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인의 <뉴스브리핑> '학교폭력'이 앗아간 소녀의 꿈

등록 2001.05.29 08:55수정 2001.05.29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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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 안정대책, 조삼모사?

정부는 올해 건강보험료를 올리지 않고, 내년부터 보험급여 증가에 따라 인상할 방침입니다. 또 지역의보의 재정안정을 위해 국고지원을 50%까지 확대하고 나머지 적자분은 급여 지출 절감과 금융기관 차입 등으로 메울 계획입니다.

이러한 내용을 담은 건강보험 재정안정 종합대책은 당정 협의와 관련부처간 조율을 거쳐 31일 확정될 예정입니다.

감사원, 복지부 간부 7명 중징계 요구

감사원은 28일 감사위원회를 열어 건강보험 안정대책 수립과 의약분업 준비 등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 보건복지부 이경호 차관에 대해 인사자료를 통보했습니다.

또 박기동(보험급여과) 사무관은 의약분업 시행 관련 자료의 유출 혐의로 파면하고 송재성 보건정책국장의 해임을 요구했고 전병율 보험급여과장 등 복지부 간부 3명과 건강보험공단 장기근 총무관리실장 등 4명에 대해서는 문책을 요구했습니다.

한편 차흥봉 전 장관에 대해서는 장관직에서 물러난 상태여서 더 이상 책임을 물을 수 없고 '범죄'로 볼 수 있는 행위를 발견할 수 없어 검찰에 고발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당연히 보건복지부 직원들이 반발하고 나섰는데요. "의약분업은 이미 10년 전에 시행이 예고돼 있었고 실무자들은 정책방향에 따라 일을 했을 뿐인데 그들을 희생양으로 삼았다"는 항변입니다.

올해는 안 올리고 내년에 올리겠다는 건 '조삼모사'를 연상시킵니다. 물론 현실에서 '조삼모사'는 효과가 있습니다. 내년 일은 내년에 보자는 생각이 일반적이고, 또 현실적이니까요.


어쨌든 일단 급한 불을 끄고 보자는 보건복지부 장관의 뜻을 읽을 수 있습니다. 의약분업 파동과 관련해서 중징계한다는 것도 그런 차원에서 이해할 수 있겠죠. 정부의 실책을 인정하라는 것이야말로 의사들이 가장 강력하게 요구했던 사항이거든요.


경기부양용 세법 개정안 발표

그동안 몇 차례에 걸쳐 세제 개편에 대해 말씀드렸는데요. 어제 세제발전심의위원회가 올해 세제개편계획과 중장기 세제운용방향을 발표했습니다.

재경부 이용섭 세제실장은 "중산-서민층에 대해 소득공제-세액공제 확대 등 세부담을 줄여주는 방안을 강구 중이며 한시적으로 운용되고 있는 구조조정 지원 세제를 상시적 지원세제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다시 한번 요약하면 비과세-세금감면 저축과 유가증권 양도차익 및 부가급여에 대한 비과세를 축소하고 현행 부부합산 4000만원인 금융소득 종합과세 기준을 하향 조정하기로 했습니다. 세원을 확대하겠다는 얘기죠.

아울러 어제 말씀드린대로 모든 소득에 과세하는 포괄주의 과세제도로 전환하고 교통세를 내년부터 특별소비세로 전환하는 등 목적세를 단계적으로 없앨 방침입니다.

이런 내용은 지난 주에 열린 여야정 정책포럼에서 합의한 것들입니다. 이번 세법개정의 특징은 기업의 설비투자와 부동산투자에 활기를 불어넣고 부동산 매각을 통한 기업구조조정을 촉진하기 위해 '세금'이라는 유인을 강화한 데서 찾을 수 있습니다.

신축주택 취득에 대한 양도소득세 면제, 기업구조조정과 관련된 부동산투자회사에 대한 특별 부가세 감면, 부동산투자회사에 출자한 주식의 양도차익에 대한 비과세, 적자가 발생한 중소기업에 대한 법인세 반환 등이 그런 특징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겉으로는 경제에 문제가 없다고 하면서도 이런 세법 개정을 한다는 것은 정부가 몸이 달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이런 정책이 과연 기대한대로 경기를 활성화할 것인지도 의문이고 단지 인플레이션을 일으켜서 현재의 빈부격차을 더욱 더 심화시키지 않을까 걱정됩니다. 원문을 본 뒤에 본격적인 논평을 하겠습니다.


