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전문에 관광용 전차.
김희선
기차를 탈 때 항상 간식을 한아름 안고 탄다. 생수, 소시지, 빵, 과일은 기본 아이템이다. 기차 안에서 먹는 간식은 유난히 맛있다. 이제는 나도 꽤 익숙해져 혼자 음식을 펼쳐놓고 먹는다. 가끔 아이와 눈이 마주치면 웃으며 나눠 준다. 엄마는 '고맙다고 해야지'라며 아이를 토닥인다. 사람 사는 모습은 어디나 다르지 않다.
중국인이 특히 좋아하는 주전부리는 해바라기씨다. 중국 해바라기씨는 껍질 채로 양념을 가미해 판다. 그래서 '톡톡' 소리를 내며 이로 까먹는 사람을 쉽게 볼 수 있다. 햄스터같이 까는 모습이 능수능란하다. 따라해 봤지만 껍질이 앞니 사이에 껴 우스운 몰골이 되기 일쑤였다. 다년간 수련이 필요한 기술이다. 가끔 앞니가 벌어진 중국노인을 보곤 하는데 해바라기씨를 즐겨 먹어 그런 것이 아닐까 추측한다.
기차에는 뜨거운 물이 구비되어 있기 때문에 컵라면을 들고 타기도 한다. 물론 간식차도 있다. 컵라면, 과자, 음료 등을 팔지만 비싸고 종류가 얼마 없다. 소시지와 맥주를 구입해서 먹은 적이 있는데 시중가의 딱 두 배였다. 배는 채웠지만 지갑이 배고파졌다.
여름이 오면 아이스크림을 판다. 하지만 기차에 따라 차별을 둔다. 서민이 이용하는 훠처에서는 2위안(약 350원)짜리 하드를 팔지만, 가장 빠르고 고급스러운 까오티에(高铁)에서는 수입한 고급 아이스크림을 판다. 고객층에 따른 맞춤형 판매 전략이다. 찌는 날씨, 기차에서 사먹는 하드는 꿀맛이다. 좋은 아이디어 같았다. 물론 비싼 아이스크림은 먹어보지 못했다.
기차에서 만난 각양각색의 중국인, '진상 질량 보존의 법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