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제요? 우리 당에 인재 많습니다"

박상천 민주당 원내총무 열린 인터뷰5

등록 2000.03.08 21:47수정 2000.03.11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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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무장관 때와 원내총무 때를 비교하면 어느 때가 더 힘드나?

"원내총무 때다. 지난번 정기국회 뒤 1월, 2월이 장관시절보다 더 힘들었다. 우리 당이 국회 1/3 의석밖에 안되고 자민련까지 실질적으로 독자노선을 걷고 있었다. 그런 가운데 예산안, 진보적인 안, 선거법을 통과시켜야 했기 때문에 힘들었다. 1인 2투표를 통과 못시킨 것이 아쉽다. 그것이 통과됐으면 지역감정이 상당히 완화됐을 텐데 말이다."

- 9월 전당대회 때 민주당 최고위원 경선에 나설 것이라는데.

"민주당은 최고위원을 10명을 뽑는다. 7명은 무기명 직선이고 3명은 대통령이 지명한다. 나는 무기명 직선에 나가겠다."

- 어제 이부영 한나라당 원내총무가 이 열린 인터뷰에 나와 박 총무를 '찬양'했는데, 이 총무를 파트너로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대단히 총명한 사람이다. 정치인으로서의 무궁무진한 지략이 있다. 까딱 잘못하면 넘어간다. 다행히 나는 넘어가지 않았지만.... 야당 총무로 잘 선택한 것이다. 자민련의 이긍규 총무는 마음이 선하다. 민주당과 한나라당의 정면 충돌을 막는 역할을 많이 했다."

-정치인으로서 최고 목표는 무엇인가.


"그것은 나 자신을 좀더 검증해봐야 한다. 내가 높은 자리에 나갈 만한 인물인가. 그만한 비전과 실천 능력, 포용력을 가진 사람인가를 먼저 생각해 봐야 한다."

- 법안은 몆 건이나 통과했나?


"낸 것은 부지기수이고, 통과는 수십 건가량 된다. 통신비밀보호법도 내가 만들었다. 여야 아무도 내지 않아서 내가 거의 혼자 만들었다. 그거 하면서 아주 고생했다. 재외동포법도 그렇다."

- 이인제 선대위원장은 거의 드러내놓고 차기 대권을 노리는데, 원내총무로서 이인제 선대위원장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전에 협상대표를 같이 한 적이 있었다. 그때는 야권 3당의 사이가 좋을 때였다. 이인제 선대위원장은 훌륭한 정치인으로 본다. "

- 이인제 선대위장을 민주당 차기 대선 후보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것은 두고 봐야 할 것 같다. 나온다고 다 되는 것도 아니지 않느냐. 진복기 씨는 수차례 나왔다. 민주당에는 인재가 많다."

- 국회의원 홈페이지가 최근에 많이 생기고 있는데.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사이버상의 대화가 아닌가. 나는 지금 준비중이다."

-지역구에서 운영하고 있는 홈페이지는 게시판 기능이 없던데.

"그것을 만들도록 하겠다."

- 담배를 하루에 세 갑이나 태운다는데. 식구들이 줄이라는 이야기 안하나.

"조금 줄인 게 세 갑이다. 원래는 네 갑가량 피웠다. 집에서는 거실에서만 피운다. 문 열어 놓고 피우기 때문에 우리집 거실은 춥다."

- 애연가들을 위한 변명을 한다면?

"담배가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되는 것 같다. 해롭지만 체질과 상관있는 것으로 본다. 종합신체검사시 폐검사도 했었는데 별문제 없었다. 담배가 맞는 체질인 것 같다."

- 다른 의원 중에도 줄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이 많은가?

"김상현 의원이 그렇고, 허경남 전남도지사도 많이 피운다. 또.... 더러 있다. 국회의원 중에 담배 피우는 사람이 많다."

- 직업도 좋았고 인물도 좋았으니 젊었을 때 인기가 많았을 것 같은데.

"인기는 있었다. 인기가 있어서(웃음) 결혼이 늦어졌다. 서른여섯에 결혼한 후에는 품행이 방정했다."

- 국회의원 하다보면 책을 찬찬히 들여다보면서 국책을 연구할 만한 시간이 없다고들 하는데.

"옛날 야당 때는 자료들을 모아서 구상하고 조문 만드는 것까지 내가 했었다. 여당이 된 이후에는 여당이 그런 어려운 일을 많이 해서 개입하지 않는다. 최근에는 거의 매일 두 시에 잔다. 12시에서 2시까지는 잠이 안 와서 책을 본다."

- 아침엔 언제쯤 일어나나?

"당직이나 각료회의가 있을 때는 빨리 일어나지만 요즘은 늦게 일어나는 편이다. 8시나 7시 반쯤 주로 기상한다."

