그런 문제제기에 대한 경각심 등은 생리적으로 알고 있어요. 그런데 취재를 하면서 데스크의 요구도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어떤 기자분은 '데스크에서 생존자 인터뷰는 되도록 하지 말고, 객관적인 사실 보도를 위주로 거기서 나온 정보를 검증하는 형태로 기사를 쓰라는 지시가 떨어졌다'고 하더라고요. 사고 발생 초기에 부적절한 인터뷰가 희생자·실종자 가족들의 가슴에 상처를 남겼죠. 이후 기자들도 경각심을 갖고 취재에 임했습니다.

한편으로 기자들이 이해되기도 했어요. 취재 접근이 되지 않음에도 기자들은 희생자·실종자 가족들의 목소리를 들어야 하거든요. 희생자·실종자 가족들이 어떤 것을 요구하는지 듣는 게 팽목항 취재 현장에서는 가장 중요한 취재 영역이니까요. 오히려 기자들이 기자처럼 보이지 않기 위해 몰래 녹음을 하거나 숨어서 취재수첩에 기록하는 모습을 많이 봤어요. 기자들이 (이런 상황을) 자초한 측면도 있지만, '기록을 해야 한다'는 측면에서는 기자들도 많은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기자들의 자기성찰, 계속 이어져야"

a "반성합니다" KBS 기자의 눈물 KBS 사회부 강나루 기자가 지난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본관 민주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보도에 대한 반성과 길환영 사장의 자진사퇴를 촉구하는 KBS 새노조 조합원총회에서 발언 도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강 기자는 KBS 38기로 세월호 침몰사고 보도에 대한 반성의 글을 사내망에 올린 바 있다.

"반성합니다" KBS 기자의 눈물 KBS 사회부 강나루 기자가 지난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본관 민주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보도에 대한 반성과 길환영 사장의 자진사퇴를 촉구하는 KBS 새노조 조합원총회에서 발언 도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강 기자는 KBS 38기로 세월호 침몰사고 보도에 대한 반성의 글을 사내망에 올린 바 있다. ⓒ 이희훈


- 기자가 꿈이었다는 단원고 3학년 학생의 편지가 있었습니다. 그것을 볼 때 어땠나요?
"저도 그 편지를 보고 부끄럽다는 생각을 했어요. 제목이 '기자란 직업병에 걸린 사람들'이었습니다. 그 학생이 사례로 든 것은 '단원고 안에 들어가서 연출 사진을 찍었다'는 것이었어요. 기자들이 국민의 알 권리 등을 위해 기사를 쓰는 게 아니라 단순히 벌어진 현상 자체 그리고 그 현상을 소재로 기사를 쓰는 것을 본 것 같습니다. 이런 것을 보면서 '기자는 사회 감시의 역할을 한다'고 생각했던 학생의 생각이 깨진 것이죠.

단순히 '기사가 된다'고 생각하면 마음의 상처도, 연출을 해서라도 무리하게 기사화하는 것을 보니까 기자라는 직업 자체에 회의를 가진 것입니다.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한국 취재기자들이 편지글을 봤다면 자신의 취재 행태라든지, 자신이 해온 일 자체에 대해 반성할 부분이 충분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 취재하면서 어떤 것이 가장 힘들었어요?
"기자의 입장에서 기록은 해야 하는데 기록을 하기 위한 접근 자체가 쉽지 않았습니다. 또 인터뷰가 희생자·실종자 가족에게 상처 혹은 2차 피해를 줄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상당히 조심스러웠습니다. 이런 내적 갈등은 어느 기자나 다 있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기자들이 재난 보도와 관련해 이후 자기 고민이 많을 것이라 생각해요. 저 역시 마찬가지고요."

- 진도체육관이 팽목항에서 가까운 줄 알았는데, 꽤 걸린다고 하더라고요.
"맞아요. 둘 사이는 23km입니다. 최근 일부 방송기자들이 사용했다면서 논란이 된 남도국악원은 팽목항에서 9km고요. 팽목항에서 진도체육관까지 차로는 30분 정도 걸리고, 남도국악원은 10분 정도 걸리더군요. 사고 발생 초기에 남도국악원 쪽에서 국악원을 실종자 가족 숙소로 하자는 제안을 했는데, 어떤 이유에서인지 수용이 안 됐습니다. 숙소가 진도체육관으로 결정됐습니다. 당시 이런 사실은 잘 몰랐지만, 가족들도 불편했고 기자들도 불편했거든요.

워낙 거리가 있고, 사고 현장에 시시때때로 가야 한다는 문제도 있고…. 기자들 입장에서는 팽목항도 있지만, 진도체육관 숙소에서도 브리핑을 해야 했기 때문에 불편이 있었죠. 숙소로 제안했던 곳을 놔두고 진도체육관으로 왜 왔는지 저도 궁금합니다. 취재영역으로 남아 있습니다."

- '세월호 침몰과 함께 언론도 침몰했다'는 말이 나옵니다. 언론의 민낯을 보는 것 같아 안타까웠습니다. 언론이 다시 신뢰를 회복하려면 무엇을 해야 할까요?
"이 문제는 정말 어려운 문제긴 한데…. 각 언론사에서 현장 취재기자들의 문제제기가 많으면 많을수록 회사 시스템이 고쳐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현재도 언론사 기자들의 자기 고백에 대한 글들이 반성문 형태로 나오던데, 이런 게 많아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잘못한 당사자가 자신들의 잘못을 절실히 느껴야 한다는 것이죠. 외부적으로는 엄청난 비판과 질타가 존재하잖아요. 데스크 그리고 경영진이 변해야 해요. 이런 변화가 나타나려면 현장 취재기자들의 반성문, 자기 성찰이 먼저 나와야 한다고 봐요. 회사 안에서도 그런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회사는 문제를 인식해 자기 성찰과 반성을 충분히 안아주는 형태로 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이런 것을 하지 않고 외부에서 가이드라인을 만든다는 것 등은 한계가 있다고 봅니다. 현장 취재기자가 먼저죠."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http://blog.daum.net/lightsorikwang)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이재진 #미디어오늘 #세월호 #언론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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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의 궁금증을 속시원하게 풀어주는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와 이영광의 '온에어'를 연재히고 있는 이영광 시민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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