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 간척사업 경제성 전혀 없다

농촌의 묵은 밭 다시 갈면 충분해

등록 2001.05.08 21:02수정 2001.05.09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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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 간척사업은 농업용지를 확보한다는 경제성은 전혀 없다. 지금 새만금 간척 사업이 타당하다는 근거로 경제성운운 하고 있다. 수질관리를 잘 할 수 있다는 것도 애초에 바다를 메우는 목적, 경제성이 맞아야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런데 이 것이 바다를 막아서 농업 용지를 만드는 것이라면 전혀 근거 없는 소리다. 간석지 평야에 밭을 만들지는 않을 테고 논을 만들어서 벼농사를 지을 것이다. 그런데 농촌 현실은 땅이 없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없어서 묵은 땅이 엄청나게 많다.

우리 동네 만해도 마을 어귀에서 부터 보이는 묵은 땅은 마을 위쪽으로 올라 갈수록 많아진다. 눈 짐작으로만 해도 경작 가능한 땅의 20 % 정도는 묵은 밭이다.

농촌에 젊은 사람들은 없고 나이 드신 분들만 계시니 땅을 갈아서 농사지을 여력이 없는 것이다. 그나마 젊은 사람들은 밭을 묵히느니 복숭아, 사과 같은 과일나무라도 심어서 과수원을 만들기도 하지만 과수원농사도 손이 많이 가는 지라 보통은 손을 못 대고 그대로 둔다.

그리고 자세히 보면 그 밭중 상당수가 전에 벼농사를 지었을 듯한 모습이다. 밭에는 없고 논에만 있는 물고랑이 보인다. 문제는 농사지어서 수익이 맞지 않으니까 젊은 사람이 떠나는 것이다. 밭농사든 벼농사든 수익이 안맞으니 그런 일이 생기는 것이다.

경북 영덕군 영덕읍에서 34번 국도를 타고 지품면으로 오다보면 장장 8 km에 걸쳐 길 양쪽으로 복숭아 과수원을 볼 수 있다. 복숭아 철에는 과수원 마다 천막을 치고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바로 판다. 작년에는 적게 잡아도 70 집이 넘었다.

그런데 이 과수원 사이에 논이 조금 있다. 그런데 자세히 보면 농업 용수가 제법 흐름직한 실한 도랑도 있다. 원래는 논이 있었던 자리다. 지난해 복숭아 철이 끝나고 올 봄까지 사이에 새로 논 두 필지가 복숭아 묘목을 심은 과수원으로 변했다. 벼농사보다 복숭아농사가 나으니까 생산 품목을 바꾼 것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이 되는 쪽으로 생산 품목을 옮기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정말로 새만금 갯벌을 파괴해서 농업용지를 만들고 싶으면 그 보다 먼저 해야 할 일이 있다. 농산물이 제 값을 받게 하면 된다. 농사짓는 것이 도시에서 사는 것 보다 돈이 된다면 다시 농촌으로 돌아올 사람도 많아질 것이고 묵은 밭도 다시 일구어 무슨 품목이든 농산품을 심을 것이다.

실제로 묵은 밭을 다시 가는 것은 아주 쉬운 일이다. 4월 말 까지는 잡초 키가 그리 크지 않으니 바로 트랙터나 경운기를 이용해서 로타리 한 번 치면 다른 밭처럼 바로 씨뿌릴 수 있게 된다.


5월 쯤 되면 키가 큰 잡초를 한 번 베어 내고 로타리 치면 된다. 내 말이 맞는지 아닌지는 가까운 농촌의 아무 마을이라도 가서 눈여겨 보면 될 것이고 그럴 시간이 없으면 농촌 사는 아는 사람 아무에게라도 전화해서 동네에 노는 땅이 있는가 물어보면 될 것이다.

새만금 사업은 농업용지를 확보한다는 경제성은 전혀 없다.
다만 낙후된 전북지역 경제에 떨어질 막대한 공사비용과 사회간접시설을 만든다는 면은 생각해 볼 수 있겠으나 그 것은 다른 방도로 알아보아야 할 일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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