- 최근 읽는 책은 무엇인가?

"시인 박목월의 아들 박동규 씨가 쓴 세계명언사전이 좋았다. 또 리더쉽에 관한 책도 읽고 있다."

- 오늘이 여성의 날인데 딸이 부모성 같이쓰기를 하겠다고 한다면 뭐라고 하겠나.

"부모성 같이쓰기에 대해서는 여성들도 찬성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 부모양측의 성을 쓰다보면 몇 대째 내려오면 성만 20여 개가 되지 않겠나? (웃음) 여성에 대해서 나도 관심이 많은 사람이다. 이번에 통과된 국회 비례대표의원 30%를 의무적으로 여성으로 하자는 것도 내가 발의했다."

- 동성애자들의 연애에 대해서는 어떻게 봐야 하는가. 서양에 비해 우리나라에서는 동성애자들이 소수이긴 하지만 그들의 인권문제는 오래전부터 제기돼왔다.

"동성연애는 찬성하지 않는다. 결혼은 양성의 결합이다. 그리고 그것을 한국에서 이슈화하는 것은 우리나라에서는 그렇게 심각하다고 보지 않는다. 자기들끼리 하는 것은 문제삼지 않지만 이슈화나 합법화 주장은 찬성하지 않는다."

- 10대 초반, 20대 초반 혼전 섹스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가령 사랑하기 때문에 섹스를 한다고 하는 것 등에 대해서....

"그럴 수 있다고 본다. 결혼을 전제로 한다면. 혹 나중에 결혼이 안되더라도 결혼을 전제로 한다면..."

- 주식시장으로 정치인들의 인기지수를 나타내는 포스닥을 아는가?

"잘 모르겠는데. 뭔가?(비서관에게 질문)"

- 박총무는 한때 최고 6만8천정도까지 상승했었는데, 어느 시기부터 하한가를 치고 있다. 그리고 지금은 거의 바닥 수준이다. 네티즌 사이에서는 인기가 떨어지고 있는 것 같은데?

"멀지 않은 장래에 상종가를 칠 것이다. 기대해 달라."

- 정보의 빈부격차가 심각하다. 가난한 사람은 인터넷 등 모든 것이 부담스러운데 그런 계층에 대한 묘책이 있는가?

"묘책이 이미 나왔다. 정부가 초등학교 교사 40만 명에게 컴퓨터 무료 제공을 계획했다. 각 초등학교 교실에 단계적으로 최신 컴퓨터를 들여 놓을 것이다. 그리고 지방의 주부층, 나이가 많은 사람들에게는 특별교육을 계획하고 있다. 그뿐 아니라 지식정보사회에서의 하나의 걱정이 빈부격차 가 더 심해지는 것인데. 정보부자는 큰 돈을 벌 수가 있고 둔감하면 처지기 쉽다. 이것이 풀어야 할 중대한 과제라고 생각한다."

- 민주당내 재야출신인 나병식, 류시춘 씨 등은 이번 민주당 공천에 불만을 제기하며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이들은 이번 공천이 '동교동계 핵심 소수에 의해 좌지우지됐다'고 하는데.

"알아도 대답할 수 없다. 총선 앞두고 그런 말을 할 수는 없지 않는가."

- 두 사람의 탈락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나병식 씨는 잘 모르겠고 류시춘 씨는 잘 안다. 평민연 서클에 있었던 우수한 여성인재인데 조금 아깝다. 공천해 주면 좋았는데 말이다. 공천에는 국회에 몰두하느라고 관여를 못했다.

- 민주당 공천에 대해 불만스러운 점이 있는가

"그것도 지금 대답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 우리가 미처 질문하지 못한 것 중에 하고 싶은 말이 있나?

"제도상으로 정치적 민주화는 거의 다 이뤘다. 이제 사회적 민주화, 경제적 민주화, 통일을 해야 한다. 민간부문의 활동이 활성화돼야 한다. 그러나 민주사회의 본질은 다른 의견을 경청, 수렴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양한 의견이 공존하는 사회로 나가지 않으면 진정한 민주사회가 될 수 없다. 또 하나가 지식정보사회다. 지금은 국민들이 다양한 의견과 다양한 지식을 창출할 때이다. 열린사고가 아니면 지식정보사회에서 성공할 수 없다."

- 오랫동안 인터뷰에 응해줘서 고맙다. 독자들에게 짤막하게 한마디 해달라.

"많이 준비하지 못했는데도 끝까지 지켜봐준 네티즌에게 감사하다. 보좌진에서 가끔 가다 홈페이지에 올라온 네티즌 의견을 가져오는데 너무 거친 표현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점은 조금 조심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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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같은 남자. 산소같은 미소가 아름답다. 공희정기자는 오마이뉴스 대학기자단 단장을 맡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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