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여성노동자는 '괴롭다'

대구 여성노동단체 '비정규직 철폐 거리캠페인'

등록 2001.04.26 23:01수정 2001.04.27 18:09
0
원고료로 응원
26일 오후 4시 대구백화점 앞 광장에서는 지역 여성·노동단체가 주최하는 <비정규직 여성노동자 권리찾기 캠페인>이 열렸다.

이날 캠페인에는 대구노동사목, 대구여성단체연합, 장애인여성노동자연대 등 각 단체 소속회원 30여명이 참석, 약식 집회를 갖고 김대중 대통령에게 비정규직 철폐와 정규직 고용을 요구하는 항의서한 보내기 운동을 벌이는 등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들의 문제를 공론화 하기 위한 활동을 벌였다.

특히 이날 집회에서는 최근 정치권에서 모성보호법에 대한 2년 유예 결정으로 여성노동자들이 처한 현실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대구여성회 김은희 회장은 "여성들의 대부분이 비정규직화 되면서 여성들이 노동현장에서 떠날 수밖에 없게 되고 있다"면서 "특히 모성보호법이 2년 동안 유예가 됨으로써 비정규직 문제와 함께 출산, 육아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여성들은 더욱더 노동현장에서 멀어질 수밖에 없게 됐다"고 주장했다.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들에 대한 피해 사례 발표자로 나온 한국통신 비정규직(계약직) 여성노동자 김아무개(23)씨는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로 한순간에 파견근무를 해야 하는 용역업체 노동자로 전락해 버렸다고 주장했다.

"한국통신에서 콜 센터 업무(민원접수)를 일 년 동안 봐왔지만 작년 말에 회사 쪽에서 계약직으로 일해오던 우리를 도급 용역업체로 옮기게 했습니다. 이제는 아르바이트를 하는 것처럼 언제 잘릴지 모르는 불안감 속에서 사는 거죠"

한국통신 비정규직(계약직) 노동자들이 최근 겪어야 했던 어려움은 왜곡되고 있는 한국노동시장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실례가 되고 있다.

"동일한 사업장에서, 동일한 일을 하더라도 정규직과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임금차이는 크게는 두 배 정도까지 차이가 나고 있다" 전국여성노동조합 대구지부 추진위원회(여성노조 추진위) 배현주 간사의 말이다. 그는 또 "노동시장 유연화 라는 명분 하에 이루어지고 있는 정규직의 비정규직화는 노동자내의 차별현상을 불러오게 된다"고 지적했다.

비정규직에 대해선 여성들의 관심이 무척 높다
여성노동자 중 70%를 상회하는 비정규직 비율


현재 여성단체에서 주장하고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 비율은 남성 노동자의 경우 50%에 이르고, 특히 여성노동자 중 비정규직은 70%를 넘어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는 99년에 50%이던 것을 감안한다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 여성단체의 주장.

최근 여성노조 추진위에서 대구지역 대학 내 민간위탁 식당업체 20여 개, 1000여 명의 여성노동자들을 조사한 과정에서도 실제 용역업체에 비정규직 노동자로 고용돼 사업주로부터 해고와 폭언 등에 대한 위협을 당하는 사례들이 접수되고 있어 지역에서도 그 심각성이 확인되고 있다.


이외에도 학습지 교사와 보험설계사 등 여성노동자의 경우엔 근로기준법으로 노동자로 분류되지도 않아 권리에 대한 보장이 일체 이루어지고 있지 못해 산업재해로 인한 피해에 대한 보상이 전혀없다는 지적도 있다.

여성노조 배현주 간사는 "실제로 업체 상사로부터 지시를 받고 실질적으로 임금을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고용당시에 개별적으로 사업자등록증을 내게 하는 수법으로 특수고용형태를 유지하게 함으로써 사업주가 고용인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는데 이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대구경북 오마이뉴스(dg.ohmynews.com)


AD

AD

AD

인기기사

  1. 1 콩나물밥 이렇게 먹으면 정말 맛있습니다 콩나물밥 이렇게 먹으면 정말 맛있습니다
  2. 2 유인촌의 문체부, 청소년은 건드리지 말았어야 했다 유인촌의 문체부, 청소년은 건드리지 말았어야 했다
  3. 3 "손님 이렇게 없을 줄은 몰랐다"는 사장, 그럼에도 17년차 "손님 이렇게 없을 줄은 몰랐다"는 사장, 그럼에도 17년차
  4. 4 한강 노벨문학상 수상에 '조선일보' 왜 이럴까 한강 노벨문학상 수상에 '조선일보' 왜 이럴까
  5. 5 윤 대통령 측근에 이런 사람이... 대한민국의 불행입니다 윤 대통령 측근에 이런 사람이... 대한민국의 불행입니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