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부영, 장기표, 김근태 다시 같이 할 날 올 것"

이부영 한나라당 원내총무 인터뷰 6

등록 2000.03.08 00:28수정 2000.03.08 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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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국대 대학생) 나는 92년 이부영 의원이 총선 출마때 열심히 도와줬다. 대부분의 학생이 그렇게 생각하고 도와줬다. 하지만 최근의 동기, 선후배는 옛날이야기를 하며, "야 이부영, 이우재 다 똑같더라. 그때 왜 선거운동 해줬는지 모르겠다" 그런 이야기를 한다. 나도 솔직히 후회가 많이 든다. 특히 최근 정형근 의원 체포할 때 보인 모습, 정말 많이 실망했다.

"그 실망하는 마음을 내가 접수 한다. 원내총무는 자기당 의원을 책임지는 사람이다. 원내총무는 자기당 의원이 붙잡혀가면 보호하는 것이 일차적 입장이다. 그러나 정 의원의 생각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지난번 정의원이 '좌익광란의 시대다'라고 이야기했을 때 아니라고 분명히 이야기했다. 그것은 냉전의 논리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러나 그사람이 명예훼손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긴급체포를 한다? 야당 것만 조사하는 것은 문제다. 검찰은 여당도 공평하게 조사를 해야한다. 불공평하게 검찰권이 행사되는 것에 나는 동의하지 않는다."

-총선연대 낙천낙선운동에 대해 지난주에 오마이뉴스 인터뷰에 나온 홍사덕 한나라당 선대위원장은 '적절치 못하다'라고 이야기했다. 법테두리 안에서 해야한다고 했는데...

"총선연대의 움직임은 시대의 흐름이다. 변화를 요구하는 국민의 의사를 상당히 반영한 움직임이다. 따라서 평가되어야 한다. 정치불신과 냉소가 극성을 부릴 때 우리 시대에는 다양한 세력이 그것을 반영하고 정치변동에 반영을 했다. 이번엔 군부나 실력을 가진 사람들이 아닌 민이 나선 것이다. 이것이 역사에서 가장 큰 변화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민 자체는 좀 투박하게 할 수 밖에 없는 한계가 있다. 긍정적으로 본다. 그러나 현행법을 어기면서 만약 이것을 선거현장에서 계속한다면 유혈충돌이 일어날 수 있으니 미디어를 통해서 하라는 것이다. 그것만으로도 정치사에서 커다란 사건이다."

- 그렇게 총선연대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사람이 한나라당에서 몇명이나 되나.

"난 잘 모르겠다. 난 소수파 총무다."

-재야 삼총사들이 뿔뿔이 자기 갈길을 가고 있다. 김근태, 장기표씨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참 그런 질문을 받을 때마다 씁쓸하다. 나는 김근태 동지나 장기표 동지가 출중하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아직도 정치인으로서 자기의 영역, 자기의 역량, 세력을 형성했다고 보기 힘들다. 단지 잠재력이 있는 사람들이니 조금더 두고보라는 말을 하고 싶다. 앞으로 큰 역할을 감당할 사람들이다. 지금은 정치적 위치가 서로 다르다고 해도 끊임없이 같이 할 일을 모색을 할 것이고, 해야한다."

- 그럼 총선이후의 변수에 따라서는 다시 손을 잡을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것인가?


"왜 그런 가능성을 배제해야 하는가. 지금은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만들기 위해 각각 다른 길을 걷는다 해도 어느 시기에 그 사람들이 만나서 다시 일을 하지 말아야 할 이유가 하나도 없다. 끊임없이 공동의 프로그램을 개발할 것이다. 나라와 민족에 대한 긴 계획과 애정은 서로 다르지 않다."

-장기표씨는 민주노동당이 진보적이지 못하다고 했는데. 민주노동당의 출현과 실험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런 실험이 끊임없이 진행되는 것에 대해서 경의를 표하며, 또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현실적으로 정치세력화가 유효할 것인가에는 아직 의문을 갖는다. 경의는 표하되 유용한 경로는 되지 안을 것이다. 한국사회는 지역주의와 보스정치 극복이 더 시급하다. 그것이 한국사회의 최고의 진보다.

