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숨 건 매향리의 하루.....농섬에 태극기 휘날리다

최종수 신부 농섬서 연행직전 오마이뉴스와 인터뷰

등록 2000.06.20 16:28수정 2001.02.12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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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향리 특별취재반:
글/오연호 공희정 기자
사진/노순택 기자


2000년 6월 20일 매향리.
목숨 건 하루였다.
재개된 폭격, 그러나 그 폭격 속으로 몸을 던진 사람들이 있었다.
목숨을 내놓고 미군사격연습지 농섬을 '점거'한 최종수 신부(37, 불평등한 SOFA개정 국민행동 공동집행위원장)와 7명의 학생-시민들 때문에 미공군은 폭격연습을 중지할 수밖에 없었다.

2000년 6월 20일 매향리.
농섬에 태극기가 휘날린 하루였다.

50여년간 미군이 쏘아대는 폭격에 찢겨지기만 했던, 빼앗긴 땅 농섬에 태극기가 꽂혔다.
최종수 신부는 가로3미터 세로2미터 크기의 태극기를 들고 농섬으로 들어갔다. 그 농섬에서, 연행직전 오마이뉴스와 가진 전화인터뷰에서 그의 목소리는 떨렸다, 울먹거렸다. 그는 "이 민족의 아픔이 슬프다"고 했다.

그래도 6월 19일과는 달랐다. 미군의 한달여만의 폭격재개를 '그저 바라만 보고 울어야했던 어제(19일)와는 달랐다. 학생-시민들은 맨주먹의 소수였지만 미군측에 '결사항전' 의지를 분명히 보여줬다.

2000년 6월 20일 매향리.
아찔한 하루였다.

"농섬에 사람이 있다, 폭격을 즉각 중지하라"
불평등한 SOFA개정 국민행동의 김용한 공동집행위원장은 오후 4시 15분 주한미군사령부 공보실에 전화를 걸어 미공군이 폭격연습중인 농섬에 최종수 신부 등 2명이 '항의접근' 중이라며 폭격을 중단할 것을 요청했다.

미공군은 오후 3시 40분경 서너차례 농섬을 향해 공포탄을 쏘아댔다. 그 시각 미공군은 최신부가 농섬 근처에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2000년 6월 20일 매향리.
그것은 역사였다.
오마이뉴스는 국내언론 중 유일하게 그 아찔한, 길었던 하루를 기록했다.

<긴급속보11: 6월 20일 오후 10시 30분> 최종수 신부 "이 충격이 가시기 전에는 아무것도 먹을 수없다"

농섬에서 농성을 벌이다 화성경찰서로 연행된 최종수 신부는 6월 20일 밤 문정현 대표등 국민행동 지도부와의 면회를 통해 "사람이 있는 것을 알면서도 폭격을 가한 미공군의 폭거에 대해 할 말을 잃었으며 그때 분노로 인해 이제는 아무것도 먹을 수 없다"고 말했다고 오두희씨(불평등한 SOFA 국민행동 공동집행위원장)가 밝혔다.

오씨는 또 면회를 했을때 최신부의 눈이 퉁퉁 부어 알아보기 힘들정도 였다고 말했다.

오씨는 "최 신부는 농섬 근처에서 미군의 폭격을 직접 경험하면서 매향리의 현실이, 우리 나라의 현실이, 너무 슬퍼서 펑펑 울어 눈이 부어있었다"고 말했다.

최종수 신부 담당검사는 이현철 검사로 전만규 매향리 주민대책위원장을 구속시켰던 검사다.


<긴급속보10: 6월 20일 오후 8시 40분> 최종수 신부 화성경찰서에서 "실신"

농섬에서 경찰에 연행된 최종수 신부(37)는 밤 8시 30분 현재 화성경찰서에서 수사를 받고 있는 중이다. 최 신부를 면회하기 위해 화성경찰서에 다녀온 문규현 신부(자통협 상임의장)와 최병모 변호사는 "최 신부는 현재 실신상태"라면서 "우리가 빨리 병원으로 데려가 치료해줄 것을 요구했으나 경찰은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최 신부와 함께 농섬에서 태극기를 흔들다 경찰에 연행된 학생은 김성진씨(한양대 2학년 휴학중)로 밝혀졌다.

