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드스톡행 마지막 버스>겉표지
동서문화사
모스 경감은 1975년에 발표된 <우드스톡행 마지막 버스>에 처음으로 등장한 후, 1999년 13번째 작품인 <The Remorseful Day>(국내 미발간)에서 당뇨 합병증으로 병원에서 사망한다. 콜린 덱스터도 마음이 아팠을 것이다. 자신이 창조하고 키워낸 캐릭터가 죽는 모습을 봐야 했으니.
콜린 덱스터는 옥스퍼드 대학에서 교수로 재직하던 도중에 모스 경감이 등장하는 범죄소설을 구상했다. 차분하고 지적이면서 주먹보다는 머리를 쓰는 형사가 나오는 소설을 원하고 있었다.
1973년 8월의 어느날, 그는 노트 한 권과 볼펜 한 자루를 들고 부엌에 틀어박혀서 글을 쓰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자신이 구체적으로 뭘 써야 하는지도 몰랐다.
그러다가 '나도 남들처럼 잘 쓸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돈은 목표가 아니었다. 이미 대학교에서 넉넉한 월급을 받고 있었으니까.
일종의 허영심 때문인지 그냥 범죄소설의 표지에 자신의 이름이 올라가는 것을 보고 싶었다고 한다. 그리고 독자들이 그의 소설을 읽으면서 즐거워하길 바랐다. 결론적으로 콜린 덱스터는 이 모든 것을 이뤘다. 돈도 벌고 유명해지고, 많은 사람들이 그의 소설을 읽으면서 즐거워하고 있으니까.
그렇게 완성된 소설이 모스 경감이 등장하는 첫 번째 장편 <우드스톡행 마지막 버스>다. 어둠이 깔리는 옥스퍼드에서 두 여학생이 우드스톡으로 향하는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오지않는 버스. 여학생들은 히치하이킹을 결심하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
결국 다음날 한 여학생이 살해된 채로 발견된다. 다른 여학생의 행방은 묘연하다. 모스 경감은 동료와 함께 이 사건을 수사하기 시작한다.
<우드스톡행 마지막 버스>에서 모스 경감은 그의 파트너이자 부하인 루이스를 만나게 된다. 이때부터 이들은 수많은 사건들을 함께 해결한다. 파트너이지만 마치 아버지와 아들같은 분위기가 풍기는 그런 관계를 보인다. 이 작품에서 모스 경감은 50세가 넘은 나이의 독신으로 등장한다.
인터뷰 내용에서도 알 수 있듯이 모스 경감은 술을 좋아한다. 아침이건 저녁이건 가리지 않고 술을 마신다. '액체로 된 음식을 먹는 것이 두뇌활동에 좋다네'라고 말하기도 한다. 하루에 필요한 열량의 대부분을 술로 섭취할 정도다.
시리즈의 9번째 편인 <옥스퍼드 운하 살인>에서는 술 때문에 쓰러져서 병원에 입원한다. 그래도 루이스를 시켜서 술을 반입해 와서 병실에서 밤마다 그 술을 홀짝 홀짝 마신다. 모스 경감의 상사는 '자네가 술집에서 낭비한 시간이 얼마나 되는지 알고 있나'라고 말한다. 그런데도 옥스퍼드 경찰청에서 해고되지 않는 것을 보면 그만큼 사건 수사 능력이 뛰어났기 때문일 것이다.
20년이 넘게 활동하고 사망한 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