-조선일보에 글을 쓰지 말자는 운동이 지식인사회 일각에서 있다. 전직 언론인으로서 어떻게 생각하나.

"언론인이 아닌 정치인으로서 이야기 하겠다. 정치인으로서 그분들은 그분들 생각대로 하는 것이 나쁠 것 없다고 생각한다. 또 조선일보를 옹호하는 사람은 또 생각대로 하면 된다. 우리 사회에는 진보적인 생각이든, 보수적인 생각이든 국민들에게 보여져서 선택하게 해야한다. 정치인으로서는 조선일보 인터뷰 안하기 등에 동참하기 어렵다."

- 인터넷시대지만 정보에 있어서도 가진자들의 독점이 문제가 되는데. 해결법은?

"학교에 시설물을 갖춰놓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 학교에 386컴퓨터 같은 일반 회사나 가정에서 쓰지 못하는 것 갖다주고 있는데 그런 식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정보화라는 것이 사회의 계층화, 빈부격차를 더 조장하는 결과를 가져올 경우, 사회 갈등을 부추기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본다. 해결점은 교육에서 찾아야 한다."

- 또하나의 문제가 도청인데, 오마이뉴스에서는 김정일 노동당 총비서가 스위스 제네바의 한 여성과 통화내용을 도청한 의혹이 있다고 보도했다. 도청이 국내외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데.

"조지오웰의 소설 <1984년>이 연상 된다. 전자정보전쟁에서 개인 한사람 한사람은 무력하게 노출되 있는 것이 아니냐. 앞으로 국가권력을 배경으로한 초국적 자본이 국민국가의 경계선을 넘어서 엄청난 자본력과 기술력으로 전세계를 감시할 때 그것을 제어할 방법이 과연 있을까. 그것이 떠오르지 않는다. 이 정보화가 인간에게 축복이냐 재앙이냐 하는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없다. 해결방법은 국가권력쪽이 아니라 NGO쪽에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정보로부터 인간을 지키는 NGO 운동이 엄청난 방향을 발휘할 것으로 본다. 이제 개별국가적인 활동이 아니라 에셀론과 같은 초국가적인 정보도청에 맞대응하기 위한 안티도청 엠네스티인터네셔널같은 엔지오가 필요한 시대가 올거라고 본다."

- 부산에서 전화로 방금전에 올라온 질문이다. 영남권 전략에 대한 한나라당 전략은.

"한나라당은 영남당이 아니라는 것이다. 전국적으로 골고루 지지를 받는 유일한 대안 야당이다. 대신 민국당은 자신이 영남당이라는 것을 전혀 숨기지 않는다. 과연 현명한 영남의 유권자라면 어느당을 택해야 김대중 정권을 견제할 수 있을지 불을 보듯 뻔하다. 절대로 난 민국당을 선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모두 영도다리에 빠져죽자라는 말에 격발이 되어서 민국당이 찍을 부산시민이 얼마나 되겠는가. 부산, 마산, 경남 시민들의 민주적 의식을 신뢰한다."

- 마지막으로 오마이뉴스 독자들에게 한마디.

"늦은 시간까지 지켜본 독자들에게 대단히 미안하단 이야기를 하고 싶다. 요즘 정치가 국민들로부터 냉소와 비난을 받는데, 나도 거기 한사람이다. 기대만큼 부응 못한 책임을 절감한다. 그러나 지난날의 군사독재시절보다 국민들에게 많은 사실이 알려지고 있다고 본다. 이제 껌껌한 일같은 것이 몇사람이 담합한다고 안알려지는 시대는 아니다. 이제 우리 사회도 투명한 사회로 가고 있다. 옛날에는 알려지지 않았다. 몰라서 비판도 안하고 실망도 않했다. 이제 알게되서 비판하고 실망도 하는 것이다. 이것은 우리 정치가 더 나아지기 위한 진통의 과정이라고 본다. 보스정치와 지역주의 정치가 줄어들면서 우리 정치도 꽤 정상적인 조건으로 다가가고 있다. 오마이뉴스 독자들에게 조금 더 인내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더 많이 참여해서 바꾸자는 제안을 하고 싶다. 초대해준 오마이뉴스에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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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같은 남자. 산소같은 미소가 아름답다. 공희정기자는 오마이뉴스 대학기자단 단장을 맡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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