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표선생이 오죽 궁했으면 민주노동당이 진보적이지 않다고 했을까

정형주 민주노동당 386후보 열린인터뷰3

등록 2000.03.15 20:05수정 2000.03.17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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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기표 씨는 본지와의 열린인터뷰에서 민주노동당은 이 시대의 기준으로 볼 때 진보적이지 않다면서 민국당이 더 시대에 부응한다고 했는데 이 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사실 다른 당에 대해서는 말하고 싶지 않는데, 내가 있는 지역에서 민국당을 이야기하면 사람들이 웃어버린다. 민국당 자체는 말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장선생이 민주노동당이 진보적이 아니라고 한 것에 대해서는 몇 가지로 생각해 볼 수 있다.

첫째는 노동이라는 말이 들어가는 것에 대해서 '일부지식인, 사회주의자들'을 떠올리는 듯한데, '노동'이라는 말은 '땀흘려 일하는 것'을 뜻한다. 따라서 민주노동당은 땀흘려 일하는 사람들을 위한 당이라는 것을 분명히 한 것이다. '노동'이라는 단어의 원래 의미를 찾는 것이고, 당의 성격과 이념을 분명히 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둘째로 애들이 하는 것 같다는 듯한 표현을 했는데, 아무리 나이가 지긋한 사람이 모였어도 국민들로부터 지탄을 받고 있는 사람이 모인 정당과 그간 민주화와 통일을 위해 애쓴 사람이 모인 정당은 비교할 수가 없다. 어떻게 보면 안타깝다는 생각이 든다. 장기표 선생이 얼마나 궁했으면 그런 말을 했겠나 생각된다. 그런 분이 우리 당과 같이 해야 하는데..."

- 장기표 씨와 민주노동당의 대표자리를 놓고 내부적인 이야기가 있었다가 잘 안됐다는데...

"정확하게는 잘 모르겠다. 권영길 대표가 만나긴 만났다. 당사에 찾아왔었다."

- 언제쯤이었나?


"올 1월경이다. 우리 당과 장기표 선생님이 연대해야 하지 않나 하는 원칙적인 이야기는 있었던 것 같다."

- 명망가들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는데...


"그런 지적이 사실이고 우리의 취약점이기도 하다. 하지만 전국적인 지명도에서는 뒤져도 후보로 나선 한 사람 한 사람은 지역에서 십수 년간 활동했던 사람들이다. 전국적인 인지도와 해당 자기 지역구의 인지도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그리고 우리는 진보적인 민주노동당의 이름으로 활동하고 평가받는다. 또한 정권교체를 바라던 시기와는 달리 이제는 정책, 인물로 투표하겠다는 사람이 많아졌다. 그래서 진보정당이 어느 시기보다 정치세력화로 나갈 수 있는 유력한 시기라고 생각한다."

- 게시판에는 노동자의 정치세력화, 진보정당 등이 아직도 시기상조가 아니냐는 말이 올라와 있는데. 시기상조론에 대한 생각은?

"사람들마다 생각하는 정치세력화의 정도가 다 다른 것 같다. 꼭 당선여부, 당의 결성, 국민 지지정도 등 그 수위는 다 다르다. 하지만 우리는 이미 노동자들이 당을 만들어 정치에 나서자는 중대한 결정을 내렸다. 여기에 예전과 달리 진보적인 인사들이 많이 결합하고 있다. 이 힘을 가지고 진보적인 정치라는 것이 무엇인지 활동해 나갈 때 국민의 지지가 오는 것이라고 본다. 시기상조가 아니라 여기에 힘을 모으자고 호소하고 싶다."

- 방과후 실직자녀에게 급식을 주는 활동을 하고 있는데...

"성남지역에서 파악되는 실직자가 6만 명이다. 실제로는 거의 10만에 가깝지 않을까 생각한다. 건설노동자가 많아 실직노동자의 문제가 심각하다. 힘들고 어려워서 아이들이 소외되고 방치되어 있다. 그럴 때일수록 어린이들이 밝고 꿋꿋하게 자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그래서 부모들이 힘을 얻고, 생업에 전념하게 하는 것이 실업극복 운동에 힘이 된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자녀를 맡겼던 실직 가정의 60%가 다시 직장을 가졌다."

- 내가 알기로는 정후보도 넉넉지 않게 살아온 걸로 알고 있는데, 직업이 뭔가. 후보라는 것 말고.

"지난해에는 수배됐었기 때문에 명동성당에서 천막치고 농성하느라 직업이 없다. 더구나 중앙당에서 당을 만드는데 집중하느라 직업을 가질 여유도 없었다. 그 전에는 신문배달을 했었다. 91년부터 신문배달을 했기 때문에 고참배달원이라고 할 수 있다. 웬만한 곳은 배달 안한 곳이 없다. 한 50만원 정도는 벌어들일 수 있었다."

- 부인은 어떤 일을 하는가?

"참교육을 위한 전국 학부모회 성남지회 총무였다가 선거일을 위해 잠시 쉬고 있다. 선거후 다시 일을 할 것이다."

- 부부가 다 사회운동을 하고 있는데, 밥벌이는 누가 하나?

"자기 밥벌이는 자기가 해결하고 있다(웃음). 나도 작지만 조금 벌고 있고, 아내는 틈틈이 공공근로도 하고 있고..."

- 지역구에서 선거비는 어떻게 충당하나?

"당원들이 특별 당비를 내고 있다. 간부들은 100만원, 운영위원들은 10만원 등 결의를 해서 당비를 낸다. 많은 당원들이 참여하고 있다. 법적인 선거비용(1억2천9백만원)은 그 돈으로 해결이 가능하다. 그걸로 충분히 선거운동 할 수 있다."

- 다른 당의 386 세대와의 차이점과 경쟁력은?

"사실은 그 몇몇이 386의 대표가 아니다. 우리 지역에는 나와 같이 활동하는 모두가 386세대이고 그동안 이름없이 활동해온 분이 너무 많다. 386은 여전히 지역에서 살아 움직이고 있고 이 힘에 의해서 당도 만들어지고 있다. 기왕이면 다른 당의 386도 당선되었으면 좋겠지만, 그분들이 386을 대표하지는 않는다는 말을 꼭 하고 싶다. 묵묵히 활동하는 386이 있다. 다른 당과의 차이점이라면 현장에서 십년 이상 활동하며 노력했던 것과 몇 사람이 이름을 가지고 들어간 차이다. 십 년여의 활동으로 인한 뿌리와 단순한 간판은 확연히 차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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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같은 남자. 산소같은 미소가 아름답다. 공희정기자는 오마이뉴스 대학기자단 단장을 맡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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