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쓰이는 한자 중에서 가장 복잡한 뱡 자'뱡'이라는 한자는 총 57획으로, 강희자전과 현재 존재하는 모든 자전에서 나오지 않은 문자임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중국어에서 쓰이는 한자 중 가장 획수가 많은 한자 중 하나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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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형체소마다 고유한 발음이 있고, 형체소를 한 글자에 욱여넣는 게 아니라 일렬로 나열하여 새 단어를 만든다면 어떻게 될까? 현재 중국에서 쓰는 한자 중에서 가장 복잡한 글자는 산시성 전통 국수 뱡뱡면을 일컫는 뱡 자인데, 이 글자의 형체소를 풀어쓰면 '宀八言麼麼馬長長月刂心辶', 즉 '면팔언마마마장장월도심착'이 된다.
이것을 영어 단어 'floccinaucinihilipilification'과 비교하면 길이가 별로 다르지 않다. 또한 글자의 발음인 '뱡'은 영어 단어의 축약형인 'floc'과 같다고 볼 수 있다. 아니, '뱡'이 어떤 형체소 발음과도 일치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임의의 철자인 'teem'에 더 가까울 것이다.
그렇다면 한글로 쓴 한자어는 어느 쪽에 가까울까? 한글 한자어는 형체소나 의미소 정보가 모두 사라져 내용물(물표)을 알 수 없는 불라다. 한자어 단어에 동음이의어가 많은 것은 이것과 관계가 있다. 나는 기본적으로 한글 전용에 찬성하지만, 동음이의어 문제와 신조어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한글만으로 온전한 문자 언어생활을 할 수 없으리라 생각한다.
만일 한글 전용을 강제로 시행한다면 단어 길이가 지금보다 길어지거나 한자어 발음이 훨씬 다양해져야 할 것이다. 물론 지금의 한자가 영어처럼 어원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기능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갑골문, 금문, 대전, 소전, 예서, 해서, 행서를 거치면서 자형에 많은 변화가 일어나 원래의 어원을 유추할 수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글은 한자에 얽매이거나 무작정 한글 전용을 추진하는 것이 아닌 제3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 어쩌면 언중이 방법을 찾을지도 모른다. 늘 그랬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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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 회사에서 번역 프로그램을 만들었으며 환경단체에서 일했다. “내가 깨끗해질수록 세상이 더러워진다”라고 생각한다. 번역한 책으로는『새의 감각』『숲에서 우주를 보다』『통증연대기』『측정의 역사』『자연 모방』『만물의 공식』『다윈의 잃어버린 세계』『스토리텔링 애니멀』『동물과 인간이 공존해야 하는 합당한 이유들』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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