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 글 쓰는 분들은 기사를 다 읽고 쓰는지?

후원금 돌려 달라는 내 글에 대한 논쟁에 부쳐

등록 2003.04.06 00:36수정 2003.04.06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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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병동의안이 처리되고 분노에 차서 잠을 못 이루었다. 그 때의 심정은 기사 마지막에 덧붙이는 글에 쓴 그대로다.

"내가 억울한 건 파병에 대한 노 대통령의 판단 그 자체가 아니다. 그 깟 돈 14만원이 아까워서는 더욱 아니다. 다만 국민을 보지 않고 미국과 한나라당, 동교동계 등 친미보수세력에 기대어 대통령을 하려는 것 같아서 안타까와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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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을 물로 보는 노 대통령! 대선 후원금 14만원 돌려주세요

나는 아직 노사모 회원 탈퇴 생각도 없다. 다만 즐겨찾기에서 청와대와 노사모를 지웠을 뿐, 국민에게 돌아온다면 언제든지 노무현을 지지할 것이다."

40분 정도 정신 없이 글을 쓰고서는 청와대 신문고에 올렸다. 그리고 습관대로 그 글 그대로 노사모 게시판, 노하우 게시판, 개혁국민정당 게시판에 글을 올렸다.

제목은 "노무현 님! 내 돈 14만원 돌려주세요." 다른 글 같으면 이 정도면 끝나는 데 혹시나 공개민원 신청을 했는데 청와대 신문고에서 공개 안할까봐 오마이에도 올려야겠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청와대 신문고에서는 4월 3일 새벽 1시에 공개민원을 신청했는데 이틀이 지난 지금까지도 접수조차도 되지 않고 있다. 접수되지 않고 휴지통에 들어가는 사유로 중복민원이거나 타부서 민원을 들고 있는데 내 경우는 아무 것도 해당되지 않는다.

내 민원을 받아들이든지 안 받아들이든지는 민원처리 하는데서 할 일이다. 그러나 조건에 걸리지 않는데 접수조차 안하는 것은 대통령께 쓴소리 하니까 미리 장벽을 치는 것 아닌가 하는 마음이 든다. 혹시나 내가 버튼을 잘못 눌렀나해서 다음 날 4월 4일 낮에 신문고 웹마스터에게 이런 내용과 원래 민원을 메일로 보내서 접수를 종용했다.

그러나 아직 아무 답이 없다. 이 번에는 수신은 확인 되었다. 지난 대선 전에 노하우 웹마스터에게 보낸 몇 번의 메일에 대해서 대부분 바로 답을 보내줄 때와 비교하면 국민참여의 몫이 더 늘어났다고 보기는 힘들다.


오마이뉴스에서는 제목을 바꿨다. 노사모 게시판과는 달리 제목을 "노무현 대통령님! 대선후원금 14만원 돌려주세요." 부제는 "이라크전 파병동의안 처리에 반대하며"라고 달았다.

흔히 오마이 톱기사는 사진 한 장 없는 게 없다. 그런데 나는 사진 하나 넣지 않았다. 그저 잉걸 기사로 제목이 오르면 이 삼백명 쯤 보겠고 그러면 청와대 비서진 중 한 사람이 볼 것이고 노대통령 주변의 사람들에게는 내 뜻이 알려지리라 기대를 했었다.


그런데 기사 올리고 한 10시간 후에 내 기사가 톱으로 오르고 오마이 자료 사진도 붙어있었다.

(나는 오마이에 기사 투고하고 오마이는 편집권을 가졌으므로 제목을 고치고 부제를 바꾸는 것에 대해서는 아무 불만이 없다. 사실 내가 쓴 제목은 바뀐 것과 비교하면 눈에 덜 띈다.)

톱기사에 오른 것을 처음 봤을 때가 댓글이 40개 쯤 달렸을 때였는데 처음 몇 개 글을 빼고는 도무지 내 기사를 다 읽고 쓰는 것 같지 않았다.

나는 파병안 자체에 대해서도 반대하지만 그것보다 파병동의안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국민들에게는 설득도 변명도 하지 않았다는 것을 짚으며 이것은 후보 시절의 노대통령의 모습과는 분명히 다르다는 것을 말했다.