한편 20일 오전에 농섬에서 연행된 6인도 현재 화성경찰서에서 수사를 받고 있으며 그 명단은 다음과 같다.

황기형(경기대 2학년, 여)
김수연(청주교대 3학년, 여)
김영경(한양대, 여)
구은주(다큐작가,A-TV)
고원석(다큐작가, A-TV)
양인철(시민)



<긴급속보9: 6월 20일 오후 5시 10분> 연행직전 농섬의 최종수 신부 전화 인터뷰

오후 5시 경찰헬기가 농섬에서 태극기를 흔들고 있는 최종수 신부 등 2명에게 접근했다. 최 신부는 경찰에 연행되기 직전인 오후 5시 6분 오마이뉴스 오연호 기자와 핸드폰 인터뷰를 가졌다.

전화 통화 녹음듣기 : 매향리농섬의 최종수 신부 경찰에 연행직전 오마이뉴스와 인터뷰


-최종수 신부세요?
"예"
-오마이뉴스 오연호입니다.
"보여요? (제가 흔들고 있는) 태극기가 보이냐구요"
-(현장에는 공희정 기자가 나가 있고) 지금 서울에서 전화를 걸고 있습니다.
"지금 농섬에 있구요. 경찰들이 왔어요."

-농섬 어디쯤에 있습니까?
"농섬에 대형 태극기를 걸고 있고, 제가 몸이 너무 안좋아서 통화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거든요."

-소감 한마디만 이야기해주세요.
"너무 충격적이었어요. 사람들 옆에 있는데 폭격을 하고...이런 상황을 50년간 매일 겪었던 우리 매향리 주민들 생각하니까 너무 마음이 아파서 눈물이 나올려고 그래요(떨리는 목소리).

-(농섬으로 접근하는 과정에) 미군이 폭격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목숨의 위협을 느꼈을텐데.
"그렇죠. 그래서 더 마음이 아프고, 이게 우리 민족의 아픔이다 생각하니 더 슬프고요."

-지금 헬기에서 내린 경찰이 연행을 하려하고 있습니까?
"예 연행할 것 같아요."

-지금 바로 옆에 있습니까?
"예...저는 지금 너무 힘들어서...(이때 경찰이 연행하기 시작, 경찰에게) 알았어요...이제 그만 끊겠습니다."

최 신부 등 2명은 오후 5시 8분 경찰에 의해 연행됐다.

한편 오전 한때 농섬을 '점거'해 화성경찰서로 연행된 사람은 모두 6명으로 최종확인됐다. 이들은 여학생 2명, 남학생 1명 그리고 다큐사진 작가 2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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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속보8: 6월 20일 오후 4시 35분> "농섬에 태극기 휘날리다"

농섬에 '항의접근'하던 최종수 신부 등 2명이 오후 4시 35분 농섬에 도착했다. 최 신부는 가로2미터 세로 3미터 크기의 태극기를 손에 들고 농섬에 오르고 있다.

최신부는 아침일찍부터 농섬 근처의 작은 섬인 밤섬 갯벌에 몸을 숨기고 있었다. 최신부는 갯벌에 몸을 숨기고 있던 오후 2시 오마이뉴스와의 핸드폰 인터뷰를 통해 "내 한목숨 바쳐 미군폭격이 중단된다면 기꺼이 바치겠다"고 비장하게 말했다.

현재 미공군의 사격연습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긴급속보7: 6월 20일 오후 4시 15분> "농섬에 사람이 있다, 폭격을 즉각 중지하라"


"농섬에 사람이 있다, 폭격을 즉각 중지하라"
불평등한 SOFA개정 국민행동 김용한 공동집행위원장은 오후 4시 15분 주한미군사령부 공보실에 전화를 걸어 미공군이 폭격연습중인 농섬에 최종수 신부 등 2명이 '항의접근' 중이라며 폭격을 중단할 것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주한미군사령부 공보실측은 "현장상황을 파악한 후 조치하겠다"고 답했다고 김용한 위원장이 말했다.

