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냄새? 올리브오일이 있잖아!

약방의 감초...맛있는 음식 '올리브 오일'

등록 2001.01.30 20:53수정 2001.01.31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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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7월부터 1999년 3월까지 이스라엘을 여행하고 키부츠에서 생활한 이야기들을 <샬롬! 이스라엘>을 통해 연재하고 있습니다. - 편집자 주)


혹시 이 기사를 읽고 있는 사람들 중에 입냄새가 심한 사람이 있는지?
그렇다면 이번 기사가 여태까지의 <샬롬! 이스라엘> 기사중에서 가장 반가운 기사가 될 것만 같다.

유태인들은 입안의 깨끗함, 즉 구강청결을 중요하게 생각하였다. 입냄새가 나지 않는 것이 신성하다고 생각한 모양이다. 탈무드를 보면, 유태인들이 구강청결을 얼마나 중요시하게 여겼는지를 알 수 있다. 또한 탈무드에는 입냄새를 없애는 방법이 몇 개 나와 있다.

첫째, 유대인들은 입냄새를 치료하기 위해서 이 사이에 후추를 끼고 다녔다고 한다. 글쎄, 입냄새가 아무리 치료된다고 해도, 입을 벌릴 때마다 보이는 이 사이의 검은 후추는 신림동 순대타운에서 순대를 먹고 난 후에 이 사이에 껴 있는 후추와 계피를 생각나게 한다. 예전에야 이 방법이 통했다고는 하지만, 조금은 혐오스럽다.

둘째, 고대 유대인들은 유향수라고 불리는 것을 껌처럼 씹었다고 한다. 유향수는 현대의 피스타치오와 관련 있는 '피스타치아 렌티스쿠스(Pistacia Lentiscus)'에서 나오는 '수지'라고 한다. 또한, 유향수는 창세기 37장에 요셉을 이집트로 데려간 대상들이 함께 운반해 간 산물 중의 하나로 언급되어 있다. 유향수를 씹으면 침의 분비를 자극해서 입냄새를 약화시킨다고 한다. 하지만, 유향수를 씹는 것은 그리 신성해 보이지 않았는지(하기는, 교회 안에서 껌을 씹는 것이 금지되는 것처럼..), 안식일인 샤바트에는 유향수 씹는 것을 금했다고 한다.

그리고 셋째, 우리가 입안을 가글하는 것처럼 유대인들도 구강세정제를 사용했었는데, 이 구강세정제는 물과 소금, 그리고 올리브오일을 섞어서 만들었다고 한다.


올리브오일..

우리 한국사람들에게는 참기름과 들기름, 옥수수기름, 그리고, 무슨무슨 신문이 자사광고로 선택했던 콩기름 등이 더 익숙하지만, 요즘에는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는 이탈리안 파스타 레스토랑에서 올리브오일로 요리한 스파게티 정도는 흔하게 먹어볼 수 있게 되었다. 꼭 파스타 레스토랑이 아니더라도, 부르주아 분위기의 레스토랑에 가면, 빵과 함께 나오는 것은 버터가 아니라 올리브오일이다.


올리브오일은 유럽이나 미국에서는 우리의 옥수수기름처럼 흔한 기름이지만, 유독 우리나라에서는 비싸게 팔린다. 그 이유는 올리브오일의 원산지가 지중해이기 때문이다. 올리브는 6천년전에 지중해의 사람들이 가장 먼저 먹었다고 한다. 지중해의 따스한 햇살과 온난한 기후 속에서 자라 풍요로운 열매를 맺는 올리브는 자연이 인간에게 내려준 축복의 열매라고도 한다.

올리브나무는 흔히 감람나무라고도 불리는데, 그 올리브로 만들어진 올리브오일은 불을 밝히는 데 사용된 것을 비롯, 약용과 식용으로, 그리고 지금처럼 지중해 국가들의 교역 효자상품으로 중요한 역할을 해 왔다. 또한 몸에 바르는 오일로서, 음식물을 오랜기간 보존하기 위해 자연보존제로 사용되기도 했다.

그러나 올리브오일은 무엇보다도 '맛'을 더하기 위해 많이 쓰인다.
스파게티 국수를 삶는 중간에 올리브오일을 조금 넣으면 국수가 불지 않고 쫄깃쫄깃해지며 부드러워진다. 밀가루반죽을 할 때도 올리브오일을 조금 넣으면 반죽이 부드럽고 고소해진다. 샐러드 드레싱과 스파게티 양념으로도 아주 흔하게 쓰이며, 과자를 만들 때도 쓰인다. 앞서 말한 대로 이탈리안 레스토랑에 가면 테이블에 올리브오일 병과 조그만 그릇이 놓여져 있는데, '빵만 주고 버터나 잼은 왜 안주나'하고 기다리지 말고, 그 그릇에 올리브오일을 조금씩 따라서 빵에 찍어먹으면 된다.

oliveoil
▲ 고대 올리브오일을 만들던 곳
ⓒ 배을선
이스라엘에 머무는 동안, 올리브오일을 구강세정제나 바디오일로 사용하고 있는 사람은 보지 못했다. 모두들 식용으로만 사용했다. 토마토와 오이, 그리고 레몬즙으로 만든 샐러드는 이스라엘에서 가장 흔한 샐러드로 올리브오일이 빠지지 않는다. 두르즈 아랍인들은 자신들이 즐겨먹는 발효된 치즈에 올리브오일을 넣어서 아주 특별하게 먹는다.

운이 참 좋았던 것은 키부츠에 머무는 동안 발룬티어들과 당나귀를 타는 하루여행에 참가할 수 있었고, 고대인들이 올리브오일을 만들었던 곳을 방문할 수 있었다. 올리브오일을 만들었던 고대의 유적지임에도 불구하고 그 곳에는 그 어떤 안내문도 없었다. 그러나 매우 신기했던 점은 그 유적지를 아무도 훼손하지 않고 산 속에 있는 그대로 보존하고 있었던 것이다.

위의 사진을 보면 알 수 있듯이 동그란 구멍이 4개가 뚫려 있고, 그 옆에는 커다란 수로같은 것이 보인다. 한 구멍에 올리브를 잔뜩 넣고 수로를 통해 들어오는 물에 씻겨지면, 올리브는 또 다른 구멍으로 물과 함께 이동이 되고, 사람들이 그 구멍의 올리브를 커다란 막대기로 두들기면 올리브에서 나온 오일이 물에 뜨면서 또 다른 구멍으로 자연스럽게 이동하게 된다. 고대에는 이런 식으로 올리브 오일이 만들어졌다고 한다.

훌륭한 맛에 콜레스테롤까지 없어 건강까지 선사하는 올리브오일. 입냄새로 시작한 올리브오일 이야기는 여기서 끝을 맺어야겠다. 이스라엘의 사막, 뉘엿뉘엿 기어가는 노을 아래로 수수하게 빛나던 연녹색의 열매와 올리브나무가 눈에 어른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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