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역 인근에서 열린 김건희·윤석열 국정농단 규탄·특검촉구 국민행동의 날 집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남소연
집회 무대에 오른 이재명 대표는 "2016년 10월 29일 청계광장에서 박근혜 정권의 그 무도함을 질타하는 연설을 한 적이 있다"며 "(그때는) 기초지방자치단체 성남시장, 변방의 장수여서 자유롭게 제가 드리고 싶은 모든 말씀을 드렸지만, 지금은 제1야당의 대표로서 무거운 책임감 때문에 하고 싶은 말을 다 할 수 없다는 점을 양해 부탁드린다"라고 운을 뗐다.
그는 "(2016년) 가녀린 촛불로 부정한 권력을 부릎 꿇렸을 때 우리는 주권자를 배반한 권력, 선출되지 않은 권력자의 국정농단은 이 땅에서 영원히 사라질 줄 알았다. 그런데 어처구니 없게도 최악의 정권을 맞아 3년도 안 된 시간에 모든 꿈은 산산이 부서졌다"라며 "21세기 대명천지 서울 한복판에서 159명의 꽃다운 젊은이가 이유 없이 죽어갔다. 멀쩡하게 도로를 달리던 차들이 수장을 당하고 젊은 해병은 영문도 모른 채 불귀의 객이 됐다. 계절이 두 번이나 바뀌었지만 왜 죽어야 했는지 이유도 알 수 없고 대통령, 총리, 장관 아무도 책임지지 않았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윤석열 정부는) 무능, 무책임, 무대책임을 넘어 국가 안위나 민생에 관심조차 없다. 고속도로 종점을 바꾸고, 유권무죄 무권유죄식 검찰권 행사 등 사익과 정치탄압을 위한 권력남용에는 진심인데 국민과 나라를 위해 무엇을 하는지 알 길이 없다"라며 "저성장 고착화로 일자리는 주는데 대책 없는 초부자 감세로 국가재정은 거덜 났다. 정부 역할 축소로 불평등과 양극화는 격화되고 서민과 지방의 어려움은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또 "세계의 경찰이라는 미국도 마음대로 하지 못하는 게 국제관계인데 윤석열 정부는 지난 임기 내내 세계 경찰을 흉내 내며 편향적 진영 외교로 일관해 주변 강대국을 불필요하게 자극해 적대 국가로 만들었다"라며 "당장 전쟁이 나도 이상할 게 없는 상황인데 이 정권은 이역만리 타국 간 전쟁까지도 한반도로 끌어오지 못해 안달하고 있다. 국가 안보를 이처럼 훼손하는 정권, 국민 생명을 이토록 경시하는 정권을 본 적이 없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더해 "국민 삶을 책임져야 할 여당은 대통령과 당대표(한동훈)의 무한 권력다툼과 계파 갈등 속에 백팔번뇌하는 대통령실 여의도출장소로 전락했다. (윤석열 정부는) 헌법과 법률을 위반하고 3권분립과 법치주의라는 민주적 기본질서를 훼손했다"라며 "국회와 국민의 동의 없는 우크라이나 파병과 살상무기 지원 추진, 무제한적 거부권 행사, 시행령 통치와 권력남용 등 헌법과 원칙을 어기며 민주주의를 파괴했다. 이 정권은 한 마디로 상습적으로 법을 어기는 범법정권"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