정동영 최고, "당쇄신 지지"

민주당의 지도부와 소장파 사이의 갈등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정동영최고위원은 28일 확대간부회의 도중 퇴장해서 별도의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이날 회의에서 안동선 최고위원은 "당의 분열이 정책이나 인사실패보다 더 큰 문제"라고 말하고 정균환 특보단장은 초재선의원들의 성명발표를 분열사태로 규정했습니다.

정최고위원은 이날 오후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초재선 의원들의 충정은 국민이 바라는 쇄신을 하자는 것으로 최고위원이 아니었다면 같이 서명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술관 소화용 가스 누출, 40여명 질식

28일 오후 5시경 서울 종로구 사간동 금호미술관 2층 전시실에서 소화용 이산화탄소 가스가 누출돼 유치원생과 학부모 등 40여명이 질식해서 쓰러졌습니다.

사고가 나자 119구조대와 경찰 150명이 긴급출동해서 10여분 만에 피해자들을 인근 한국병원과 강북 삼성병원으로 옮겼습니다. 경찰은 "누군가가 2층에 있던 화재방지용 이산화탄소 가스방출 버튼을 누른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독극물 미군, 재판 불응 통보

주한미군이 한강 독극물 방류사건으로 약식기소된 미8군 용산기지 영안실 부소장 맥팔랜드에 대한 정식재판 회부에 반발, 재판에 불응하겠다고 우리 정부에 통보했습니다.

이 얘기 전해드렸죠? 현행 소파협정에 따르면 군 장성이 발행하는 '공무집행증'을 제출할 경우 재판관할권을 미군에 넘겨주게 되어 있습니다.

'학교폭력'이 앗아간 소녀의 꿈

서울 강북구 수유동 국립재활원 509호실에 입원해 있는 조유리 양의 꿈은 어디에 갔을까요, 또 누가 빼앗은 걸까요?

조양이 받고 있는 치료는 말하기, 앉기, 화장실 가기 등 극히 초보적인 재활훈련입니다. 하지만 유리양에게는 이 훈련조차 힘들어서 흐느끼기 일쑤입니다.

유리양은 지난해 6월 5일 오후 학교 부근에서 금품요구를 거절했다는 이유로 13-4세의 소녀 4명에게 집단폭행을 당했습니다. 유리양이 발견됐을 때는 뇌를 심하게 다쳐 기억력을 잃었고 왼쪽 눈은 실명됐으며 오른쪽 팔다리를 쓰지 못하는 상태였습니다.

유리양의 가족을 더 몸서리치게 하는 것은 가해자 쪽에서 연락을 끊어버렸다는 사실입니다. 이들은 사건 직후에 450만원의 치료비를 내곤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유리 양의 부모는 그 학생들도 학교폭력의 희생양이라고 이해하면서도 3천만원이 넘는 치료비에 파탄난 가정이 안타깝습니다.

경향신문의 보도입니다.

"소녀의 꿈 앗아간 잔인한 학교폭력"(경향신문)

또 한명의 "제2의 성덕 바우만'

며칠 전에 '제2의 성덕 바우만'으로 피터신군의 얘기를 소개해 드렸는데요. 또 한명, "제2의 성덕 바우만", 아니 "제3의 성덕 바우만"이 있다고 동아일보가 전합니다.

또 급성 백혈병에 시달리는 한국계 어린이의 이름은 에밀리입니다. 현재 에밀리양은 백혈병이 재발해 두달 내에 골수 이식을 받지 않으면 목숨이 위태로운 상태입니다.

에밀리양이 다니는 학교 학부모들과 교민사회는 골수 기증자와 수술비를 마련하기 위해 인터넷 사이트(www.emilykim.8m.com)를 개설했습니다. 특히 백혈병은 항원형이 같은 골수를 찾아야 하기 때문에 가족들은 고국의 도움에 희망을 걸고 있습니다.

"깜찍한 아이, 에밀리를 살리자"(동아일보)

실내 선탠도 피부암 유발

자외선 전구로 피부를 태우는 실내 선탠도 피부암을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습니다. 미국 존스홉킨스 대학의 엘리자베스 휘트모아 교수는 미국 피부학회지에 게재한 논문에서 자외선에 지속적으로 노출될 경우 2주일 만에 암으로 발전할 수 있는 변화가 피부에 생겼다고 밝혔습니다.

오늘의 기획기사

중앙일보에 경제이념을 둘러싼 논쟁이 실렸군요. 서헌제 경실련 바른기업시민운동본부장, 이찬근 인천대 교수, 김정호 자유기업원 부원장, 민경국 강원대 경제학과 교수가 참여하고 있습니다.

지금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념 논쟁은 다소 황당한데요. 관심있는 분들은 읽어보시기 바랍니다(인터넷에는 올라와 있지 않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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