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신 있는 지역 일꾼이 그립다"

제74회 광양시의회 임시회 참관기

등록 2001.02.27 12:36수정 2001.02.27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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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치시대 의회상은 어떤 것일까. 견제와 균형의 원칙아래 지역의 발전 방향을 공동 모색하고 지역주민의 의사를 적극 시정에 반영하는 것이 아닐까.

그러나 왕왕 느끼는 것이지만 광양시의회가 임시회의를 마치고 폐회할 때면 광양시의회의 모습에 솔직히 실망감이 앞선다. 아직도 선진 의회상을 정립하기에는 멀었다는 생각이다.

광양시의회는 오늘(27일) 오전 11시 제74회 광양시의회 임시회를 마치고 폐회했다. 그러나 이번 회기에서 일부 의원들은 최초 안건을 발의할 때 동의하는 서명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본회의 상정하는 당일 날 이를 번복해 소신에 문제가 있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광양시금고 선정 및 운영에 관한 조례안이 그것이다.

서옥기 의원은 지난 14일 의원 5명 공동 명의로 시금고 조례제정 안을 제출했다. 이는 2000억원에 달하는 시금고 지정을 조례를 제정함으로써 민주적이고, 투명하게 결정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발의를 하게 됐던 것이다.

그러나 시금고 조례제정은 행자부의 투명한 시금고 지정을 권고하는 공문이 시달되는 등 시행에 문제점이 없는 것에도 불구하고 오늘 있은 광양시의회 임시회 표결에서 가결도, 부결도 아닌 '보류'라는 결론이 났다.

이유는 시금고 선정이 지난 해 농협에 계약을 체결해 아직 2년이라는 계약 기간이 아직 남아 있기 때문에 서두를 필요가 없었다는 후문이다.


그러나 서옥기 의원은 임시회 발언에서 "농촌에 지역을 둔 의원들이 조례제정을 긴급성이 없다는 등으로 '보류'라는 결론을 이끌어 낸 것은 법규에도 명시된 금고선정 기준을 미리 알려줘야 하는 것과, 중도해지 사유가 발생될지 아무도 장담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를 보류시키는 것은 논리에 맞지 않다"고 반박했다.

또 광양시 태인동 지역구인 김영훈 의원 또한 "어떻게 된 것이 최초 이 안에 동의한다고 서명을 한 의원들이 자고 나니까 번복을 할 수 있느냐"며 일부 의원들의 자질에 문제가 있음을 고성으로 의회장을 떠나면서 분개했다.


철부지 라는 지역의 한 네티즌도 광양시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인근 순천시도 시금고 지정에 있어 특별 금리로 2억5000여 만원의 지역 발전 기금을 약속 받았다"는 사례를 들며 "시금고 조례 제정은 시민에게 이로운 방향으로 민주적이고 투명해야 한다는 취지의 조례제정을 이를 무시하고 음모적인 시금고 유치 관행을 고집하는 의원들에 대해 시민들은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며 반대하는 의원들의 명단을 알고 싶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기자는 이와 같은 광양시 의회상의 단면을 스케치 하면서 많은 것을 생각케 한다. 몇 안되는 지역의 머슴을 자임하는 의원들이 지난 해 시의회 의장 선거 때 확연히 드러난 편가르기식 행태가 오늘에 이르는 점이 없지는 않는가 하는 점이다.

오늘도 의장의 의사 진행에 문제가 있다는 한 의원의 의사진행 발언으로 임시회가 15분간 정회를 하는 웃지못할 촌극에서도 엿볼 수 있는 대목었기 때문이다.

흔히 우리는 아직도 자치시대 유아기에 불과하다고들 한다. 그러나 의회가 소신없는 의원들로 인해 발의된 안건이 늦어지고 번복이 된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에게 돌아간다는 사실을 간과 해서는 안된다.

시의회가 지금부터라도 바람직한 의회상을 정립하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각자의 행동과 의식을 반성해야 할 것이다.그리고 몇몇 입김에 의해 잘못된 우를 범하지는 않았는지 시민편에서 되돌아 봐야 할 것이다.

광양시의회가 광양시민의 박수를 받을 수 있는 길은 소신 있는 의원이 많아져 새롭게 태어나는 길임을 명심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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