지금 700개가 넘게 올라온 댓글 중 이 부분, 내가 기사에서 기사의 분량에서나 내용에서나 강조한 것을 찬성하든지 반대하든지 하는 것은 별로 없다. 다들 주제와 관계 없는 것이다.

첫 째, 파병반대하는 바보 같은 놈이라거나
둘 째, 나와 집사람이 장애인이라는 것을 두고서 쌍욕을 하고들 있다.
세 째, 노대통령이 취임한지 한 달 밖에 안되었는데 벌써 지지 철회하는 것은 냄비근성이라는 글도 많다.

세 째 것에 대해서는 나는 아직 노사모 회원이라는 것으로 답을 한다.
이번의 민원 신청과 오마이에 기사 올린 것은 파병동의안 처리 과정에 대한 내 나름의 정치행위이다. 시골에 사는 내가 우리 식구들 챙긴다고 특별한 시간도 못 내는 내게 인터넷이란 유용한 도구 아닌가?

내가 공개 민원을 신청한 것은 돈을 받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답변서를 받고자 하는 것이다.

"이번 이라크 전 파병은 국가의 명운이 걸린 것이므로 어쩔 수 없었는데 국민과 함께 하는 참여정부의 기조는 변하지 않았다. 앞으로도 국정에 도와달라." 이런 식의 답변 한 장을 바란 것이다.

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인 데가 노사모다. 나하고 집사람도 다른 부부들처럼 싸울 때가 있다. 어떨 때는 말이 안 통할 때도 있고 생각이 완전히 다른 경우도 있다. 그럴 땐 크게 싸운다.

그러나 그렇다고 바로 이혼하자는 말은 안한다. 왜냐하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하기 때문에 한 번 실망한다고 바로 끝을 볼 수는 없다.
이번 일 이후에는 노대통령이 후보시절의 마음가짐으로 국민을 대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첫 째 문제에 대해서는 기사 본문에서와 덧붙이는 글에서 이미 언급했다. 내가 주제로 다루지 않고 분량도 극히 적은 것을 가지고 또 다시 문제 삼는 것은 국어 읽기 실력이 부족하다고 봐야 할까?

둘 째 문제는 심각한 문제다. 내가 전에 쓴 기사를 읽어 본 사람은 알겠지만 나는 대부분 전신마비 1급 장애인과 사는 5급 장애인이라고 신분을 밝힌다. 내가 쓴 기사라는 것이 대부분 내이야기를 쓰며 지금 내처지를 설명하는 데 그게 가장 정확하다. 또 빨리 알아듣는다.

그것 가지고 집 사람의 육체적 장애를 조롱하는 글이 많다. 그런 글 쓴 사람들은 자기가 혹은 부인이 비장애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남들한테 칭찬 받고 다니나.

우리 집사람도 다치기 전에는 비장애인이었다. 댓글에서 욕한 사람들도 어느날 사고로 인해서 다칠 수도 있다. 하여튼 죽기 직전까지 누구나 한 번은 장애인이 된다.

나는 세상에서 제일 치사한 사람을 장애인을 욕하는 사람으로 생각한다. 나보고는 신체장애 말고 정신장애도 있다고도 하는데 뒤에 쓴 정신장애자라는 표현이야 쓸 수 있다고 해도 거기에 앞에 신체 장애라는 말은 또 왜 들어가는가?

좀 더 문제를 삼으면 우리 나라에는 신체 장애가 없는 비장애인이 정신장애를 가진 즉 미친 사람이 얼마나 많은가? 친미 사대 매국에 미친 사람들은 또 얼마나 많은가?

우리 부부를 장애인이라고 놀린 사람들은 하늘아래 모든 사람은 평등하다는 진리에 대해서 곰곰히 생각하고 인권, 예절, 도덕 교육을 더 받았으면 한다.

물론 댓글 중에 간혹 논점을 정확히 파악하고 찬성이나 반대의견을 주신 분들도 있고 내게 메일 주신 분도 계신다. 고마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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