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8-정형주 민노당 성남 중원구 지구당 위원장]"안방에 들어가 이야기 해보니 사람마음을 알겠다"

정형주 민주노동당 386후보 열린인터뷰5

등록 2000.03.15 21:00수정 2000.04.24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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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선시민연대의 활동에 대해서 진보정당측은 '필요하긴 하지만 소극적인 운동방식이 아니냐'는 시각인데, 낙천낙선 운동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

"적극적으로 지지한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안되는 것이 있다. 지난번 국회가 끝나면서 민생, 노동, 복지에 관련된 법안이 거의 폐기됐다. 이런 것이 몇 사람의 문제가 아니라 기존 정치권의 정체성 문제다. 그런데 총선연대는 그 중에 몇 사람을 바꾸자는 운동을 하고 있는 것인데, 내가 볼 때는 기존에 정치에 몸 담았던 사람들이 모두 다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총선연대의 활동을 지지하지만 몇 사람만 바꾸고 나머지에는 면죄부를 주는 것으로 되지 않게 정치권 전체를 바꾸는 일을 민노당이 하려고 한다."

- 토론회 장소에 40여 명의 학생들만 참여했다. 그만큼 젊은이의 정치 무관심이 높은데, 민노당은 젊은 유권자의 표를 위해 어떤 묘책을 갖고 있나?

"중앙차원에서 뾰족한 방법은 없다. 우리 지역에서는 정치권 자체가 너무 썩어서 투표를 안하는 것이다. 투표를 해도 바뀌지 않는다는 생각 때문에 투표를 안한다. 그래서 투표하면 바뀔 수 있다는 것을 호소하고 사람들에게 희망을 심어주는 것이 근본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 매사 낙천적인 것 같은데, 내가 생각하기에도 낙천주의자가 아니면 민노당이 힘들 것 같다. 어려움을 극복했던 에피소드는 있나?

"4년전 선거후에 배운 것은 민심이었다. 사람들의 마음을 배운 것 같았다. 그게 소중했다. 한 사람 한 사람을 다 만나고 다녔다. 그 당시 북한동포를 돕기 위한 쌀 모으기 운동을 전개했었다. 단순히 선거 때 표 달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민족의 이익을 위한 일을 하면서 그 평가로 표를 달라고 했고 한 집 한 집 지지를 호소하고 쌀을 한됫박씩 모아 북쪽에 전달했다. 안방에 들어가서 이야기를 들어보니까 사람들의 마음을 알겠더라. 아! 사람들의 안방에 가서 이야기하는 것이야말로 우리 시대 정치의 시작이라고 생각됐다. 그렇게 모아진 표가 8794표였다.

바로 며칠 전, 조기축구를 하는 곳에 인사를 갔는데, 한 분과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그 사람은 기아에 12년간 근무했는데 이것저것 떼니 월급이 80만 원이라다고 했다. 그렇게 열심히 일해봤자 최저생계비에도 못미치는 극빈층 생활을 할 수밖에 없는 것이 우리 사회다. 내가 열심히 일해서 노동자 서민이 잘 사는 세상을 빨리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더 크게 갖게 됐다. 사람들을 만나면 만날수록 더 힘이 된다."


- 정말 법정 선거비용만으로도 선거를 치를 수 있다고 생각하나?

"만약에 돈을 쓴다고 가정하면 우리가 제일 많이 쓰는 셈이다. 지난번 결의대회 때 대회장에 참석한 사람만 450명이었다. 그 사람들은 더 열심히 운동한다. 법률적으로 지출하는 돈은 내가 적지만 실제로 타당들처럼 선거운동하는 사람들에게 돈을 준다면 그 액수는 내가 제일 많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돈을 주지 않아도 더 열심히 많이 뛴다. 선거 운동원과 한마음이 되어 있다. 이미 450명이나 되는 '해보자고 뭉쳤던' 사람들이 있어서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지금까지 진보운동을 계속 해왔는데 좌우명과 가치관은 무엇인가?

