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군부, 쿠데타 이후 민간인 5350명 살해… 잔혹한 고문도

유엔 보고서 발표... "국제형사재판소에 회부해야"

등록 2024.09.18 16:00수정 2024.09.18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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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미얀마 군부 민간인 탄압 보고서를 발표하는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 홈페이지

미얀마 군부 민간인 탄압 보고서를 발표하는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 홈페이지 ⓒ OHCHR


미얀마 군사정권이 쿠데타를 일으키며 살해한 민간인이 5천 명이 넘는다는 유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는 18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2021년 2월 쿠데타 이후 숨진 민간인이 5350명이라고 밝혔다.

미얀마 군부가 조사를 거부하면서 피해자와 목격자 인터뷰를 기반으로 한 보고서에 따르면 쿠데타 이후 체포된 민간인이 약 2만 7400명에 달한다고 전했다.

OHCHR은 "군부는 법률 시스템을 도구화해서 군정 체제에 반대하는 거의 모든 행위를 범죄화하고 있다"라며 "보고서는 미얀마 전역에서 심화되는 위기와 법치주의의 실종을 자세히 보여준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치적 반대 세력인 부모를 찾을 수 없을 때 어린 자녀를 대신 체포한 경우도 있다"라고 지적했다.

체포된 민간인은 군사훈련센터에 수감되어 있으며, 음식과 물을 주지 않고 천장에 매달거나 뱀이나 곤충 등 야생 동물로 공포를 유발하는 등 고문과 학대 사례도 폭로했다.

딱딱하고 날카로운 물체 위에서 무릎을 꿇거나 기어가게 하고, 쇠막대나 곤봉, 가죽끈, 오토바이 체인 등으로 구타하는 경우도 있었다.


유엔 "모든 책임자 처벌하고 구금된 사람들 석방해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리즈 스로셀 OHCHR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쿠데타 이후 최소 1천853명이 구금 중 사망했고, 어린이 88명과 여성 125명도 포함되어 있다"라며 "이들 중 다수는 가혹한 고문과 학대 등을 받고 적절한 치료가 이뤄지지 않아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라고 밝혔다.


이어 "미얀마의 미래를 이끌어갈 젊은이들이 군 복무나 군부와의 싸움을 강요당하는 것을 피해 해외로 도피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심각한 인권 침해와 국제인도법 위반에 대한 모든 책임자를 처벌해야 한다"라며 "군부는 폭력을 종식하고 구금된 모든 사람을 즉각적이고 조건 없이 석방할 것을 촉구한다"라고 말했다.

폴커 튀르크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미얀마 군부의 인권 침해를 국제형사재판소(ICC)에 회부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미얀마 군부는 2021년 2월 아웅산 수치 고문이 이끄는 민주 진영이 압승을 거둔 2020년 11월 총선이 부정선거라고 주장하며 이듬해 2월 쿠데타를 일으켜 전권을 장악했다.

또한 쿠데타 반대 세력을 무자비하게 유혈 진압했고, 최근 소수민족 무장단체 등 반군의 거센 반격으로 수세에 몰리자 젊은 남녀의 군 복무를 의무화하고 폭격을 강화하고 있다.

미얀마 군부는 이번 보고서에 대한 논평을 거부했다.
#미얀마 #쿠데타 #유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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