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을 물로 보는 노 대통령!
대선 후원금 14만원 돌려주세요

생활비 절반을 대선 후원금 낸 한 장애인의 '분노'

등록 2003.04.03 01:26수정 2003.04.03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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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지난해 대선 지방유세 도중 지지자에게 전달받은 '희망돼지'에 입맞춤을 하고 있는 노무현 대통령

지난해 대선 지방유세 도중 지지자에게 전달받은 '희망돼지'에 입맞춤을 하고 있는 노무현 대통령 ⓒ 오마이뉴스 권우성

"대선 때 노무현 후보에게 후원금을 15만원 이상 냈는데 (돼지 저금통을 다 확인 못했으니) 14만원만 돌려주세요."

이라크 파병을 국민에게 설득도 제대로 안하고 처리하는 것은 국민을 우습게 보는 것으로서 나는 파병동의안 과정 자체에 반대한다.

우리 집은 1급 장애인인 집사람, 올해 7살난 딸, 환갑 넘으신 장인 어른 이렇게 네 식구가 산다. 나도 5급 장애인이다. 지금은 집 사람 자연식 치료한다고 내가 다른 일은 못하는지라 기초생활보장법에 의한 수급권자로 나라에서 매달 주는 돈으로 산다.

작년에는 한 달에 63만 5천원인가 받았다. 그때는 반드시 나가는 전기세, 인터넷 요금, 차량용 LPG값 등을 빼면 한 달에 쓸 수 있는 돈이 20만원 남짓 되었다. 그런데 우리 가족은 작년 6살 먹은 우리 딸까지 모두 노무현 대통령 팬이다. 나와 딸은 노사모 회원이고 나는 노무현 흔들릴 때 개혁국민정당에 입당까지 했다.

대선 때는 가진 것 없는 우리 형편에도 노무현을 돕고 싶어서 안달을 했다. 내 통장으로 10월, 11월, 12월 매달 만원씩 계좌이체했고 <오마이뉴스> 원고료 6만7500원도 집사람, 장인 어른, 딸 아이 이름(박경미, 박문호, 조아랑)으로 냈다. <오마이뉴스> 원고료는 내 이름으로 된 복지카드로 냈다.

이것말고도 영덕에서 희망돼지와 희망티켓 사업을 책임지는 국민서포터즈 단장 일을 맡아서 다른 분들 돈도 냈는데 내 이름으로 한 6만원 쯤 '이상수' 명의 계좌로 넣은 게 있는데 그건 내 돈이 아니니까 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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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집 다니는 딸아이 저금은 3년 9개월 동안 종이돈은 단 한 번도 주지 못하고 늘 동전을 모아서 주었는데 대선 후원금 내자고 딸아이를 꼬셔서 그 기간은 어린이집 저금은 단 한 푼도 못내고 돼지 3마리(한 5만원은 넘는다)를 포항에 사무실이 있던 경북 국민참여운동본부 사무실에 냈다.


우리 집 형편에 14만원이면 매달 실제로 쓸 수 있는 돈의 절반이 넘는 거액이다. 나는 이 돈을 돌려 받고자 한다.

a 노무현 대통령이 2일 오전 국회 본회의에서 이라크전 파병 등 국정현안에 대한 연설을 하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이 2일 오전 국회 본회의에서 이라크전 파병 등 국정현안에 대한 연설을 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국민이 대통령입니다'라는 구호를 믿었다. 선거 운동할 때도 정치에 대한 불신이 극에 달한 다른 사람들에게 '노무현은 다르다. 나중에 잘 못하면 내 돈 내놔라 하고 큰 소리 치라'고 다가섰다. 그런데 이번 이라크 전쟁 파병 결정으로 노무현은 그 원칙을 허물었다. 파병 결정은 두 가지 선택을 동시에 하는 것이었다.


우선 지는 해인 미국편에 설 것인가 반대편에 설 것인가, 다음으로는 보수 수구세력인 미국과 한나라당, 민주당 내 동교동계 편에 설 것인가, 평화와 개혁을 바라는 국민의 편에 설 것인가 하는 선택이었다.

처음 선택이야 미국이 곧 망할, 지는 해로 보는 나 같은 사람과는 달리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런데 중요한 문제는 두번 째 문제이다. 여태 노무현은 미국과 한나라당이나 민주당 내 동교동계로부터 환영을 받은 적이 없다. 대통령 되기 전까지는 분명히 그랬다. 그는 오직 국민을 보고 정치를 했고 원칙과 상식을 지키겠다는 그에게 국민들은 돼지 저금통까지 털어가며 대통령 만들어준 것이다.

그런 노무현이 헌법에서 부인하고 있는 침략전쟁에 군대를 보내자면서 국민들과는 변변한 대화 한번 안했다. 검사들하고는 바로 TV 생중계 되는 대화를 하면서 날마다 수많은 사람들이 시위를 하고 집회를 하는 이번 일에 대해서는 자기를 뽑아준 국민에게 설득이든 변명이든 아무 노력이 없다.

미국에 빌붙어서 한나라당 의원들 숫자에 기죽어서 대통령 한다면 나는 후원금을 낼 마음이 애초에 없는 사람이다. 형편도 안 된다. 우리 딸이 잘 먹는데 두세 달에 한 번이나 먹는 통닭을 14마리나 한 번에 먹을 수 있는 그 돈을 냈을 리가 없다.

그래서 나는 내 이름으로 또 우리 식구 이름으로 낸, 지난 대선 때 후원금을 돌려 받고자 한다. 15만원은 넘을 것 같으나 14만원은 분명히 넘으니 14만원만 돌려달라.

a 지난 대선중 노무현 대선 캠프에 전달된 희망돼지 저금통들.

지난 대선중 노무현 대선 캠프에 전달된 희망돼지 저금통들. ⓒ 오마이뉴스 이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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