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국 앞 13시간 동안 계속되는 대치

한통노조 "114 안내 분사 부당성 홍보 가로막아"

등록 2001.05.25 19:37수정 2001.05.28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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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 안내요원들에 대한 분사 방침에 반발해 대구 북대구전화국 진입을 시도하려는 한국통신 정규직 및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청사 출입을 막아선 경찰과 13시간이 넘게 대치하고 있다.

25일 오전 6시, 북대구전화국(대구 북구 고성동 소재) 앞에는 한국통신 정규직, 비정규직 노동자들 100여명이 모였다. 이들은 한국통신이 구조조정 차원에서 진행하고 있는 114 안내 사업 분사가 노사 양측의 합의 없이 강제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면서 이에 대한 홍보 차원에서 대구번호안내국이 있는 북대구전화국을 방문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북대구전화국은 경찰병력 동원을 요구했고, 100여명의 노동자들과의 대치 상태는 시작됐다. 그리고 오후 7시 현재까지 경찰과 노동자들간 가벼운 몸싸움이 되풀이되고 대치상태가 계속되고 있다.

한국통신 노동조합 대구경북본부(정규직) 김치수 사무국장에 따르면 "북대구전화국 안에 있는 114 안내요원과 직원들에게 부당한 분사 방침을 홍보하기 위해 전화국을 방문하게 됐다"면서 "하지만 북대구전화국 직원들의 출입까지 가로막으면서 회사 출입을 방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김국장은 "오늘 대구와 함께 번호안내국을 방문하기로 했던 부산, 광주 등 타 지역에서는 전화국 출입이 허용되고 불상사 없이 마무리 됐는데도 유독 대구에서 경찰을 동원해 지금까지 마찰이 계속되고 있다"면서 전화국 쪽의 태도를 비난했다.

대치가 장기화 될 조짐을 보이자 서울, 부산 등지에서 시위를 마친 노동자들이 대구로 집결하고 있어 불상사가 발생할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또 노조는 안내국장을 비롯한 북대구전화국 관계자들이 공식적인 사과를 할 때까지 천막농성을 진행하는 등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한편, 한국통신은 구조조정 차원에서 지난해 계약직 노동자들 3천여 명을 재계약 없이 해고, 도급화 시켰고, 최근에는 114안내 사업을 분사시킬 방침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를 위해 한국통신은 지난 3일 공식적인 분사 발표를 하고 안내업무를 전담하는 KIS를 설립, 26일까지 기존 114 안내요원들에게 '전직 동의서'를 받고 있다.

하지만 한국통신 정규직 및 비정규직 노동조합은 이러한 회사 쪽의 입장에 대해 ▲처우 보장이 없고 ▲분사 후 114 안내요금의 인상 ▲개인정보의 유출 ▲서비스 질 저하로 인한 이용자들의 불편 등을 이유로 분사 방침을 반대하고 있다.


114 안내요원 임정숙(서울번호안내국) 씨는 "최근 전직동의서를 회사 쪽에서 받으면서 노조와는 충분한 협의도 하지 않고 개별적으로 직원들에게 통보한 후 강제적으로 동의서를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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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 오마이뉴스(dg.oh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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