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저씨가 재수 없어서 걸린 거예요"

안산시 민원공무원의 한심한 대답

등록 2001.05.25 16:38수정 2001.05.25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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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 출근을 하려고 제 자동차 앞에 서는 순간 빨간 제목의 쪽지가 와이퍼에 끼워져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주정차 위반'... 맞습니다. 주차 위반 스티커였습니다. 오늘의 일은 이렇게 시작 되었습니다.


저는 경기도 안산시 소재의 아파트에 거주하는 사람입니다. 어디나 마찬가지겠지만 아파트건 단독 주택이건 주차문제가 상당한 스트레스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정확히 오늘 새벽... 야근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니 역시나 주차장은 만원이었습니다. 그래서 할 수 없이 단지 앞 이면도로에 차를 세웠습니다. 어디나 비슷하지만 단지 앞 이면도로는 밤에는 아파트 주민들이 주차를 하곤 합니다.

저 역시 별 생각없이 그 곳에 차를 세워두고 집에 들어갔었습니다. 그런데, 결국 불법주차 단속 스티커를 받고 말았습니다. 물론, 이면도로라도 불법주차를 한 것은 인정합니다.

그런데 이 도로는 지난 몇 년간 아파트 단지 내의 도로이기에 주민들의 불법주차(?)가 계속되어 온 지역이며 언젠가 단지 옆 교회의 차량들이 너무나 무질서하기에 단지에서 시에 민원을 넣었을 때, 이면도로이며 함께 사는 사회이니 시에서도 어느 정도 주차를 인정하는 지역이라는 답변을 받은 기억이 납니다.

그런 도로에서 주차위반 스티커를 발부받았다는 사실에 조금은 야속 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안산시 교통민원 봉사실이란 곳에 전화를 했습니다. 이유는 제 차량말고도 상당히 많은 차량이 줄지어 주차되어 있는데 솔직히 유독 제 차에만 스티커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전화를 한 저는 "생전 단속 않다가 새삼 단속한 이유는 뭔가?" "왜 다른 차는 스티커가 없는가?" "평소 인정하던 관례도 있고 내 차량이 차량 통행이나 보행자에 방해를 주는 위치도 아닌데 야박한 것 아닌가" 등등을 물었습니다.

아, 그런데 해당 민원실의 담당자라고 한 분은 제게 생각 밖의 답변을 주었습니다. 그 분은 "아저씨가 재수 없는 거예요... 우리 단속할 때 없으면 안 걸리잖아요..." "우리가 온종일 단속을 할 수 없으며 항시 위반 차량을 다 단속하려면 우리가 5천명이라도 어쩔 수 없어요" "아저씨가 몇 명이나 필요한지 알아요?"라고 말했습니다.


결론적으로 주차단속이 없을 때 위반을 하든 말든 중요치 않으며 당신이 재수없는 사람이다, 뭐 대충 이런 답변이더군요.

저는 솔직히 주차단속 집중 기간이라든가 오늘 새삼 단속을 한 이유를 듣고 싶었고, 또한 저희 동네의 이런 사정을 알려 주고 싶어서였는데, 담당 공무원의 이런 답변을 듣고 나니 불쾌하였습니다.

그래서 전 당신 답변이 좀 불쾌하니 문제 있다고 이의를 제기하니까 화를 내더군요. 무척 귀찮다는 듯이...

그래서 전 민원을 제기하겠다고 했습니다. 그 분은 맘대로 하라면서 전화를 끊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다시 안산시장실에 전화를 걸어 이런 경우에 대한 시정을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그곳 역시 '주차민원'의 경우 민원인의 억지가 많으니 '정식으로 민원을 제기'하라고 답변하더군요.

주차단속으로 거둬들이는 수입이 지자체에는 적지 않은 수입원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주차 단속의 목적은 교통 원활과 주민 편익을 위한 것으로 저는 알고 있는데, 지자체의 일관성 없는 단속 방법과 무성의한 답변에 분노를 느낍니다.

물론 제가 불법주차를 한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위와 같은 무성의한 답변을 하려면 무슨 연유로 교통민원실이며, 이의신청이란 것을 만들었는지 궁금합니다.

안산시를 포함한 지자체의 무원칙하고 주민생활을 무시한 행정태도는 개선돼야 한다고 봅니다.

이제 정식 고지서가 날아오는 날만 기다려야겠어요. 4만원... 지역발전을 위한 성금이라 생각하며 기쁘게 납부하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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