"나도 많이 부족한 사람이다. 나도 나 혼자였으면 욕먹고 있는 정치인들과 똑같은 사람이 됐을 것이다. 혼자 있으면 변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혼자 있으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당선돼도 지금과 똑같이 같이 일할 것이다."

- 딸이 열 살일데, 뭐 좀 사다주고 싶은 때도 있을텐데 쌀이 떨어지고 하는 상황에서 가장으로서의 마음은 어떤지.

"가슴 아팠던 적이 한 번 있다. 부인과 내가 외출해야 했기 때문에 방과후에 처남집에 있으라고 했다. 그런데 처남집 문을 두드렸으나 처남이 못들었기 때문에 딸애는 잠긴 문을 뒤로하고 다시 집에 와서 몇 시간 동안 집 앞에서 서 있었다고 하는 것이다. 그 이야기를 저녁 때 듣고 집사람은 울었다. 나도 참 가슴이 아팠다. 우리 아이들에게까지 이래서는 안되겠다고 생각했다. 땀흘려 일하는 사람들의 아이들이 더 힘차고 밝을 수 있는 세상을 만들자는 각오와 결의를 다지고 있고, 그렇게 활동하고 결의하는 것이 아이에게 더 잘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 살아 있는 동안 그런 세상이 이루어지리고 보는가.

"이루어질 수 있다. 내 대에 해야 할 일이 있다. 선배님 대에서 해야할 일이 있었고, 우리 세대에 해야 할 일이 있고 후배들이 해야 할 일이 있다. 진보정치의 싹을 키워서 나중에 진보정치가 클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야 한다. 그것이 우리 대에서 해야 할 일이다."

- 만약 디제이가 전화해서 당선가능한 민주당으로 오지 않겠느냐고 제안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가지 않고 이렇게 이야기할 것이다. '그럼 민주당에서 후보를 내지 말고 저를 도와주십시오'라고. 민주당에서 후보 안내면 내가 당연히 이긴다. 한나라당은 게임이 안된다."

- 4월 13일 밤에 개표를 할 텐데, 당락에 상관없이 무엇을 얻어야 한다고 생각하나.

"4.13 저녁 때는 축제의 장이 될 수밖에 없다. 과정에서 최선을 다하면 무조건 이긴 것이다. 4년전에 투표가 끝나고 개표방송을 보기 전까지 기대를 했다. 하지만 아니었다. 그런데도 우리 분위기는 신나고 좋고 그랬다. 옆 방 사람들이 '선거 이겨서 좋아하는 것은 좋은데 잠 좀 자자'고 했다. 과정에서 최선을 다하면 패배주의가 아니라 희망을 볼 수 있다. 지난 4년 전에는 출마하는 것 자체가 이기는 것이었다."

- 청소년들에게 한마디 해달라.

"힘들고 어렵지만 돕고 함께 나누면서 힘을 한번 모아서 정치를 바꾸고 세상을 바꿔서 일하는 사람들이 잘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자고 호소하고 싶다."

- 컴퓨터문화에 있어서 정보의 빈부 격차에 대해 민노당의 대안은?

"당원부터 이메일을 갖고 정보를 접하도록 훈련을 하려고 하고 있다. 하지만 그것은 전사회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정보통신문화가 발전해도 스스로의 힘에 의해서가 아니라 사회가 바뀌어야 전체가 행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끝으로 한마디 한다면.

"먼저 오마이뉴스에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4.13총선 때까지는 다른 곳에 신경 쓸 여력이 없지만 오마이 회원으로 나도 가입해서 적극적 활동도 해보고 싶다. 민주노동당에 많은 지지와 지원을 했으면 한다. 노동자 서민을 대변하고 권익을 실현하는 세력이 국회에 진출해야 진정 바뀔 수 있다. 여기에 힘을 실어 주었으면 좋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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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같은 남자. 산소같은 미소가 아름답다. 공희정기자는 오마이뉴스 대학기자단 단장을 맡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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