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키스방’인 대화카페는 법의 사각지대에서 20대 여성들에게 은밀하게 성매매를 제안하고 있었다
팀 라그랑주
암시장 전문 조사업체인 미국 '하보스코프(Havoscope)'가 2015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성매매 시장은 120억 달러, 약 12조 9000억 원으로 '세계 6위'였다. 우리나라보다 인구가 훨씬 많은 중국, 스페인, 일본, 독일, 미국 다음으로 큰 규모이다.
2016년 한국형사정책연구원에서 발간한 <조직범죄단체의 불법적 지하경제운영실태> 보고서를 보면, 한국의 성매매 시장 규모는 하보스코프의 추정값보다 3배 높은 약 30조~ 37조 6천억 원에 달한다. 성매매 특성상 정확한 통계를 집계하기는 어렵다. 이마저도 '추정값'이다. 2021년 국내 치킨 시장의 규모는 9조 원이었다. 한국의 성매매 시장은 치킨 시장의 3배 이상이란 이야기다. 거대한 성매매의 그림자는 이제 음지를 벗어나 아르바이트를 구하는 사회초년 여성까지 위협하고 있다. 그 시발점은 구직 사이트에 공개한 '이력서 한 장'이었다.
"알바몬, 알바천국에서 봤어요"
취재하며 만난 OO카페 업주와 실장 등 총 57명은 "'알바천국'과 '알바몬'에서 (여성의) 이력서를 보고 연락했다"고 말했다. 그들이 20대 초반인 여성 취재진에게 접근할 수 있었던 경로는 국내에서 가장 큰 점유율을 차지하는 대표 아르바이트 플랫폼 두 곳이었다.
2022년 5월, 개인정보관리위원회는 온라인 플랫폼의 개인정보 보호를 강화하겠다고 밝혔으며, 그 중 하나로 구인 구직 플랫폼을 언급했다. 그러나 2023년이 된 지금도 구인 구직 플랫폼에 올린 개인 이력서는 본인의 의사와 관계 없이 유사 성매매업소로 흘러 들어가고 있다.
개인정보 보호법에 따르면, 개인정보는 "목적 외의 용도로 활용"되어서는 안 된다. 개인정보 보호 원칙 제3조 8항은 "개인정보처리자는 이 법 및 관계 법령에서 규정하고 있는 책임과 의무를 준수하고 실천함으로써 정보주체(※정보의 주체가 되는 사람)의 신뢰를 얻기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라고 명시한다.
알바몬, 알바천국 이용자는 정상적인 기업이 아닌, 불법 성매매업소로 개인정보가 유출될 수 있음을 동의한 적이 없다. 자발적으로 이력서를 공개하였지만, 이를 키스방 등 유사 성매매업소에 공개한 것 역시 아니다. 또한, 성매매알선등행위의처벌에관한법률(이하, 성매매처벌법) 제4조는 "성을 파는 행위를 하게 할 목적으로 다른 사람을 고용·모집하거나 성매매가 행하여진다는 사실을 알고 직업을 소개·알선하는 행위"를 금지행위로 규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