미공군은 오후 3시 40분경 서너차례 농섬을 향해 폭격연습을 했고 4시 15분 현재 폭격은 하지 않고 있다. 사격장 정문에는 약 250명의 주민-학생-시민단체활동가 등이 "사격즉각 중지"를 요구하며 규탄집회를 갖고 있다.


<긴급속보6: 6월 20일 오후 3시 40분> "내 목숨 바쳐..." 최종수 신부 폭격중인 농섬에 항의접근 중

한 신부가 미공군의 폭격훈련을 목숨을 바쳐 막으려 하고 있다.

미공군이 농섬에 대한 폭격 훈련을 오후 3시 40 재개한 가운데 불평등한 SOFA개정 국민행동 공동집행위원장 최종수 신부 등 2명은 3시 40분 농섬에서 3백이터 떨어진 밤섬에서 농섬을 향해 접근중이다.

최신부는 오후 2시 오마이뉴스와의 핸드폰 전화인터뷰에서 "지금 농섬 옆 밤섬에 숨어있다, 미군폭격이 재개되면 목숨을 걸고 농섬으로 가 폭격을 막겠다"고 말했다. 최신부는 "정말 위험한 일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 "매향리 주민들은 50년간 한을 가지고 살았다"면서 "내 한목숨 바쳐 매향리 주민들의 한이 풀어진다면 괜찮다"고 말했다.

최신부는 현재 가로2미터 세로 3미터의 태극기를 몸에 지니고 있다.


<긴급속보5: 6월 20일 오후 2시 56분> 헬기 농섬주변 선회

오후 2시 50분 군용헬기가 농섬에 진입하려는 인원을 찾기 위해 매향리 사격장 일대와 농섬 상공을 선회하고 있다.

오후 2시 52분 오전 11시 추가로 갯벌을 통해 농섬에 진입하려 했던 김성회(인권운동사랑방)씨가 체력적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돌아왔다.


<긴급속보4: 6월 20일 오후 1시 50분>매향리엔 짙은 안개

오후 1시 50분 현재 미공군의 사격연습은 시작되지 않고 있다. 매향리 사격연습장 일대는 안개가 짙게 깔려 있다. 매향리 대책위 사무실에서 농섬까지는 약1.5Km인데 안개때문에 대책위 사무실에서 농섬은 보이지 않고 있다.

<긴급속보3: 6월 20일 오전 11시 30분> 농성자 6인 연행

농섬에서 농성중이던 6명이 전원 연행됐다. 오전 11시경 해군의 소식을 듣고 달려온 사복 경찰들에 의해 농성자들 전원이 연행되었다.

연행된 이들은 학생 3명(남학생 1명, 여학생 2명)과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2명이다. 사진작가 2명은 매향리 현장에 머물면서 다큐사진을 찍어온 고원석씨(남)과 고씨의 동료인 또다른 사진작가(여)이다.


<긴급속보2: 6월 20일 오전 11시 20분> 한미연합사에 알리다

한총련 학생 등 6명이 농섬을 점거하자 미공군은 오전 11시 20분 현재까지 폭격연습을 하지 못하고 있다.

학생들은 20일 새벽 "바다의 물이 빠진 시간에 갯벌을 통해 농섬으로 진입했다"고 오두희 불평등한 SOFA개정 국민행동 공동집행위원장이 전했다.

학생들은 오전 10시 30분 "농섬에 무사히 도착했다"고 매향리 주민대책위에 알려왔다. SOFA개정 국민행동은 10시 40분경 한미연합사에 이 사실을 알리고 사격훈련 즉각중단을 요구했다.

<긴급속보1:6월 20일 오전 10시 40분> 학생들 농섬 점거

오늘(6월 20일) 아침 10시 30분경 매향리에서 미군사격장 반대투쟁을 하던 학생 4명과 다큐작가 2명 등 6명이 미군폭격연습 대상물인 농섬을 '점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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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hmyNews 대표기자 & 대표이사. 2000년 2월22일 오마이뉴스 창간. 1988년 1월 월간 <말>에서 기자활동 시작. 사단법인 꿈틀리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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