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타파 김용진 대표와 봉지욱 기자, 신인수 변호사가 지난 6월 5일 오전 대선개입여론조사 특별수사팀에서 조사를 받기 위해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도착하고 있다.
권우성
앞서 허 부장판사의 발언에서 살폈듯 이 사건의 핵심은 '보도가 윤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했는지'다. 봉지욱·한상진·김용진 기자 3인 역시 <압수수색> 책에서 "이 사건은 검사 윤석열이 대장동 대출 브로커 조우형을 봐줬는지 여부를 검증하는 것이 핵심"이라면서 "(재판이) 본연의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들 3인이 법정에 서기까지의 과정은 압색과 출금, 기소 등 몇 개의 단어만으로 표현할 수 없는 고단함이 있다. 이에 대해 봉 기자는 "결국 기자들에게 공포심을 자리잡게 만들려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2024년 4월, 22대 총선을 앞두고 뉴스타파는 여러 공직 후보자를 검증했다. 보도로 확인한 부적격 후보자는 공천이 취소되거나 선거에서 떨어졌다. 언론사라면 공직 후보자 검증 보도는 무엇보다 우선해서 해야 하는 일이다. 그럼에도 검찰은 20대 대선에서 윤석열 후보를 뉴스타파와 내가 악의적으로 비방했다며 명예훼손 혐의로 수사를 벌였다. 이런 식으로 공권력이 언론보도에 개입하면 권력자 비판은 불가능해진다. 실제로 윤석열 명예훼손 수사가 시작되면서 정권을 비판하면 압수수색을 당할 수 있다는 공포심이 기자들 사이에 자리 잡았다."
이러한 난관에도 이들 3인은 자신들이 겪은 과정을 <압수수색>이라는 이름의 책으로 풀어냈고, 11일 제주, 12일 부산에 이어 16일 서울에서 독자들을 만난다.
12일 봉 기자는 <오마이뉴스>에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냐'는 질문에 "압수수색 트라우마가 나도 모르게 생겼고, 신변의 위협도 가끔 느낄 때도 있어 가족들과 내 주소지를 분리할 생각까지도 했지만 결국 여러 시민들을 믿고 그냥 가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면서 "윤석열 시대를 살아가는 시민들이 압수수색 말미 특별부록 형식으로 담긴 '압수수색 대응 매뉴얼'을 꼭 살폈으면 좋겠다"라고 당부했다.
"우리가 압수수색을 처음 당했을 때 '이거 어떻게 해야 하지' 막 이런 생각이 들더라. 일반인 같은 경우는 압색을 당할 때 수사관이 휴대폰 열려고 하면 그렇게 열어줘야 하는 줄 알고 비밀번호도 알려준다. 거기서 사건과 관계없는 것들 막 나오고 하는 거다. 우리(뉴스타파)도 그랬고. 시간이 지나고 보니 검사들이 왜 핸드폰을 바꾸는지 알겠더라. 나는 그걸 뒤늦게 안 거지만. 아무튼 특별부록은 윤석열 집권 3년차, 각자도생의 시대에서 우리 권리는 우리 스스로 지키야 한다는 생각으로 만든 대응 매뉴얼이다. 봐줬으면 한다."
봉 기자 말대로 매뉴얼은 질문과 답변으로 구성됐다. 압수수색 집행 전 수사관이 아파트에 방문했을 때 해야할 행동, 검찰 압수수색 전 휴대전화를 바꾸는데 괜찮은지 여부, 안티 포렌식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면 효과가 있는지, 압색을 당하면 집안이 난장판이 되는지, 수사관이 휴대전화를 압수해서 비밀번호를 알려달라 하면 어찌해야하는지, 무엇보다 갤럭시 휴대전화를 아이폰으로 바꾸면 안전한지 등이 담겼다.
봉 기자는 "아이폰이라고 해서 디지털포렌식을 완벽하게 막을 순 없다"라면서 "아이폰도 자금 비밀번호를 숫자 4자리로 할 경우는 뚫릴 수 있다"라고 답했다.
끝으로 그는 "이 사건은 민주화 이후에 우리 언론 역사에서 가장 정점으로 기록될 언론 탄압의 역사"라면서 "그렇기 때문에 기록으로 남겨놔야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쓴 책이다. 언론탄압을 한 윤석열 정권이 어떻게 되는지 한번 보자는 의미가 있다. 이 점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물론 책에서는 "특검으로 이 사건의 숨은 배후를 밝혀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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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검찰의 압수수색, 당황하지 말고 이렇게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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