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고시 평일에 치를 것인가?

복지부, 국가고시 평일 실시 적극 검토하겠다

등록 2000.11.17 14:10수정 2000.11.17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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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의사, 치과의사 등 국가고시를 치를 기독교학생들이 국가고시 주일 실시를 강력히 반대하고 나섰다고 한다.

한국누가회는 19일 "한국보건의료인 국가시험원이 내년도 한의사, 치과의사 국가고시를 주일인 1월 14일에 시행하려는 것은 기독교의 종교행사를 방해하는 처사이며 시민의 휴식과 행복추구권을 박탈하는 행위"라는 성명서를 발표하여 국가고시 주일실시에 대해 강력히 비난하였다.

성명서를 통해 "그리스도인의 신앙적 양심에 위배되고 국민의 쉴 권리를 제한하는 한의사, 치과의사 국가고시 주일 실시를 반대한다"면서, "시험날짜가 시험장소로 사용되는 학교가 방학하는 기간이어서 평일에 시험을 치르더라도 장소를 빌리는데 어려움이 없는데다 과거 의사 국가고시가 평일에 치러진 전례가 있다"고 반박했다.

보건복지부는 이러한 국가고시 주일실시 반대를 강력히 요청한 한국누가회에 회신을 보내 "일정상 2001년도 해당 고시의 일요일 시험은 불가피하지만 앞으로 국가시험의 일요일 시행을 적극 지양하겠다"고 답변했다.

더불어 "보건의료인 국가시험은 시험특성상 1월 중순 이전에 시행해야만 합격자 발표 후 전공의 시험 응시나 군의무사관후보생 채용 통보일정을 지킬 수 있다"며, "대중교통 이용이 용이한 시험장 확보, 시험감독관 추천 의뢰 등의 이유로 일요일이 가장 적합하다"고 밝혔다.

또한 보건복지부 최선정 장관은 "앞으로 국가 시험 업무의 개선, 발전과 시험종목의 적절한 일정 조정 등을 통해 국가시험의 일요일 시행을 적극 지양토록 하겠다"고 말해 내년 하반기부터 국가고시의 주일실시 관행이 바뀔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이에 대해 한국누가회측에서는 예전에 비해 성의있는 답변을 보건복지부에서 하였으나, 주일국가고시 실시 여지가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투쟁하겠다고 한다.


누구를 위하여 종을 울릴 것인가?

국시원측에 밝히고 있는 일요일 국가고시 시행 이유는, 대중교통의 이용이 용이하고, 시험장의 확보가 용이하며, 시험감독관의 추천 의뢰 등이 용이하기에 일요일이 가장 적합하다고 밝혔다.


즉, 일요일에 국가고시를 시행함으로써 시험을 준비하고 진행하는 준비기관측 뿐만 아니라 시험을 치르고자 준비하는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된다는 판단아래 일요일에 국가고시를 진행해 왔다.

또한 일요일에 국가고시를 치르는 이유는 그만큼 많은 사람들에게 시험기회를 제공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러나 금번 보건복지부의 판단은 "기독교의 종교행사를 방해하는 처사이며 시민의 휴식과 행복추구권을 박탈하는 행위"라는 기독교계의 자기주관적 판단에 의한 주장에 동조하는 일면이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또한 국가의 행정을 특정종교의 민원에 의해 다수 사람들에게 피해를 끼칠 수 있는 종교편향적 행정이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과연 국가고시를 평일에 치르는 것이 국가고시를 준비하는 이들에게, 그리고 국가고시를 주관하는 사람들에게 이득이 되는 것일까? 과연 일요일에 국가고시를 치르는 것이 기독교의 종교행사를 방해는 처사이며, 시민의 휴식과 행복추구권을 박탈하는 행위일까?

좀더 성숙한 종교인의 모습이 필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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